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발언으로 폐지 논의 본격화 관심
제도 시행 전 두 번 유예…기대감 선 반영
국회 동의 필요에 세수 감소 우려도 여전
지난해 공매도 전면금지와 주식 양도세 부과 기준 완화에 이어 연초부터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관련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다만 금투세 폐지가 현 정부의 국정과제였고 이미 금투세 유예 조치가 취해진 만큼 효과는 제한적일 전망으로 금투세 폐지가 목표인 증시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수 있을지에도 회의적인 시각이 만만치 않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투세가 제도 시행 전부터 폐지 수순에 들어가면서 증시 활성화와 거래대금 증가로 이어질 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와 관련해 발생한 일정 금액이 넘는 소득을 올린 투자자들에게 부과되는 세금으로 문재인 정부가 지난 2020년 ‘자본시장 선진화 방안’의 일환으로 도입했다.
주식에 대한 세금을 양도소득세로 부과했던 기존 세법을 고치고 대주주 기준을 없애는 대신 연간 5000만원 이상 금융투자소득을 얻는 투자자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내용이 골자다. 당시 새로운 과세 체계의 연착륙과 개인투자자들의 적응을 고려해 2023년부터 이를 시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공약이었던 금투세 폐지를 국정과제로 추진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지난 2022년 7월 기획재정부는 세제개편안을 통해 금투세 시행을 당초 2023년에서 2025년으로 2년 유예하기로 결정하면서 금투세는 제도 시행 전부터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상태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해 초 제도 폐지 추진 의지를 다시 강조하면서 본격적인 논의에 불을 지폈다. 윤 대통령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주식시장 개장식에 참석해 “공매도 개혁 방안을 차질 없이 준비하고 금투세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 정부가 금투세 폐지를 추진하는 이유는 저평가 돼 있는 증시의 체질을 개선하고 투자자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겠다는 데 있다. 윤 대통령은 이 날 “대한민국에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세계적인 기업이 많지만 주식시장은 매우 저평가돼 있다”며 “임기 중 자본시장 규제 혁파를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금투세 폐지가 주식 시장에 긍정적이기는 하지만 폐지 추진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반영된 만큼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투세가 부과되지 않으면 투자 심리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지난해 단행된 불법 공매도 금지와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 완화 등과 달리 이미 현 정부가 국정 과제로 추진해 오면서 이미 정책적 효과는 반영이 됐다는 것이다. 또 제도가 시행되기 전에 두 번의 유예기간을 거치면서 실질적으로 힘을 잃은 상태였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 정부가 폐지를 추진해 왔고 제도 시행 유예 기간이 길어지면서 금투세는 이미 투자자들의 뇌리 속에서 사라져 가던 이슈”라며 “금투세 폐지 논의가 본격화되더라도 투자자들의 반응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전날 윤 대통령의 발언으로 금투세 폐지 현실화 가능성과 폐지시 세수 감소 등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는 모습이다. 금투세 폐지는 법 개정 사항이라 국회의 동의가 필요한 상황인데 폐지를 반대하는 야당이 과반이 넘는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 다만 오는 4월 총선 결과에 따라 차기 국회에서 본격 추진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정부가 금투세를 폐지하면 연간 1조원이 넘는 세수 감소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국회 예산정책처는 당초 예정대로 내년부터 금융투자소득세가 시행되면 오는 2027년까지 3년간 걷히는 국세가 4조328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금투세 폐지시 연 평균 1조3443억원에 달하는 세수가 감소할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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