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산 효과 본격화로 업황 개선 속도
외인 매수세 힘입어 주가 우상향
AI 시장 확대로 수요 증가 기대감도
지난해 사상 최악의 업황 부진을 겪었던 반도체가 올해 업황 개선 훈풍 속에서 주가도 반등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과잉 재고 소진과 함께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수요 대비 공급 우위 시장이 형성되면서 지난해 말부터 우상향 해 온 주가 그래프는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 애널리스트 등 전문가들은 내년도 원 픽 종목으로 반도체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우선 반도체 업황이 긍정적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단행돼 온 메모리 반도체 감산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업황 부진의 요인이었던 재고 과잉이 점차 해소되고 있다. 감산 조치로 쌓여 있던 재고가 해소되면서 D램과 낸드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지난해 12월 평균 고정거래가격(기업 간 거래 가격)은 전월대비 6.45% 상승한 1.65달러를 기록하며 3개월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낸드 범용제품(128Gb MLC)도 4.33달러로 전월 대비 6.02% 오르며 지난해 10월 27개월 만에 처음으로 1.59% 오르며 반등한데 이어 3개월째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메모리 업황 개선으로 지난해 11월 반도체 품목의 수출금액지수는 16개월 만에 반등했고 반도체 생산도 12.8% 늘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지난해 말 국내 증시를 주도하는 외국인들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지속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해 11월과 12월 마지막 두 달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각각 3조5839억원어치와 9351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 기간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주가가 각각 17.34%(6만6900→7만8500원)과 21.67%(11만6300→14만1500원) 오르며 높은 상승세를 구가했다. 이는 같은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 16.56%(2277.99→2655.28)를 웃도는 수치였다.
여기에 더해 AI 시장 확대와 함께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점은 올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HBM이 D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9%에서 올해 19%로 배 이상 확대될 전망으로 지난해 15억 달러였던 시장 규모도 내년에는 56억 달러로 3.7배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최근에는 엔비디아와 AMD 등 수요 기업들이 AI 서버 신규 투자 확대를 위한 물량 확보를 위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등 메모리 반도체 업체에 이례적인 선수금까지 지급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선점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 업체들이 HBM 생산 능력을 증설해도 수요 급증으로 공급 부족 현상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AI와의 결합을 통해 온디바이스 AI 시장도 팽창기에 접어들며 급성장할 수 있는 점은 반도체 주가에도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서버 대신 기기 자체에 생성형 AI 기능을 탑재하는 특성상 대용량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고용량·고성능 낸드가 필수인 만큼 그동안 부진했던 낸드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 당장 올해 생성한 AI 기능을 탑재한 AI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침체된 글로벌 모바일 시장에서 신규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AI 기능 탑재는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PC·가전·자동차·보안·헬스케어 등 실생활의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며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맞춤 제작)된 AI 칩 수요도 동시에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온디바이스 AI 시장 급성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와 더불어 AI 칩 관련된 팹리스(Fabless·설계 전문) 및 디자인하우스(DSP)업체들의 생태계 확장과 도약으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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