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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따른 ‘홍해발 리스크’로 산업계가 연초부터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미국의 본격적인 개입에도 불구하고, 예멘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해운사(선사)의 홍해 운항에 차질이 장기화하면서다. 선사들의 원활한 운항 시점이 불확실해지는 가운데,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2일 해운·물류업계에 따르면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이날 기준 1759.57로, 1800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내내 업계 불황으로 손익분기점인 1000선을 오갔던 것을 고려하면 대폭 오른 수치다.
이 같은 해상 운임 급등은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바닷길이 차단되면서 발생했다. 지난해 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분쟁 시작 이후 예멘 후티 반군은 팔레스타인을 지지한다며 홍해를 지나는 민간 선박을 잇달아 공격해 왔다.
이에 따라 세계적 해운사 머스크를 비롯해 선사들 대부분은 현재까지 아프리카로 우회하는 등 다른 항로를 택하고 있다. 그만큼 배송비와 배송 기간이 길어져 해상운임비도 덩달아 치솟고 있는 셈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화주 입장에선 조금이라도 배송 기간을 앞당기기 위해 앞다퉈 운임을 올려 제안하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교전이 장기화하면서 연초부터 수출 비상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홍해를 통과해 수에즈 운하로 이어지는 항로가 전 세계 컨테이너선 물동량의 약 20~30%를 차지하는 만큼 항로 자체가 막힐 시, 운임 상승 여부를 떠나 대량의 화물 수요를 감당할 항로도 찾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한편, 해운업계는 현재 상황을 주시하며 화주들과 위기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사 한 관계자는 “현재 아프리카 희망봉 우회를 택하고 있으나, 교전이 장기화할 경우, 또 다른 대안도 찾아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물류대란 여파가 항공업계까지 이어질 것이란 시각도 존재된다. 뱃길이 막히면서 각 기업들이 상품을 이동시킬 대안으로 항공 운송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치 못한 이슈로 인한 운임 상승이 2024년 1분기 컨테이너 및 항공 화물 등 물류 전반에 걸쳐 나타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급격한 수요 발생이 있을 수 있어 각 항공사들은 이를 대비하기 위해 추가 화물기를 마련할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업계 내 직접적인 영향이 있지는 않다”면서도 “수에즈 운하의 통행 제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해운 운임 상승으로 항공 전환 수요 발생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교전 상황이 잘 해결되지 않더라도 실질적으로 항공사들에게 영향이 오는 건 아마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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