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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부동산 미리보기]③전세시장 얼마나 뜨거워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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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전국 집값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탓에 주택 구입 수요는 전세시장으로 옮겨 왔다. 이런 가운데 작년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보이는 전셋값은 올해도 상당히 오를 전망이다. 특히 신규 공급 물량은 전년보다 줄어 전세시장의 수급불균형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과 지방의 전셋값 편차도 커질 전망이다. 전국적으로 보면 입주물량 차이가 크지 않은 반면, 서울의 입주 물량은 절반 이하로 확 줄었기 때문이다. 

전셋값 상승은 상반기에 가파르다가 하반기 들어서며 완만해질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주요 변수는 시장 ‘금리’다. 미국의 금리 인하 움직임에 따른 국내 기준금리 인하가 하반기로 점쳐지고 있다. 


전세시장 불안 지속…상승폭 ‘상고하저’

작년말 주택산업연구원은 올해 전국 전셋값이 2.7%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5.0%, 서울 4.0%, 지방은 0.7%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도 올해 대출 문턱이 높아져 매매 가격은 2% 하락하는 반면 전세가격은 2%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집값 하락에 따른 매매거래 감소와 전세사기 여파에 따른 매매 수요가 아파트 전세로 이동한 반면 아파트 입주 물량은 전년 대비 줄어들 전망이기 때문이다. 

김덕례 주산연 선임연구위원은 ‘2024 주택시장전망’ 보고서에서 “주택 수요는 증가한 반면 아파트, 비아파트 공급물량은 감소해 공급부족 현상이 지속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대구 등 지방 일부는 공급과잉이 나타났지만 서울의 공급부족 현상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주택공급의 단계별 척도인 인허가, 착공, 분양, 준공 등은 지난해 모두 큰폭으로 감소했다. 국토교통부와 통계누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누적기준 주택 인허가 가구수는 27만4000가구, 아파트 분양은 15만8000가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6.0%, 44.7% 감소한 규모다. 

착공과 준공 규모도 줄었다. 같은 기간 착공 규모는 14만2000가구, 준공은 27만1000가구로 전년대비 각각 57.2%, 18.5% 줄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물량은 약 37만가구로 전년 대비 3만4000가구 늘어 전세가격 하락요인으로 작용했다”면서 “하지만 올해는 서울 입주 예정 물량이 1만1000가구로 과거 평균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해 전세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짚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신축 아파트 전세 공급 하나가 줄면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이른바 ‘승수효과’로 5가구에 수급문제가 불거진다”면서 “공급이 10가구 줄어들면 50가구에 영향을 미치는 셈으로 공급물량 감소가 전세 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보이는 숫자보다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세가격은 올해 상반기까지 가파르게 오르다 하반기 들어서야 상승곡선이 완만해질 전망이다. 윤 전문위원은 “올해 전세시장은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면서 “지난해 역전세 논란이 일만큼 하락했던 전세가는 빠르게 회복하고 있고 상반기 크게 오르다 하반기 들어야 상승폭이 줄어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서울-지방간 전셋값 차이 더 커진다 

주간 아파트 전세가 변동률/그래픽=비즈워치

서울과 지방 간 전셋값 격차는 더 커질 전망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작년 12월25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률은 23주 연속 오름세를 유지 중이다. 특히 서울은 전주 대비 상승폭은 줄었으나(0.11%→0.08%) 전국(0.03%)과 비교하면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지방은 2주 연속 보합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체적으로 전셋값은 오를 전망이지만 지역에 따라 차이를 보일 것”이라며 “경기·인천은 작년이랑 큰 차이가 없고 지방은 오히려 늘어난 곳도 있어 보합이나 떨어지는 곳도 있을 수 있는데, 서울은 입주물량이 3만가구에서 1만가구로 급감해 전세시장 가격 상승의 도화선이 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2024년 지역별 입주물량 추이/그래픽=비즈워치

직방은 올해 전국 입주 예정 물량(임대단지·연립 제외, 30가구 이상 아파트 기준)을 30만6361가구로 예상했다. 지난해(32만1252가구) 대비 4.6% 감소한 수치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전년 대비 59.5% 큰 폭으로 줄고, 수도권도 17.9%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반면 지방은 10.7% 증가할 전망이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전체 입주 물량의 4%에 그치는 수준이다. 

서울은 이미 엉켜있는 수급여건도 심각하다. 주산연이 발표한 지난해 전국 수급지수(100 기준 하회시 공급부족, 상회시 수요부족)는 85.4로 누적 수요대비 공급이 15% 가량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서울은 수급지수 61.5로 같은 기간 대구(105.2) 등과 비교해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수급지수는 2018년 111.8로 공급과잉 정점을 찍은 이후 지속 하락하다 5년만에 최저점을 찍었다. 

2024년 월별 반기별 입주물량/그래픽=비즈워치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은 “전세사기 여파로 아파트로 전세 수요가 몰리고 있고 전세대출 이자가 안정되면서 월세 수요도 전세로 돌아오며 전세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전셋값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것은 입주물량인데 서울 물량이 가장 적고, 지방은 많은 만큼 지역별로 편차는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전세가격이 폭발적으로 오르진 않을 것으로 봤다. 심 소장은 “올해 전세가격은 꾸준히 오를 것이지만 재계약 시기가 돌아오는 2년전 전세 계약금이 이미 높은 수준이어서 폭발적 상승세를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금리하락 시기, 하락폭이 전세시장 갈라

하반기 전세, 매매 시장의 변곡점은 ‘금리’가 좌우할 전망이다. 언제, 얼마만큼 하락하는지에 따라 부동산 시장이 갈릴 것이란 분석이다. 

윤수민 전문위원은 “올해 하반기에는 (금리인하 영향으로) 전세계약 갱신과 매매 사이에서 고민하는 수요자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며 “결국 해당 시기에 금리 수준이 어떤지가 가장 중요한데 금리가 떨어진다면 매매로 눈을 돌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함영진 랩장은 “하반기 금리가 떨어지면 일부 매매 수요가 생길 수 있다”면서 “다만 올해 경제성장률이 2%로 나아진다고 해도 극적인 숫자는 아닌데다 신생아 특례를 제외하면 2월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이 예고돼 있어 매매 수요 증가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실질적인 금리인하 시기와 수준을 신중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이 금리 인하를 공식화하고 올해 2분기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4%대로 낮출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한국은행이 ‘신중론’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앞서 “물가 상승세 안정과 가계부채 증가 조절 등을 위해서는 현재와 같은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면서 기준금리 인하 논의에 대해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비즈워치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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