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들이 새해 경영 목표로 ‘디지털’과 ‘슬림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역대 최대 순이익이 예상되는 가운데,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조직 효율화를 꾀한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와 증권가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 순이익이 올해 17조원을 넘어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된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올해 연간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17조230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순익 추정치 약 16조5000억원보다 4% 정도 성장한 수치다.
에프앤가이드와 증권사를 종합하면 KB금융 순이익은 5조1968억원으로 3.1%, 신한금융 순익이 4조9219억원으로 3.8% 각각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어 하나금융이 3조9433억원, 우리금융이 3조1696억원 순이익을 거둬 각각 4.5%, 5.7% 성장할 전망이다.
역대급 순이익이 예상되지만 정치권과 사회 일각에서 나오는 ‘이자장사’ 비판을 극복하고 혁신으로 나가는 것이 올해 금융지주 주요 과제다. 각 금융지주는 은행을 중심으로 디지털 전략을 가동해 조직을 효율화 하는데 집중한다. 디지털 기술을 ‘내실경영’ 열쇠로 삼는 모습이다.
KB국민은행은 최근 디지털플랫폼을 담당하는 디지털사업그룹을 비롯해 외부 플랫폼기업과 제휴·협업을 통해 다양한 뱅킹서비스를 제공하는 임베디드영업본부를 신설했다. KB금융지주 역시 디지털 부문을 신설하고 산하에 디지털전환(DT) 본부와 인공지능(AI) 본부를 뒀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이 2일 신년사에서 4대 경영방향 중 하나로 ‘미래 금융을 선도하는 디지털 퍼스트(Digital First) KB’를 제시하는 등 그룹 차원에서 디지털 퍼스트 무버를 강조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해 수퍼앱인 ‘신한 슈퍼 솔(SOL)’을 전면에 내세운다. 단일 앱에서 한번 로그인으로 각 그룹사 앱이 가진 핵심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ESG, 디지털, 글로벌을 비롯한 모든 영역에서 신한이 새로운 기준을 제시해간다는 마음으로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상혁 신한은행장 역시 “대환대출·예금비교 플랫폼 등으로 금융기관 간 고객 이동이 수월해지는 만큼 데이터 기반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 고객별 상품 라인업 다변화 등 차별적 고객솔루션을 통한 고객 록인(Lock-In)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하나은행도 최근 디지털그룹을 리테일그룹으로 통합하고 비대면 고객 응대 기능을 ‘손님·데이터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또 ‘금융AI부’를 신설해 AI 사업 역량을 강화한다. 하나금융지주는 기존 그룹 디지털부문 산하 데이터본부 조직을 ‘AI데이터 본부’ 재편했다. 인공지능을 테마로 혁신을 꾀하겠다는 포석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올해 하반기 그룹 통합 앱 ‘뉴원(WON) 뱅킹’을 출시한다. 우리금융그룹 대표 플랫폼인 ‘우리WON 뱅킹’ 재구축을 역점 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이날 “환경과 제도 변화에 능동적인 대응을 위해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와 선제적 리스크 관리 체계를 확립하고 자체 IT 개발 역량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디지털·IT 플랫폼 경쟁력을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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