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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 증권·자산운용…불공정거래로 멍든 증시-삼성·미래 양강 ETF 100조 시대 개막 [2023 금융투자 10대 뉴스]

한국금융신문 조회수  

한국거래소(KRX)는 30일 오후 2시 서울사옥 홍보관에서 KRX ETF시장이 지난 29일 시장 개설 21년만에 순자산총액 100조원을 달성해 기념식을 했다. (앞줄 왼쪽부터) 서봉균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이병성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뒷줄 왼쪽부터) 정지헌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보,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김성훈 키움투자자산운용 대표이사, 홍융기 KB자산운용 전무 / 사진제공= 한국거래소(2023.06.30)

한국거래소(KRX)는 30일 오후 2시 서울사옥 홍보관에서 KRX ETF시장이 지난 29일 시장 개설 21년만에 순자산총액 100조원을 달성해 기념식을 했다. (앞줄 왼쪽부터) 서봉균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이병성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뒷줄 왼쪽부터) 정지헌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보,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김성훈 키움투자자산운용 대표이사, 홍융기 KB자산운용 전무 / 사진제공= 한국거래소(2023.06.30)

한국거래소(KRX)는 30일 오후 2시 서울사옥 홍보관에서 KRX ETF시장이 지난 29일 시장 개설 21년만에 순자산총액 100조원을 달성해 기념식을 했다. (앞줄 왼쪽부터) 서봉균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이병성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뒷줄 왼쪽부터) 정지헌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보,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김성훈 키움투자자산운용 대표이사, 홍융기 KB자산운용 전무 / 사진제공= 한국거래소(2023.06.30)

다사다난 증권·자산운용…불공정거래로 멍든 증시-삼성·미래 양강 ETF 100조 시대 개막 [2023 금융투자 10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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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2023년 금융투자업계는 다사다난(多事多難)한 한 해를 보냈다.

잇따른 주가조작 사태는 증시 신뢰를 떨어뜨리는 악재였다.

고금리에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리스크가 대두되면서 증권업황은 ‘흐림’을 나타냈다.

실적 부진에 세대교체 흐름까지 타면서 증권사 사령탑이 대거 바뀌기도 했다.

운용업계의 경우, 최대 격전지인 ETF(상장지수펀드)가 국내 순자산(AUM) 규모 100조원 시대가 열렸다.

반복된 ‘무더기 하한가’…키움證 미수금 쇼크 겹겹

지난 4월 24일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8개 종목이 외국계 증권사인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 창구를 통해 매물이 쏟아졌다.

CFD(차액결제거래) 계좌를 악용해 장기간 조금씩 주가를 끌어올려서 시세조종 레이더에서 벗어난 ‘새로운’ 방식의 주가조작 시도로 여겨졌다.

그러나 끝이 아니었다. 두달 여 뒤에 지난 6월 14일 5개 종목이 하한가를 기록하는 일이 반복됐다.

두 차례의 증시 불공정거래 사태에 이어, 지난 10월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는 키움증권에 대규모 미수금을 안겼다.

연속 하한가를 기록한 영풍제지에 대해 키움증권이 반대매매를 거쳐 미수금 4943억원 중 610억원 회수에 그쳤고, 관련 4000억원대 미수금에 대한 손실액이 2023년 4분기 실적에 반영됐다.

‘장수 CEO’ 대거 떠난 증권가…세대교체 부상

연말 연초 증권사 CEO(최고경영자) 인사 키워드로 쇄신이 부상했다.

라임·옵티머스 사태, 영풍제지 사태, 이화그룹 사태 등이 연이어 불거지면서 무엇보다도 내부통제 미흡에 대한 책임론이 크게 점화됐다.

실적 부진 요인도 컸다. 올해는 증권사 영업익 ‘1조클럽’ 가뭄이 예상된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 증시 호황으로 호실적을 기록했던 것 대비 상전벽해다.

국내 자기자본 10위권 내 대형 증권사 가운데 ‘장수 CEO’ 세대교체 인사가 다수 이뤄졌다.

미래에셋증권은 김미섭닫기

김미섭기사 모아보기 대표 및 허선호 대표로 바뀌었다. 메리츠증권은 장원재 대표, 한국투자증권은 김성환 대표, 삼성증권은 박종문 대표가 신임 사령탑에 오른다. 키움증권도 엄주성닫기
엄주성기사 모아보기
대표가 신임 CEO로 선임됐다.

반면 김상태닫기

김상태기사 모아보기 신한투자증권 대표의 경우 2년 임기 연장으로 재신임을 받았다.

올해 증권가 사장단 인사에서는 리스크 관리 특화 능력에 대한 주목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약한 고리’ 부동산 PF

저금리 부동산 호황기에 공격적으로 늘린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가 부메랑이 되어 IB(기업금융) 충당금을 쌓느라 적자 실적을 내는 증권사들 사례가 여럿 나왔다.

중/후순위 비중이 높은 브릿지론 익스포저로 부실 위험에 대한 우려도 높게 형성돼 있다.

문제는 우발채무의 질적 위험 부분이다. 다올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국내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전망 하향이 나오기도 했다.

아울러 대형사 주축의 해외부동산 투자 리스크도 작지 않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선진국의 재택근무 정착, 고금리 지속 가운데 상업용 오피스 공실 여파가 덮쳤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금융사의 해외부동산 투자에서 기한이익상실(EOD) 사유 발생으로 손실 위기에 놓인 액수가 2023년 6월 말 1조300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네 번째 공매도 전면 금지

금융위원회는 지난 11월 6일부터 오는 2024년 6월 30일까지 국내 증시 전체 종목에 대해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단, 시장조성자, 유동성공급자 등의 차입공매도는 허용했다.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는 이번이 네 번째였다. 앞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유럽 재정위기, 2020년 코로나19 위기 때 공매도 한시적 금지가 이뤄졌다.

정부가 전격적인 네 번째 공매도 전면금지를 시행하기로 한 배경에 대해 갑론을박이 있었다. 글로벌 IB(투자은행)의 불법(무차입) 공매도 적발을 기점으로 한 전향적 제도 개선 필요성이 꼽혔지만, 한편에서는 2024년 총선을 앞둔 시점이라는 점을 주목했다.

지난 11월 당정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지적돼 온 개인, 기관 간 공매도 상환기간, 담보비율 차등을 없애고 일원화하기로 했다. 대차 상환기간은 대주와 동일하게 ‘90일+연장’으로 제한하고, 대주 담보비율은 대차와 동일하게, ‘120%→105% 이상’으로 인하하기로 협의했다.

사모펀드 판매 CEO 제재 확정…이어지는 여진

라임펀드, 옵티머스 펀드 판매 증권사 CEO(최고경영자)에 대해 최종 중징계 결론이 내려졌다. 사모펀드 사태 관련 3년여 만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1월 29일 KB증권,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7개사에 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 위반에 대해 임직원 제재 등을 의결했다.

이 중 현직인 박정림닫기

박정림기사 모아보기 KB증권 대표이사 사장에게 직무정지 3개월, 정영채닫기
정영채기사 모아보기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에게 문책경고가 결정됐다.

그러나 중징계 처분에 대해 박정림 대표, 정영채 대표가 각각 금융위를 상대로 행정소송에 나서면서 새 국면이다.

금융사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는 ▲해임권고 ▲직무정지 ▲문책경고 ▲주의적 경고 ▲주의 등 다섯 단계로 나뉜다. 이때 문책경고 이상은 3~5년간 금융사 임원 취업을 제한하는 중징계다.

증시에 불어닥친 ‘에코프로 열풍’

올해 증시에서는 2차전지주 가운데 에코프로 관련주의 급등이 부각됐다.

에코프로는 2023년 초 11만원을 기록했던 주가가 지난 7월 120만원대까지 오른 바 있다. 다만 12월 말 시즌에 에코프로 주가는 반토막 수준( 64만원)까지 밀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3년 코스피 지수 상승률이 27개 국가 중 13위를 기록했다. 특히 11월 이후 공매도 전면 금지, 미국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 등에 힘입어 상승 동력이 됐다. 업종의 경우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과 2차 전지 관련주 강세가 나타났다.

코스닥 지수 역시 동반 상승했다. 연초 2차전지 등 혁신성장주가 코스닥 시장 상승을 견인했고, 하반기에는 조정장세를 시현하다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반등했다.

‘따따블’ 가능…상장주식 가격 제한폭 확대

올해 ‘새내기주’의 상장 첫 날 가격변동폭이 공모가의 60~400%로 확대 개편됐다.

본래 신규상장종목은 공모가격의 90~200% 내 호가를 접수해 결정된 시가를 신규상장일 기준가격으로 사용하고, 개장 후에 가격제한폭을 기준가격 대비 ±30%로 다른 상장종목과 동일하게 적용했다.

그러나 한국거래소 개정 세칙이 시행되면서 신규 상장종목의 기준가는 별도의 절차 없이 공모가격 그대로 결정되며, 가격제한폭은 공모가격의 60∼400%로 확대됐다.

거래소는 “신규상장종목의 기준가격 결정방법을 개선하고 가격제한폭을 확대함으로써 신규상장일 당일 신속한 균형가격 발견기능을 제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따따블(공모가의 4배 상승)’ 사례도 나왔다.

‘따따블 1호’ 케이엔에스는 상장 당일 공모가(2만3000원)보다 300% 올라 마감했다. 이어 LS머트리얼즈, DS단석까지 3종목 연속 ‘따따블’을 기록했다.

랩·신탁 불건전 관행 집중포화

금융감독원은 올해 증권사 채권형 랩/신탁 운용 관행 정비에 나섰다.

단기 투자상품인 랩어카운트, 채권형 신탁 상품을 팔아 유치한 자금을 장기 CP(기업어음) 등 장기채권에 투자해 운용하는 ‘만기 미스매칭’의 경우, 실적배당상품인 랩·신탁을 사실상 확정금리형 상품처럼 운영하는 것으로 불건전 영업 관행으로 지목됐다.

금감원은 올해 5월 이후 9개 증권사 대상 실시한 ‘채권형 랩·신탁 업무실태 집중 점검’을 통해, 고객 계좌의 손실을 불법 자전거래를 통해 다른 고객의 계좌로 전가하는 등 중대 위법 관행을 적발했다. 손실 전가는 5000억원 규모로 추산했다.

또 금감원은 업무상 배임 소지가 있는 중대 위법행위에 해당되는 주요 혐의사실을 수사당국에 제공하기로 했다. 관련 혐의자는 총 9사, 30명 내외다.

금융투자협회는 최근 12월 업권 별 대표이사가 참여해 ‘금융투자업계 신뢰 회복을 위한 윤리경영 선포식’을 열었다. 선언에는 랩/신탁 불건전 영업관행 근절을 위한 내부통제 강화 등이 포함됐다.

국내 ETF 순자산 100조원 시대

국내 ETF가 시장 규모 100조원을 돌파했다.

한국거래소는 국내 ETF 시장이 2023년 6월 29일자로 운용자산(AUM) 총액 100조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첫 발을 뗀 지 21년 여만이다.

ETF는 시장 개설 초기 투자자에게 익숙하지 않았지만, 2022년 말 기준 국민 17명 중 1명이 투자하는 친근한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분산투자, 낮은 비용, 거래 편의성 등 ETF 고유의 장점을 바탕으로 개인, 기관, 외국인 투자자의 다양한 투자수요를 충족하는 상품이 지속적으로 공급됐다.

‘한 지붕 두 가족’ 자산운용사, ‘한 가족’ 합병 깃발

대형 금융사의 ‘한 지붕 두 가족’ 자산운용사들이 잇따라 합병에 나섰다.

우리금융지주 자회사인 우리자산운용, 우리글로벌자산운용이 지난 10월 이사회를 열고 합병을 결의했다.

주식, 채권 등 전통자산 중심인 우리자산운용이 존속법인으로 부동산, 인프라 등 대체자산 중심의 우리글로벌자산운용을 흡수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그룹 자산운용 경쟁력 강화 임무를 맡는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그룹 내 계열 운용사인 대체투자 전문의 멀티에셋자산운용을 흡수합병하고 ‘한 가족’이 된다. 합병기일은 오는 2024년 3월로 예정돼 있다.

합병을 통해 중복이나 비효율은 줄이면서 운용자산 몸집을 키워 ‘규모의 경제’를 공략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한국금융신문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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