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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첫 채권자 설명회…태영 PF 대출보증만 9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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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금융권은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로 몸살을 앓을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태영건설을 시작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금융시스템 전반에 미칠 충격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점검하는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도 3일 채권자 설명회를 열고 워크아웃 개시를 위한 본격적인 절차에 들어간다. 태영건설의 PF 보증채무 규모가 9조원을 웃도는 만큼 직접 대상이 되는 채권단 규모만 400여곳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돼 워크아웃 개시에 이어 이행 협약까지 난관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채권자 설명회를 개최한다. 이날 설명회에서 오는 11일 1차 금융채권자협의회를 앞두고 태영건설의 경영상황과 자구계획, 협의회 안건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채권자들에게 산업은행에서 오프라인으로 열리는 설명회 통보를 완료했다”면서 “태영건설에 대한 주요 현안과 협의회에서 다룰 안건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영건설의 직접 차입금 이외 대출 보증 규모는 9조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회사채, 담보대출, PF 등을 포함한 직접 차입한 금액만 은행과 증권사 등 80여곳에서 1조3000억원이 이르는 가운데 태영건설이 PF 대출 보증을 선 사업장만 122곳, 9조1800억원에 달한다. 산업은행은 관련 채권자 중 400여곳을 추려 설명회와 채권자협의회 개최를 통보했다.

채권단 규모와 채권액은 설명회와 채권자협의회를 거쳐 확정될 전망이다. 1차 통보는 산업은행이 태영건설과 관련한 모든 사업장의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이뤄진 만큼 회사에 실제 채권단 규모는 다소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다만 상호금융조합, 저축은행 등 관련된 금융회사가 적지 않아 의결권 확정까지 우여곡절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태영건설이 기대치에 부합하는 자구안을 내놔도 채권단 내 채권 순위와 익스포저(위험 노출액)에 따라 협의가 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태영건설이 최근 만기가 도래한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 451억원을 상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워크아웃 신청 이후 신뢰도에 이상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태영건설은 지난달 29일 만기가 도래한 1485억원 규모 상거래채권 중 외담대 451억원을 상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태영그룹이 계열사 매각 자금을 태영건설의 유동성 확보에 사용하겠다는 약속을 완전하게 이행하지 않는 결과로, 상거래 채권을 정상적으로 상환하겠다는 당초 약속을 지키지 못한 상황이 된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채권자협의회를 앞두고 당초 밝힌 이행 계획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을 경우 신뢰를 훼손할 수 있어 워크아웃 개시 절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당국도 만약의 상항에 대비해 분주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으로 시장 불안을 막기 위해 ‘F(Finance)4 회의’를 여는 한편 금융권 관계자들을 불러 협력업체의 동반 부실화 방지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에 나섰다.

지난달 29일 금융감독원은 이세훈 수석부원장 주재로 금융협회 및 주요 은행 여신 담당 부행장과 간담회를 개최하고 은행권 신속금융지원 프로그램(Fast Track) 적용이 가능한 협력업체에 대해 은행권이 공동으로 적극 지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새해 첫날인 1일에는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모임을 갖고 채권시장안정펀드 규모를 20조원에서 30조원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했다.

금융위도 이번 주 태영건설 관련 현안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과 권대영 금융위 상임위원이 2일과 3일 잇달아 대책 회의를 열고 금융권은 물론 태영건설 협력사 관계자를 만나 의견을 청취할 계획이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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