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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2024년에도 가시지 않는 위기, 민주당 총선 승리에 미래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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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23년 12월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정치적 미래에 2024년은 결정적 한 해다.

특히 4월 총선은 이 대표의 향후 행보를 가름할 건곤일척의 승부로 여겨진다. 지난해 대선과 마찬가지로 ‘이재명 VS 윤석열’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큰 총선에서 이 대표가 승리해 민주당의 의회권력을 지켜낸다면 차기 대권주자로서 위상을 다시 한번 굳힐 수 있다.

반면 총선에서 패한다면 이 대표가 차기 대선으로 가는 길이 매우 어려워질 수 있다. 당내 분열과 함께 책임론의 후폭풍을 맞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이 대표 앞에는 ‘통합’과 ‘혁신’이라는 어려운 과제가 놓여있다. 이 대표가 난제를 극복하고 2024년을 ‘자신의 시간’으로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내년 4월에 치러질 국회의원 선거 승리를 위한 통합 행보를 모색하고 있다.

이 대표는 12월29일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를 공천관리위원장에 임명했다. 공천관리위원장은 총선을 앞둔 정당의 가장 중요한 자리로 여겨진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공천관리위원장에 외부 인사를 앉힌 이유를 ‘통합’ 행보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총선기획단장과 공직자 후보 검증위원장을 각각 조정식 의원, 김병기 의원 등 친명계(친이재명)가 맡고 있는 상황에서 공천관리위원장은 계파 색이 없는 인사로 채움으로써 공천 공정성 시비문제를 가라앉힐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민주당의 분열 양상을 위해 중재에 나선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이 대표에게 공천 관리 중요성을 당부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2월28일 “정 전 총리는 당 대표가 공천문제를 ‘나이스’하게 진행해 이 과정에서 분열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특별한 말씀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1일과 2일 각각 경남 김해와 양산을 잇달아 방문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와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하는 것도 통합 행보의 일환이라는 정치적 해석이 나온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사진 왼쪽)와 이재명 대표가 만난 모습. <연합뉴스>

이 대표 스스로도 신당 창당을 선언한 이낙연 전 대표와 소통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며 총선 승리를 위한 ‘통합’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 대표는 12월27일 인천공단소방서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낙연 전 대표가 여러 말씀을 해주고 있고 나도 계속 연락하고 만나서 통합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며 “할 수 있는 모든 길을 열어놓고 대화하고 함께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대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당내 갈등이 봉합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낙연 전 대표나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이 이 대표 사퇴 후 통합 비대위 구성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명계 의원모임 ‘원칙과 상식’ 소속 이원욱 의원은 12월27일 JTBC 장르만 여의도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이 못하는데도 민주당 지지율이 30%대 중반을 넘지 못하고 답보하는 근본적 이유는 이 대표”라며 “이재명 대표 체제로는 민주당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총선 승리를 위해 필수로 여겨지는 혁신과 당내 통합을 모두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권칠승 대변인은 이 대표가 정 전 총리와 만남에서 “(이 대표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혁신과 당내 통합을 조화롭게 하는 건 어려운 문제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해 180석을 얻었다. 이제는 야당이 된 만큼 당시 만큼 많은 의석수를 확보하진 못하더라도 내년 총선에서 승리를 거뒀다는 평가를 얻기 위해서는 적어도 단독으로 과반 의석수(150석)를 넘어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낮은 상황에서 만일 민주당이 100일 뒤 치러질 국회의원 선거에서 150석 이상을 얻지 못한다면 총선을 진두지휘한 이 대표의 책임론이 대두돼 활동 반경이 좁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대표가 총선 승리를 위한 ‘통합’과 ‘혁신’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민주당의 21대 총선을 이끌었던 이해찬 상임고문은 12월 초 토크콘서트에서 “단독 과반을 넘기느냐 아니면 지난 총선처럼 180석을 먹느냐 그게 관건”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자신의 거취문제도 결정해야 한다. 특히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이 대표의 선택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현재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재출마, 비례대표 후순위 등 여러 가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박성민 전 민주당 최고위원은 12월27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한 비대위원장이 불출마 카드를 꺼내 몸이 자유로워졌다는 것은 굉장히 큰 이점”이라며 “이 대표도 계양을이나 험지, 비례 출마든, 다른 방식으로 제3의 길이든 결단을 내려야한다”고 조언했다.

이 대표는 총선 승리 외에도 2024년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하나 더 있다. 이 대표에게 꼬리표처럼 붙는 ‘사법리스크’다.

이재명 대표가 2023년 12월1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관련 1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현재 여러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데 유죄 판결을 받으면 정치적 미래는 불투명해진다.

이 대표와 관련해 진행되고 있는 재판은 △공직선거법 위반 △대장동’위례신도시’백현동 개발 특혜’성남FC후원금 △위증교사 사건 등 4개다.

이 가운데 위증교사 재판은 이르면 내년 4월 총선이 실시되기 전 1심 선고가 내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위증죄로 기소된 피고인 김모씨가 혐의를 인정한 상황인데다 김씨 측이 재판을 빠르게 마무리하기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3년 9월 이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됐을 때 유창훈 서울중앙지법 영장담당 부장판사는 “위증교사 혐의는 소명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적시한 바 있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정치적 결단으로 이어질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이 대표가 공천을 마무리한 뒤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펼쳐지기 전 비대위원장을 선임하고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는 걸 구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차재원 교수는 12월16일 YTN뉴스와이드에서 “이 대표의 재판리스크가 상당히 커지고 있어 본인이 당의 간판으로 총선을 치르기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있을 것”이라며 “이 대표가 (총선 전에) 문재인의 2016년 김종인 비대위 체제처럼 백의종군을 통해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정치적 결단을 벤치마킹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대철 기자

비즈니스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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