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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레파’ 이을 잠실 재건축, 언제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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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잠실주공 1~4단지는 2006~2008년에 엘스, 리센츠, 트리지움, 레이크팰리스로 각각 재건축됐다. 잠실 ‘대장 아파트’로 자리매김한 지 15년이 넘었다. 이런 가운데 잠실주공 5단지와 장미1·2·3차 등 노후 단지들도 재건축 본궤도에 올라 눈길을 끈다.

이에 앞서서는 잠실진주를 재건축하는 ‘잠실래미안아이파크’와 미성·크로바 재건축 단지인 ‘잠실르엘’이 올해 분양 예정 단지로 거론된다. 다만 금리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공사비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공사 진행에 차질을 빚거나 분양가 산정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어서 또 해를 넘길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서울 송파 잠실 주요단지 위치도 /그래픽=비즈워치

1~4단지 새옷 입었는데…5단지 재건축은

잠실주공5단지는 1977년 송파구 잠실동에 들어선 15층, 30개동, 3930가구의 아파트다. 올해로 입주 46년 차다. 29년 전인 1996년부터 재건축을 추진해 왔지만 5층 이내 저층이었던 1~4단지와는 사업성이 달라 정비가 늦었다. 2013년말 조합설립인가를 받았지만 대표적 강남 중층 재건축 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함께 사업은 답보 상태였다. ▷관련기사: [포스트]잠실 50층, 은마는 웁니다(2017년 9월8일)

그러나 지난 2022년 서울시 재건축 심의를 통과하면서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5월엔 최고 층수를 70층으로 상향하는 내용의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자문방식을 신청했다. 조합원이 제안한 정비계획을 서울시 자문위원이 검토하고 협의해 정비계획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송파구에 따르면 이 단지는 최고 70층, 41개동, 6303가구로 탈바꿈한다.

작년 9월엔 조합원 3분의 2 이상 동의 요건을 가까스로 충족했다. 하지만 일부 조합원들이 신통기획에 반대하면서 내분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조합이 공식 운영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널 가입자가 약 2200명인데 비대위 격인 ‘잠5 Vision(비전) 50’ 측 가입자도 1350명가량 된다. 조합 관계자는 이런 갈등에 대해 “답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합은 2000년 삼성물산과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을 시공자로 선정했었는데 신통기획이라는 새로운 판을 짜면서 원점으로 돌렸다. 이 중 한 건설사 관계자는 “사업허가가 나지 않으면서 컨소시엄은 해체됐다”며 “정비계획 변경안에 따라 조합설립인가 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향후 시공자 입찰조건을 검토한 뒤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어떤 형태로 개발할지 큰 그림은 그렸지만 공공기여, 공사비용 등 세부적인 조율 과정이 남았다”며 “입지가 좋은 대단지지만 이해관계도 복잡하고, 자산가치를 높게 평가받으려는 조합원들의 욕구가 강해 기대만큼 속도가 나진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잠실5단지아파트 및 장미 1·2·3차 아파트 재건축 조감도 /자료=조합 홈페이지

속도내는 장미…이르면 하반기 시공사 선정?

장미1·2·3차는 1979년 송파구 신천동 일대에 세워진 14층, 33개동, 3402가구의 아파트다. 이 단지 역시 45년 된 노후 아파트다. 2020년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재건축을 통해 약 5200가구 대규모 단지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이 단지도 신통기획 정비계획 변경을 추진해 일부 동을 3종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하고 높은 용적률을 받고자 한다. 장미1·2·3차 재건축사업 정비업체 관계자는 “3월에 가이드라인이 확정되면 이에 따라 정비계획을 수립하는 데 4~5개월 소요될 것으로 본다”며 “시공사 선정은 빠르면 올해 하반기, 아니면 내년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조합은 지난해말 설계단계 건설사업관리(설계CM) 선정 공고를 내며 사업 추진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2~3위 수준인 삼우CM과 무영CM이 응찰했으며 오는 16일 예정된 대의원회에서 설계CM이 최종 선정된다. 정비업체 관계자는 “설계 검토를 위해 CM을 뽑기로 했다”며 “입찰금액은 20억원 안팎”이라고 설명했다.

송승현 대표는 “저층 재건축과 달리 중층 이상 재건축은 분담금이나 설계변경 이슈가 더 중대하다”며 “CM이라는 전문인력이 투입되면 설계 방향이 옳은지 판단하고 검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사비 증액 이슈로 사업이 지연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초기에 돈이 좀 더 들더라도 CM을 도입하자는 움직임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지금까지는 대형 사업장 위주로 이뤄졌는데 향후 시장 전반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잠실미성·크로바 및 잠실진주아파트 재건축 조감도 /자료=조합 홈페이지

잠실진주·미성크로바 “올해는 분양한다”

이들 두 단지보다 앞서 출발한 잠실래미안아이파크(잠실진주 재건축)와 잠실르엘(미성·크로바 재건축)이 언제 분양할지도 ‘뜨거운 감자’다. 작년에 미뤄진 분양이 올해는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잠실래미안아이파크(잠실진주 재건축)는 송파구 신천동에 최고 35층, 23개동, 2678가구(일반분양 578가구)로 들어선다. 하지만 2021년 착공 후 공사 중 문화재 발굴 등이 사업에 차질요인이 됐다.

공사는 재개됐지만 시공을 맡은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총공사비를 7947억원에서 1조4492억원으로 82%가량 인상할 것을 조합에 요구한 상태다. 그러나 지난해말 열린 총회에서 이 안건은 부결됐다.

시공사 관계자는 “문화재 발굴로 인해 불가피하게 공사 일시중단이 발생했고 물가상승 등으로 공사비 증액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총회에서 공사비를 최종 확정하는 게 아니라, 한국부동산원에 공사비 검증을 맡기기 위한 금액 제시였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사비를 조정해서 다시 총회를 열어야 하는데 날짜는 미정”이라며 “일반분양은 빨라야 올해 상반기, 준공은 내년 11월 이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잠실르엘(미성·크로바 재건축)은 최고 35층, 13개동, 1865가구로 예정됐다. 2017년 시공사로 선정된 롯데건설은 조합 갈등으로 계약 해지 위기에 처했다가 지난해 재입찰에서 시공권을 지켜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내년 12월 준공 예정”이라며 “분양은 올해 진행할 계획이나 구체적인 일정은 미정”이라고 밝혔다.

송승현 대표는 “잠실은 주거선호도가 높고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지역이라 수요자들이 대거 쏠릴 것으로 보인다”며 “사업장들이 경기가 좋아지면 주변 시세를 고려해 분양가를 높이려는 경향이 있어 분양까지 시간이 더 걸리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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