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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ELS ‘비상구’ 있나…전문가들 “중도해지 고려, ETF·국채로 물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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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지수 안오르면 수조원대 손실 확정

손절할까 버틸까…대체투자 ‘플랜B’

금융투자 이미지. ⓒ게티이미지 뱅크
금융투자 이미지. ⓒ게티이미지 뱅크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의 불완전 판매가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홍콩 H지수 하락으로 내년 수조원대 손실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당장 내년 1월부터 홍콩H지수 ELS 만기를 앞둔 투자자들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간다.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가입자들은 중도 해지를 고려할 시점이라면서도, 손실을 만회할 포트폴리오 구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5500 밑도는 H지수…6조원대 손실 가시화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홍콩 H지수 급락으로 인해 이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ELS 6조2000억원 규모가 손실 구간에 진입(지난 9월 말 기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5조9000억원 규모가 내년 상반기에 만기된다. 같은 기간 홍콩H지수 ELS 총 판매 잔액은 19조3000억원으로 이중 은행권이 15조9000억원을 팔았다. 대부분이 H지수가 고점을 찍었던 2021년 초 이후 발행된 상품이다.

문제는 H지수가 하락세를 거듭하며 만기 시점을 앞두고, 반등의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는 것이다. H지수는 지난 2021년 2월 1만2000을 넘겼지만 이후 추락했다. 올해 6000~7000을 오가기도 했지만 중국 경기 침체에 현재는 5500원을 하회하고 있다.

홍콩H지수 ELS는 계약만기일까지 H지수가 정해진 수준 아래로 떨어지지만 않으면 약속된 수익을 받고, 조기상환 할 수 있다. 그러나 예상을 크게 벗어나면 원금을 모두 잃어버릴 수도 있는 고난도 상품이다. H지수 추락으로 2021년 1월부터 발행된 금액은 대부분 조기상환에 실패한 상황이다.

이경희 KB강남스타 PB센터 팀장은 “홍콩H지수의 흐름이 좋지 않았던 이유는 중국의 부동산 경기 악화, 빅테크 규제, 미중갈등 장기화 등 글로벌시장에서 예측할 수 없었던 악재가 지속됐기 때문”이라며 “지수 반등을 위해서는 H지수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회복이 필요하고, 중국의 대규모 부양정책과 미국의 무역제재의 변화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내년에도 H지수가 현 수준을 유지한다면 대규모 손실이 확정될 수 밖에 없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내년 은행권에서 판매한 홍콩H지수 ELS 만기도래액은 ▲1월 8000억원 ▲2월 1조4000억원 ▲3월 1조6000억원 ▲4월 2조6000억원 ▲5월 1조3000억원 ▲6월 1조5000억원이다. 하반기에도 4조2000억원의 만기가 기다리고 있다.

중국 텐센트 본사 전경. ⓒ코트라
중국 텐센트 본사 전경. ⓒ코트라
◆ "상반기 만기액, 원금 회복  어려울 듯"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투자자는 사실상 원금 회복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H지수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양승현 하나은행 압구정금융센터 PB팀장은 “H지수가 6개월전 대비 15~20% 하락했고, 2년 전이 아닌 6개월전에 가입한 H지수 85 첫 배리어 ELS상품도 조기상환이 이연된 상황”이라며 “저배리어가 아니라면 내년 3년 만기 가입자는 담당 PB와 상의해 H지수가 반등하면 미리 해지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정성희 신한 PWM 패밀리 오피스 서울센터 지점장은 “내년 상반기 만기 투자자는 H지수가 단기 반등했을 때 손실율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중도해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ELS 중도해지 시 평가액의 95% 수준만 돌려받을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하반기 만기 가입자는 상반기보다 H지수가 상대적으로 낮게 가입돼 시장상황을 보면서 만기 상환 또는 중도해지 여부를 결정하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금리인하기 유망한 투자처로 꼽히는 장기채권이나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로 손실을 만회하는 방안도 언급됐다. 이 팀장은 “차선책으로 현재 고금리 시기에 장기국채를 매수해서 금리 하락기에 수익이 나는 포트폴리오 전략을 세우는 것을 권한다”며 “예를 들어 대한민국 정부국채(30년물)를 매입하고 금리가 1%포인트 하락하면 채권가격이 올라서 약 20% 내외의 수익을 볼 수 있다. 금융투자소득세 2년 유예로 내년 말까지는 채권매매차익도 비과세”라고 제언했다.


김태윤 NH투자증권 성동 WM센터 차장은 “중국 경기 개선 시그널이 나타나고 있어 향후 홍콩H지수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내년 상반기에 ELS 만기가 몰려 만기상환 평가가격까지 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예상했다.

이어 “홍콩H지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이 상향 조정되고, 양호한 중국 기업 실적으로 5400이 지지선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홍콩H지수를 기초로 하는 ETF를 지금부터 매월 일정한 시점에 분할 매수해 손실을 메꾸는 것을 추천드린다”고 말했다.

데일리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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