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6개국 협력 기구인 걸프협력이사회(GCC)와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을 선언했다. 향후 자동차·방산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이 한층 강화되고 에너지 자원의 안정적인 확보 기반도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산업부 장관 후보자)과 자심 모하메드 알 부다이위 GCC 사무총장은 이날 서울에서 장관회담을 열고 한-GCC FTA 협상 최종 타결을 확인하는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한-GCC FTA가 발효되면 품목 수 기준 한국은 89.9%의 관세를, GCC는 76.4%의 관세를 철폐한다. GCC 측은 여기에 더해 4.1% 상품의 관세를 감축한다.
GCC 국가는 내연기관 자동차(5∼20년), 자동차 부품(10∼20년), 기계류(즉시∼20년), 무기류(즉시∼20년) 등 한국의 주력 수출품에 붙이던 5% 관세를 최장 2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철폐한다.
무기류의 경우 로켓 발사기, 미사일, 탄약, 포, 전차·장갑차 등 대부분 제품의 관세를 없애기로 했다. 사우디는 세계 무기 수입 2위, 카타르는 3위다. 중동 국가들의 방산 수요가 높은 만큼 관세 철폐를 계기로 K-방산의 중동 수출 상승세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소고기, 인삼류, 조미김 등 관세도 단계적으로 철폐된다. 피부·눈 메이크업 제품 등 대부분 화장품, 의약품, 의료용 기기도 관세 철폐 대상이다.
GCC 농·축·수산물 중에서는 대추야자, 홍차 등 국내 생산이 없는 품목 관세를 철폐해 국내 시장 영향을 최소화했다. 서비스 분야에서는 GCC 주요국의 영화·비디오 배급 서비스, 의료 서비스 등이 한국에 개방된다. 업무 목적의 GCC 국가 입국 및 체류 조건도 개선한다.
다만 양측 간 양허 균형을 맞추기 위해 가장 수입이 많은 원유는 관세 철폐 대상에서 제외했다.
한-GCC FTA는 우리나라가 체결한 25번째 FTA다. 지난 10월 타결된 한-아랍에미리트(UAE)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에 이어 한-GCC FTA 협상 타결까지 이뤄지면서 GCC와의 경제 협력이 강화될 기반이 마련됐다.
지난해 기준으로 GCC 6개국 전체의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9위 규모다. 한-GCC 간 교역액은 1026억달러로 중국, 아세안, 미국, EU에 이어 우리의 5번째 교역 대상이다.
안덕근 본부장은 “우리나라와 중동 간 협력 관계가 새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며 “GCC와 협력을 바탕으로 중동 전역과 인접한 아프리카 권역까지 산업 및 에너지·자원 협력을 집중적으로 추진해 통상과 산업·에너지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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