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전자의 러시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이 10% 초반까지 급락했다.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들이 마케팅 공세를 펼치며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삼성전자의 빈자리를 꿰차고 있다.
러시아 최대 이동통신사인 메가폰(MegaFon)이 26일(현지시간) 발표한 통합 소매 네트워크 기반 현지 스마트폰 판매량 분석 결과 삼성전자는 점유율 12%로 5위를 기록했다. 올해 점유율이 절반으로 감소하며 1위를 방어했던 작년과 달리 5위권 안을 턱걸이로 지켜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과 2022년 각각 점유율 39%와 24%로 1위를 수성했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작년 3월 초부터 러시아에 수출하는 제품 선적·판매를 중단하며 점유율이 하락했다. 낮아진 점유율에도 선두를 유지하는듯 했으나 2년 연속 러시아를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국에서 제외하며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갤럭시S23 시리즈는 물론 Z 폴드5, Z 플립5도 러시아에서 공식 판매하지 않았다.
삼성전자의 공백은 중국 브랜드가 채웠다. 1위는 점유율 20%의 리얼미가 차지했다. △아너(19.4%) △샤오미(19%) △테크노(17%)가 뒤를 이었다. 애플은 점유율 8%로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중국 기업은 저렴한 가격 기반 ‘가성비’ 스마트폰을 앞세워 판매량을 끌어올렸다. 가장 많이 판매된 스마트폰은 아너의 X6 6GB 모델이다. X6는 스마트폰 전체 시장은 물론 2만 루블(약 28만2000원) 이하 스마트폰 중에서 최대 판매고를 올렸다. 리얼미의 C30s와 아너 X8이 각각 2,3위를 차지했다.
단연 성장세가 두드러진 기업은 리얼미다. 리얼미는 지난 2021년 점유율 8%에서 2년 만에 12%p를 끌어 올리며 올해 선두를 차지했다. 작년에는 21%의 점유율로 3위를 기록했다. 올해의 경우 점유율은 소폭 하락했으나 순위에서 두 계단을 뛰어 오르며 최대 성과를 냈다.
삼성전자는 최근 러시아 마케팅 비용을 늘리며 현지 시장점유율 방어에 나서고 있다. 지난 9월 삼성전자가 소매·유통 파트너사에 판매촉진비 등 재정적인 지원을 재개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제품 가격의 1~10%를 지급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본보 2023년 9월 27일 참고 삼성전자 러시아 사업 재개하나...유통 파트너사에 재정 지원>
데이비드 보르질로프 메가폰 전략·영업 개발 부서 이사는 “스마트폰 업계의 거대 기업인 삼성과 애플은 점차 러시아 팬을 잃고 있다”며 “스마트폰 제품 배송은 정기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마케팅 활동 부족과 가격 상승으로 인해 타격을 받아 시장점유율이 크게 감소했다”고 밝혔다.
한편 메가폰은 자사와 자회사 스카르텔(Skartel·브랜드명 요타)의 스마트폰 소매 판매량을 종합 분석했다. 스카르텔은 4G/LTE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메가폰이 지난 2013년 인수한 통신회사다. 스카르텔 인수를 통해 다른 통신사 대비 4배 더 높은 평균·최고 속도를 지원할 수 있었다는 게 메가폰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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