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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해외 공략에 힘을 모으고 있는 오뚜기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라면 그릇’까지 넘본다.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소재로 브랜드 체험 활동을 다각화해 해외를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올해 글로벌 라면 수출 국가를 60개국으로 확대하고 라면 수출 1000억원 돌파를 목표로 설정했다.
오뚜기가 해외 수출에 열을 올리는 건 경쟁사 대비 수출 비중이 낮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실제 오뚜기의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전체 매출(9087억원) 대비 해외 매출 비중은 9.6%인 876억원이었다. 최근 5년 정도를 살펴봐도 9~10% 정도다. 주요 경쟁사의 해외 매출 비중은 27~67% 수준이다.
이에 오뚜기는 다른 기업과 차별화할 수 있는 마지막 퍼즐 조각을 ‘라면 그릇’으로 정했다. 특허청 산하 한국특허정보원에 따르면 오뚜기는 지난달 26일 ‘오뚜기 잇’ 상표를 출원했다. 오뚜기는 ‘지정상품’란에 면기(국수 요리를 담는 그릇), 도자기, 가정용 큰 숟가락 등을 기재했다.
‘오뚜기 잇’은 회사가 서울대 도예과와 함께 진행한 식문화 도구 개발 프로젝트다. 식품을 지칭하는 ‘eat(잇)’과 식사 도구를 뜻하는 ‘it(잇)’을 잇는다는 의미다. 지난해 10월 양측은 라면 그릇을 주제로 다양한 식도구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회를 열었다. 전시 기간 동안 그릇, 수저 등 식도구 총 114종 1223점이 전시되고, 일부는 판매됐다.
전시 두 달 뒤에 상표를 출원한 것은 단순 1회성 프로젝트가 아닌 다양한 형태로의 전개 가능성을 열어 두기 위함이다. 특히 해외에서 브랜드 인지도 제고 시 활용을 염두에 두고 있다. 라면 제품과 식기를 함께 소개해 젓가락질 등 한국의 식문화를 알리는 것은 물론, 그릇에 회사의 브랜드 가치를 담을 수 있어서다. 프로젝트 역시 ‘한국의 식품·식도구 탐방’이란 주제에서 시작됐으며, 만들어진 그릇도 회사의 브랜드 컬러인 ‘옐로우’를 기반으로 디자인됐다.
다만 향후 본격적인 식기 사업 진출보단 굿즈 격으로 판매하거나 팝업 스토어를 여는 등 브랜드 체험 취지의 활동에 무게가 실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오뚜기 관계자는 “이후에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여부를 열어두기 위해 상표를 등록한 것”이라며 “소비자와 소통하고 브랜드 체험 기회를 늘리는 것에 방점을 두고 있지만,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상 지난해 1~11월 라면 수출액은 1조1305억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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