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한국무역협회는 ‘제4분기 무역업계 금융 애로 실태조사’ 결과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무협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무역업계의 자금 사정 변화와 애로를 조사하기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분기별 설문 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이번 조사는 무역업계 514개 사를 대상으로 12월에 실시됐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 분기 다소 완화됐던 수출기업의 금융 애로가 전반적으로 다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동결 및 인하 기대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자금 사정 어려움은 지속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4분기의 전반적 자금 사정에 대해 ‘매우 악화’, ‘다소악화’ 됐다는 응답은 각각 13.0%, 47.1%로 이를 합치면 10개 중 6개 기업이 자금 사정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외부 자금 조달 사정이 ‘어렵다’라고 응답한 기업은 49.6%로, 지난 분기(9월) 조사 대비 3.7%p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자금 사정 악화 원인으로 ‘원‧부자재 가격 상승’을 1순위로 꼽아 전 분기 대비 경기 침체 등 비용 상승에 따른 애로가 커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자 비용이 ‘영업 이익과 같거나 초과한다’라는 응답은 상반기에는 감소세(1Q 67.7%→2Q 49.8%)를 보였으나 하반기 다시 악화됐으며(3Q 51.5%→4Q 53.5%), 매출 규모 100억원 이하 기업군에서 해당 응답이 우세하게 나타나 중소기업일수록 고금리 부담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이 응답한 2024년 연간 종합 자금 사정 지수(TF-BSI)는 76.8로 부정적인 응답이 우세해 내년에도 기업들의 금융 애로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무협은 전했다. 해당 지수는 현재 대비 내년도 종합 자금 사정에 대한 전망으로, 기준치 100보다 높을 경우 긍정적으로, 100보다 낮을 경우 부정적으로 판단한다는 의미다.
내년도 1분기에 대한 전망 지수는 74.5로, 응답 기업은 이자 비용 수준 증가(67.9)를 가장 우려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은 “각종 금융 지원 대책과 기업의 매출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장기화가 누적되면서 기업들의 금융 어려움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면서 “수출 산업이 고금리와 금융 비용 부담으로 위축되지 않도록 정부와 금융권의 보다 세심한 정책집행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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