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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다음주 ‘2023년 4분기 및 연간 잠정 실적’을 발표한다. 이번 실적에서 회사가 전년 동기 대비 10배 가까이 오른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성장동력으로 완전히 자리 잡은 전장사업이 활로가 됐다는 평가다. 이 사업을 맡고 있는 VS사업본부는 출범 이래 처음으로 연간 매출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오는 8~9일 잠정 실적을 공개하는 LG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최근 3개월간 증권사에서 발표한 추정치의 평균)는 6916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익 693억원에서 10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매출은 22조9293억원으로 예상된다.
LG전자의 지난해 연간 기준 영업이익과 매출은 각각 4조4646억원, 88조4370억원으로 전망된다. 회사는 2022년 사상 처음으로 연 매출 ’80조 클럽’에 들어선 이후 2023년에도 매출 80조원대를 이어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3분기 누적 기준 LG전자 영업이익은 3조2360억원, 매출은 61조1237억원이다.
올해 말 수주잔고가 1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기대되는 VS사업본부의 전장사업이 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설명이다. 모아둔 수주잔고가 순차 매출 전환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관측에서다.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한 전장사업은 LG전자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완전히 자리 잡은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2018년부터 꾸준히 늘려온 수주 물량이 LG전자 매출에서 비중을 늘리고 있다”며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좋아지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전장사업은 지난해 연간기준으로도 최대 매출을 냈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선 예상하는 VS사업본부의 2023년 매출은 10조1000억~10조2080억원, 영업이익은 1590억~1970억원이다. 증권가 예측이 맞는다면 LG전자는 2013년 VS사업본부 출범 이래 처음으로 연간 매출 10조원에 돌파하게 되는 것이다.
반면 주력인 생활가전·TV 사업에 대해선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시장 경쟁을 대응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하락했다는 평가에서다. 또 유통재고 수준 정상화를 위한 판매 촉진 비용도 늘어났을 것으로 우려된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가전·TV·노트북 등 주력 아이템 모두 수요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특히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등 프리미엄 제품군의 수요 둔화가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방산업의 수요 침체 여파가 여태 완화되고 있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특히 TV 시장이 쪼그라든 것이 실적 악화를 이끌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TV 출하량은 2021년 2억1354만 대에서 2022년 2억328만 대로 감소했고, 2023년에는 2억123만 대까지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증권가에선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H&A·HE 사업본부의 합산 영업이익이 별도 기준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세계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이 전동화와 자율주행으로 전환되는 가운데 LG전자는 올해도 전장사업을 중심으로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양승수 연구원은 “내년에는 고수익성 수주 물량의 매출 내 비중 확대와 멕시코 공장 가동을 통한 수익성 개선 효과가 동시에 기대돼 VS사업부의 이익 기여가 더 커질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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