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올해 1~11월 판매량 1만5439대
中 LFP 배터리 부정적 인식에도… 모델 Y RWD 통했다
“반값 전기차 포문 연 것은 맞지만, 재활용 문제 고려해야”
올해 전기차 판매량이 크게 줄면서 ‘전기차 살 사람은 다 샀다’는 말까지 나오지만, 테슬라는 보기좋게 국내 시장 상황을 비켜갔다. 지난 8월 중국산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Y RWD 출시 이후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올해 수입차 연간 판매 3위 자리까지 노리고 있어서다. 사실상 전기차 판매량 감소는 테슬라를 제외한 타 브랜드의 판매량이 크게 줄어든 결과인 셈이다.
27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테슬라의 올해(1~11월) 판매량은 1만5439대로 집계됐다. 11월까지 판매량으로 보면 BMW, 벤츠, 아우디에 이어 판매 4위를 기록 중이다.
3위 아우디와의 판매 대수는 1000여대 수준으로, 12월 판매량이 아우디보다 1200대 이상 많을 경우 테슬라는 수입차 톱3에 처음으로 진입하게 된다. 지난 10월 아우디보다 약 1600대, 11월에는 2100여대 많이 판매했음을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특히 테슬라의 판매량이 주목되는 것은 지난해까지 빠르게 성장하던 국내 전기차 시장이 올 들어 위축됐다는 데 있다.
올해 전기 승용차 보급대수는 11월 말 기준으로 10만 485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1만 6433대)보다 1만 대 이상 줄었다. 상반기까지는 성장폭이 둔화했어도 전년대비 성장세를 유지했으나, 하반기들어 판매가 급감하면서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 가운데 테슬라는 전기차 성장세가 본격적으로 꺾이기 시작한 하반기부터 오히려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다. 테슬라의 올 하반기(7~11월) 판매량은 1만 1707대로, 상반기 판매량은 3214대에 불과했다.
이는 테슬라가 지난 8월 출시한 모델Y RWD의 영향이 컸다. 올해 모델 Y 단일모델의 하반기 판매량은 1만1059대로, 전체 테슬라 모델 중 84.8%를 차지했다. 국내에 진출한 모든 제조사의 전기차 가운데 하반기에만 1만대 이상 판매한 모델은 테슬라 모델Y가 유일하다.
테슬라는 모델Y RWD 출시 직후만 하더라도 중국산 LFP(리튬인산철)배터리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부정적 인식을 받아야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중국산 LFP 배터리 탑재 여부보다 가격 장벽이 전기차 구매를 가로막는 요인이었음을 증명하게 됐다.
테슬라 모델Y RWD는 기존 모델 대비 2000만원 가량 저렴해 보조금을 100% 받을 수 있는 대신 중국산 LPF 배터리를 탑재한 탓에 주행거리가 기존보다 100km 이상 짧아졌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100만원, 200만원 저렴해진 것이 아니라 2000만원이 저렴해지니 소비자들에게는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다”며 “중국산 LFP 배터리라는 리스크를 안고도 가격이 낮아지면 전기차 판매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준 ‘반값 전기차’의 시초 같은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LFP 배터리를 둘러싼 재활용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LFP 배터리는 NCM(삼원계) 배터리보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재활용을 할 때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는 LFP배터리를 땅에 묻는 방식으로 폐기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 교수는 “5~10년 후 폐차 수순을 밟는 전기차들이 쏟아져나올 때 재활용이 어렵다면 오히려 환경오염의 주범이 될 수 있다”며 “전기차의 가격을 낮출수 있는 것은 장점이지만, 전기차 보급만큼 중요한 것이 배터리 재활용이다. 차를 만들어 판매한 제조사가 배터리 재활용 문제로 인한 책임을 지도록 하는 환경 개선 부담금 정책 등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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