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와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소재 한 식당에서 만났다. 이 대표가 전날 이 전 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이뤄진 만남이다. 두 사람의 만남을 일컫는 이른바 ‘명낙회동’은 지난 7월 이후 5개월 만에 이뤄졌다.
회색 코트를 입고 파란색과 흰색 줄무늬 넥타이를 맨 이 대표가 먼저 도착해 이 전 대표를 기다렸다. 이 대표는 현장에 있는 지지자들과 취재진에게 “정치에서 제일 중요한 건 우리 국민들의 눈높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답을 하는 가운데, 검은색 코트를 입고 회색 목도리를 걸친 이 전 대표가 도착했다.
1시간 가량의 회동이 끝나고 이 대표는 취재진에게 “(이 전 대표에게) 국민 당원 눈높이에 맞춰서 단합을 유지하고 총선을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말씀을 드렸다”며 “당을 나가시는 것이 그 길은 아닐 것이라 간곡한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이 전 대표에게 신당 창당을 재고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 전 대표는 이어 “윤석열 정부의 폭주에도 민주당이 국민들에게 대안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건 단합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변화하지 않아서”라며 “이 대표에게 변화 의지를 확인하고 싶었으나 안타깝게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오늘 민주당의 변화 의지를 확인할 수 없었던 것이 매우 안타깝다”고 했다.
아울러 이 전 대표는 이 대표가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여부에 대해 “그것을 거부했다”고 답했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 탈당 여부에 대해선 “차차 말씀드리겠으나 좀 더 가치 있는 일을 위해서 제 갈 길을 가겠다”고 했다.
두 전현직 당대표의 말이 끝나고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 대표는 이 전 대표에게) 당은 기존의 시스템이 있다”며 “당원과 국민의 의사가 있어서 존중해야 한다고 사퇴나 비대위를 수용하기 어렵다고 했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재차 이 전 대표가 이 대표의 사퇴 요구를 한 것을 두고 “수용하기 어렵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새해가 오기 전 어렵게 명낙회동이 성사됐지만, 두 전현직 대표의 이견만 뚜렷하게 확인되면서 당 내홍은 격화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이 전 대표가 추진하고 있는 신당 창당 속도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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