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최대 전시 규모·관람객 전망
전 산업 관통하는 AI(인공지능)…가전에 접목
삼성·LG 가전 신제품 대결로 기술 혁신 과시
‘연결성’ 중심인 스마트홈 허브의 자동화도 눈길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4’가 내달 9일(미국 현지시간) 개막한다. 과거 소비자 가전 위주로 주목을 받았던 산업 트렌드는 최근 인공지능·모빌리티·디지털 헬스케어 등으로 확장되면서 다채로운 첨단 기술이 글로벌 무대에 서고 있다. 새로운 기술과 제품들의 각축전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기술 혁신 트렌드를 이끌 장(場)이 될 ‘CES 2024’를 미리 살펴본다. [편집자주]
글로벌 IT 기업들의 최첨단 기술 및 신제품이 한자리에 모이는 세계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가 내년 1월 막을 올린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내달 9일(현지시간)부터 12일까지 나흘간 열리는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4’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번 전시회의 주제는 ‘All Together All On(올 투게더, 올 온)’이다. 인류 진보를 이끌기 위한 세계의 기술이 한데 모인다는 의미가 담겼다. 전장, 헬스케어, 스마트홈 등 전 산업 영역을 아우른다는 의미도 내포됐다. CES 2024에는 전세계 150여개국에서 약 3000개 기업이 한 자리에 모인다. 전년도인 올해(2500여개)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로 혁신을 추구하는 브랜드들이 차별화된 기술을 공개한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AI(인공지능) 열풍이 불며, 이같은 다양한 영역에서 발전하고 있는 기술과 신제품들 역시 진화한 AI 탑재 여부가 전시회 흥행 여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전통 IT 및 가전 기업들이 B2B 사업을 확장하면서 모빌리티 위주의 제품들이 전면에 나서고 있지만 그럼에도 가전 대결이 전시회의 묘미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다.
CES 혁신상 부문에 'AI 분야' 첫 신설
CTA(전미소비자기술협회)에 따르면, 이번 CES 참가 업체들 중 한국 기업은 대략 700여개다. 올해 메타버스에 이어 내년 CES의 테마는 AI다. 전시회를 주관하는 CTA가 이번에 처음으로 혁신상 부문에 ‘AI 분야’를 신설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렇듯 참가 한국 기업들 역시 스마트홈, 모빌리티, 가전 등에 AI를 탑재한 신제품 출격을 위해 대기 중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의 AI 가전 대결이 눈여겨볼 만하다. 먼저 삼성전자가 이번에 선보일 대표적인 AI가전으로는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제트 봇 콤보’가 있다. 해당 제품은 AI 바닥 감지 기능으로 마룻바닥과 카펫을 구분해 바닥 재질에 따라 맞춤 청소가 가능하다. 바닥 환경에 따라 자동으로 물걸레를 분리하거나 들어올려 카펫에 물걸레의 물기와 오염물질이 묻지 않도록 진화했다.
3D 센서와 사물인식 카메라를 적용해 약 1cm 높이의 작은 장애물뿐 아니라 스마트폰 케이블, 반려동물 배변 패드 등 더 다양한 사물을 인식하고 회피하는 ‘사물 인식’ 기능 역시 AI를 기반으로 한 기술이다.
청소기 뿐만 아니라 주방가전 역시 AI 기능을 탑재했다. 2024년형 비스포크 냉장고 ‘패밀리허브 플러스’에는 식재료 관리를 위한 ‘AI 비전 인사이드’ 기능이 탑재됐다. 냉장고 내부 식재료가 들어오고 나가는 순간을 자동 촬영해 보관 중인 푸드리스트를 제공하고 식재료 입고일을 기준으로 알림을 보내 식재료 관리를 돕는다.
LG전자는 로봇 가사도우미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를 출격시킨다. 이 제품은 두 다리에 달린 바퀴와 자율 주행 기술을 통해 집안 곳곳을 다니는 ‘이동식 스마트홈 허브’다. 고객이 외출 후 돌아오면 반려동물처럼 마중 나오거나 고객 감정을 파악해 분위기에 맞는 음악을 추천 및 재생시켜주는 기능을 갖췄다. 이 역시 멀티모달(Multi Modal) 센싱과 첨단 인공지능 프로세스가 베이스다.
LG전자가 AI를 입히는 가전은 이 뿐만이 아니다. AI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기존 제품들까지 최신 기술을 적용했다. ‘TV명가’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초대형 프리미엄 TV에 어울리는 사운드 바도 AI 기반으로 한층 더 업그레이드했다. AI를 기반으로 실내 공간 구조를 분석해 사운드바의 모든 스피커를 활용해 구석진 공간까지 음향으로 채울 수 있다.
‘인공지능 음질 Pro’ 기술은 2채널 음원을 가상의 9.1.2채널로 변환해 더 풍성한 음향을 제공한다. LG사운드바를 사용하는 고객은 TV 스피커와 사운드바가 하나의 시스템처럼 동시에 작동하는 ‘와우 오케스트라’ 기능으로 3차원 입체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TV에도 AI 기반 프로세서를 적용했다. 2024년형 LG전자 QNED TV에는 알파8 프로세서가 들어갔다. 기존 알파7 대비 한 단계 진화한 알파8 프로세서는 1.3배 더 강력한 AI 성능으로 초대형 TV에 걸맞은 화질과 음질을 구현한다. 화면 내 글씨나 얼굴, 질감 등을 나타내는 그래픽 성능은 2.3배, 앱 로딩 속도 등을 책임지는 프로세싱 속도는 1.6배 개선됐다는 것이 LG전자 측의 설명이다.
강화된 ‘인공지능 화질’ 기술은 시청 중인 영상의 장르와 화면 속 배경까지도 AI가 알아서 구분해 더욱 선명하거나 그에 걸맞는 화면을 제공한다. 다이내믹 톤 맵핑 프로는 각 장면을 구역별로 세분화해 HDR 효과와 밝기를 세밀하게 조절한다. 화질 고수가 아니더라도 누구든지 개인 맞춤형 화질을 즐길 수 있다. 고객은 선호하는 그림을 몇 개 선택하는 것만으로 딥러닝으로 세팅된 화질 중 본인의 취향에 최적화된 맞춤 화질을 제공받을 수 있다.
온디바이스 AI 역시 주요 관전 포인트다. 2023년이 클라우드 기반의 대규모 언어모델 LLM이 대세를 이뤘다면, 2024년은 생성형 AI를 심은 온디바이스 AI가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온디바이스 AI는 클라우드 같은 외부 서버를 거치지 않고 기기 내부에서 AI기능을 실행하는 형태로 정보가 디바이스에 저장되는 만큼, 보안이 대폭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우선적으로 삼성전자는 내달 공개할 자사 갤럭시 S24에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탑재해 첫 선을 보인다. 그에 앞서 CES 개막 전날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센터에서 프레스 컨퍼런스를 열고 ‘모두를 위한 AI 일상 속 똑똑한 초연결 경험’을 주제로 자사 AI 전략과 가전 초연결을 공개할 예정이다.
조주완 LG전자 사장도 ‘고객의 미래를 다시 정의하다’를 화두로 AI와 혁신 기술을 기반으로 선보일 탁월한 고객 경험을 소개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CES 2024’는 높아진 위상에 걸맞게 전시공간을 최대 크기인 20만㎡로 확대했다. 차세대 첨단기술 및 신제품을 보기 위한 관람객들의 발걸음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는 역대 최대 수준인 약 13만명의 글로벌 관람객이 이 행사장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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