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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더스 타이완”…대만 반도체 산업의 세 가지 시나리오 [글로벌 선거의 해]

이투데이 조회수  

② 아시아 화약고 대만, 선거의 해 문 연다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에 전전긍긍
현상유지·중국 TSMC 확보·미국의 대만 반도체 파괴 등 3가지 시나리오 유력
총통 선거, 이들 시나리오 현실화 기점 될 수도

대만 신주에 있는 TSMC 본사에 회사 로고가 걸려 있다. 신주(대만)/AP뉴시스

주요 외신과 국제안보전문가집단 모두 친미성향 집권당이나 친중성향 야권후보 당선과 무관하게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을 매우 높게 보고 있다. 대만을 먹여 살리고 있는 반도체 업계는 이런 리스크 속에서 총통 선거 결과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결국 대만 반도체 산업 입장에서는 ‘좋거나 나쁜 것’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게 아닌, ‘더 나쁘거나 덜 나쁜 것’ 가운데 하나를 골라야 할 형국인 셈이다.

미국 공군대학의 교수이자 국제안보전문가인 자레드 맥키니 박사는 대만 반도체 산업과 관련해 3가지 시나리오를 전망했다. 동시에 사안에 따른 대안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맥키니 교수는 닛케이아시아 기고문에서 “대만을 대표하는 반도체 기업 TSMC의 가치는 전략적 환경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며 “세 가지 시나리오를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당분간 현재 상황의 유지다.

가장 긍정적이지만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이 리스크로 남는다. 이는 곧 중장기전략 수립에 있어서 걸림돌이기도 하다. 친중성향이 강한 야권후보가 총통선거에서 승리하더라도 ‘대만 정권의 평화적 존속’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대만을 침공한 중국이 TSMC 핵심 설비를 거머쥐는 시나리오다. 이 경우 글로벌 반도체 산업은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불가피하다. TSMC가 지닌 수많은 반도체 핵심기술, 특히 ‘극자외선 리소그래피(EUV)’ 설비 등을 중국이 확보하게 된다.

다만 중국이 반도체 핵심기술을 확보해도 서방의 경제 제재 탓에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은 붕괴할 가능성이 크다. 수요폭발과 공급 부족 등의 악순환이 반복되는 셈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은 대규모 투자와 독자적 칩 제조 능력을 업그레이드할 것으로 관측된다. ‘치킨 게임’을 반복해가며 경쟁기업을 짓누를 것이라는 전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다만 ‘세계의 공장’으로 불려온 중국에 대한 경제 제재가 장기화할 경우 세계 경제 역시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 결국, 초기 혼란을 거치는 과정에서 중국이 독자적인 반도체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다. 이 시장에서 중국이 급부상하면 글로벌 반도체 산업은 ‘다극화 시대’로 진입하게 된다.

마지막은 대만 또는 미국에 의해 TSMC 핵심 설비가 파괴되는 시나리오다. 전략 산업의 주도권을 중국에 넘겨주지 않겠다는 미국과 대만의 처연함이 담긴 전망이다.

이 경우 중국은 당분간 EUV 기술을 포함해 반도체 핵심 기술 확보가 불가능해진다. 첨단 반도체를 대량 생산할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심각한 경제 제재 속에 휩싸이면 장기적인 경기침체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세 가지 시나리오 가운데 가장 악재다. 중국 공산당은 정치적으로 대만 침공의 당위성을 확보할지언정, 막대한 경제적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셈이다.

새해 대만 총통선거는 이 세 가지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를 앞당기거나 뒤로 미룰 수 있는 기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선거결과와 관계없이 TSMC가 지정학적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일본이나 남아시아 등으로 핵심 생산설비를 이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맥키니 교수는 “중국이 정치적 논리를 앞세워 대만을 침공하게 되면 이보다 큰 경제적 피해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며 “만약 침공을 한다면 이 과정에서 중국은 미래를 잃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른 대안도 제시했다. 그는 “대만은 ‘중국이 우리를 침공해도 TSMC의 핵심기술과 반도체 장비에는 접근할 수 없다’라는 점을 지속해서 강조해야 한다”라며 “미국은 국가적 이익을 위해 중국과 대만 모두 ‘윈-윈’할 수 있도록 중재자로서 이들의 미래를 보장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투데이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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