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단합 강조했지만…이낙연, 행주산성서 창당 의지
이재명, DJ·盧참배 이어 2일 文 예방…정통성 강조 행보
이낙연 “새 선택지 필요”…비명계 대거 탈당시 분당 수순
더불어민주당이 1일 당 통합과 혁신을 거론하며 4·10 총선 승리를 다짐했다. 이재명 대표는 새해를 맞아 김대중(DJ)·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에 이어 문재인 전 대통령 예방을 추진하는 등 지지층 결집·정통성 강조 행보에 주력했다. 반면 이낙연 전 대표는 신당 창당을 공식화하며 “새로운 희망을 드리기 위해 큰 싸움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새해 벽두부터 분당의 그림자가 드리우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이날 신년사를 통해 “저 이재명과 민주당이 가진 것은 오직 ‘절박함과 절실함’, 다가올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해 국민과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사명'”이라며 “국민 삶을 지키기 위해 민주당은 어느 때보다 크고 단단한 하나가 되겠다”며 단합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오전 중앙당사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도 “상황은 어렵고 힘들지만 함께 손잡고 얼마든 헤쳐나갈 수 있다”며 “보통 정치 하면 정치인끼리 모여 무엇인가 작전, 협의하고 이끌어나간다고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정치는 정치인이 하는 것 같지만 결국 국민이 하는 것”이라며 “어려운 이 상황을 반드시 깨고 더 나은 길,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동석한 홍익표 원내대표도 “어둠 속 빛이 있듯 우리는 2024년 새로운 희망을 국민께 드리겠다”며 그 전제로 통합·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의 승리가 아니라 국민의 승리, 민주당의 희망이 아니라 국민의 희망으로 보답하기 위해서는 통합과 혁신이 매우 중요하다”며 “어떠한 형태도 분열이나 당의 혼란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이야말로 하나된 힘, 통합된 힘으로 내년 총선에 나아가는 것이 용기 있는 태도이고 국민께 희망을 드리는 자세”라고 말했다.
지도부가 총선을 앞둔 당 분열을 거듭 경계한 것은 최근 장외에서 창당 행보를 밟고 있는 이 전 대표를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앞서 이 대표와 이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전격 회동했지만 이견만 확인한 채 돌아섰다. 이 자리에서 이 전 대표는 창당 철회·당 잔류 조건으로 이 대표의 사퇴와 통합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요구했지만 이 대표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로써 이 전 대표의 창당은 기정사실로 굳어졌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경기 행주산성에서 지지자들과 신년인사회를 열고 “국민께 새로운 희망을 드리기를 바란다. 그러자면 우리는 큰 싸움을 벌여야 한다”며 “국민께 양자택일이 아닌 새로운 선택지를 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그 싸움은 국민께 새로운 선택지를 드리겠다는 세력과 선택의 여지를 봉쇄해 기득권을 누리겠다는 세력의 한판 승부”라며 “그 길은 어렵지만 옳은 길이며 가야 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무능한 정치를 유능한 정치로 바꾸고 부패한 정치를 끝내고 깨끗한 정치를 이루겠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조만간 창당을 공식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비명(비이재명)계 의원이 얼마나 합류하느냐가 관건이다. 원내 교섭단체 구성 요건인 20명 이상의 의원이 ‘이낙연 신당’에 동참하면 사실상 분당 수순이다. 비명계 의원모임 ‘원칙과상식’ 4인방(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이 신당에 가세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재까지는 이석현 전 의원, 최성 전 고양시장, 남평오 전 국무총리실 민정실장 등 원외 인사 외에 공식적으로 신당 합류 의사를 밝힌 현역 의원은 전무한 상태다.
한편 이 대표 등 지도부는 이날 신년인사회를 마치고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헌화·분향한 뒤 김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이후 이 대표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이동해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비공개로 만났다. 내일(2일)은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다. 이 대표의 행보는 제22대 총선을 3개월여 앞둔 이 전 대표의 창당을 계기로 고질적 계파 갈등이 확전 양상을 띠는 가운데, 민주당 정통성을 가진 지도부라는 점을 강조하고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취지로 해석된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별도로 문 전 대통령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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