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월 대미 수출 117만2천대…수출차종 다변화전략 주효 분석
“코로나 여파 속 반도체·부품 수급난에도 발빠르게 대처”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올해 미국으로 수출된 국산 자동차가 8년만에 100만대를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까지 거뒀다.
저가의 소형차 위주 판매에서 벗어나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차와 부가가치가 높은 고급차로 수출 차종을 다변화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31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1∼11월 국내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출된 자동차 대수는 117만2천612대로 집계됐다.
1986년 한국 소형차 ‘엑셀’이 미국에 처음 진출한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의 대미 수출물량이다. 12월 통계까지 더해지면 대미 수출대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국산차의 미국 수출대수가 100만대를 넘어서기는 106만6천164대를 기록한 2015년 이후 8년만이다.
미국 수출대수는 그해 정점을 찍고 나서 2016년에는 96만4천432대로 감소했다.
2017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출범 이후에는 보호무역주의 여파로 연간 수출대수가 그해를 포함해 5년간 90만대를 밑돌았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인 2021년에는 80만대도 넘지 못했다.
하지만 현대차·기아를 포함한 한국차는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공급망 위기 속 반도체와 부품 수급난에도 발 빠르게 대처하면서 대미 수출에 활로를 찾았다.
부품 부족으로 완성차 제조에 어려움을 겪은 글로벌 경쟁 업체와 달리 제때 출고가 가능한 한국차의 미국 진출과 판매가 자연스럽게 늘었다.
그 결과 지난해 미국 수출대수는 94만23대에 달하며 7년 만에 반등했고, 올해는 11개월 만에 역대 최대 연간 수출 실적까지 냈다.
미국 시장에서 한국차 위상이 수출대수 100만대를 처음 달성했던 2015년과는 질적으로 달라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대미 수출 차량 가운데 친환경차 비중이 크게 증가한 게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산업통상자원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11월 친환경차(전기차·수소전기차·하이브리드차)의 미국 수출대수는 13만4천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59.5%나 증가한 수치다.
올들어 11월까지 누적 대미 전체 수출대수에서 친환경차 비율도 11.4%에 이른다.
국산 전기차는 북미에서 조립한 자동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미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발효 상황에서도 선전했다.
현대차 아이오닉 5의 미국 판매량(3만657대)은 지난해 연간 판매량과 비교해 33.4% 늘었고, 기아 EV9과 같은 고가 친환경차 미국 수출도 지난달부터 본격화했다.
한국차는 미국 고급차 시장에서도 빛을 보고 있다. 현대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올해 미국 내 판매대수는 지난해보다 10.6% 증가한 6만2천372대였다.
제네시스는 지난 8월 미국 시장조사업체 ‘JD 파워’가 선정한 신차 첨단 기술 만족도 조사에서 전체 브랜드 순위 1위를 차지했다.
현재 제네시스는 GV70 전동화 모델을 제외한 거의 모든 물량을 울산 공장에서 만들어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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