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11월 글로벌 77만대 판매…국내 전체 하이브리드 판매는 30만대 돌파
현대차·기아 1991년 알파엔진 이어 2011년 병렬형 하이브리드시스템 개발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전 세계적으로 하이브리드차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005380]·기아[000270]가 올해 역대 최다인 77만대가량의 하이브리드차를 팔았다.
현대차·기아가 2011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독자 개발했던 선택이 하이브리드 시장 경쟁에서 앞설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1∼11월 국내에서 판매된 하이브리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포함) 차량은 모두 34만5천132대로 집계됐다. 국내 시장에서 한 해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이 30만대를 돌파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산차는 25만5천713대, 수입차는 8만9천419대가 각각 팔렸다.
이는 지난해 하이브리드차 판매량(21만1천304대)에서 40% 이상 증가한 수치로 올 한해 판매량도 역대 최대 기록을 쓸 것으로 보인다.
2016년만 해도 6만2천여대 수준에 불과했던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이 7년 만에 5배 가까이 성장한 셈이다. 하이브리드 인기가 12월 말까지 이어진다면 처음으로 디젤차 판매량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내 하이브리드차 성장세는 현대차·기아가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11월 누적 기준 현대차·기아는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한 76만7천대의 하이브리드차를 판매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25만4천258대를 팔았다. 전체 실적에서 하이브리드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1%에 달했다.
해외 시장에도 51만3천대(선적 기준)를 판매했다.
현대차·기아가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급성장을 이룬 데에는 30년 넘게 엔진 변속기 개발에서 쌓아 온 기계공학 노하우가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1991년 대한민국 최초의 독자 개발 엔진인 ‘알파엔진’을 시작으로 수없이 많은 엔진을 개발해 왔다.
2009년에는 완성차 업체로는 세 번째로 6단 자동변속기를 독자적으로 개발했고, 2011년 현대차·기아는 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된 쏘나타와 K5 하이브리드를 선보이기에 이르렀다.
2019년에는 엔진의 종합적인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여주는 ‘CVVD’ 기술도 세계에서 처음 내놓았다. CVVD는 엔진의 작동 조건에 따라 흡기 밸브가 열려 있는 기간을 최적화하는 기술이다.
하이브리드 양산 시스템이 갖춰진 이후에도 현대차·기아는 꾸준히 성능개선과 효율 증대를 도모해 왔다.
연비 향상을 위해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중량을 저감하는 한편 회생제동 개입 수준을 조절하는 패들 시프트(paddle shift)도 적용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도 직접 개발에 나서 지난 8월 출시한 싼타페 하이브리드에는 자체 개발한 배터리가 처음 탑재되기도 했다.
지난달 출시된 기아 카니발 하이브리드도 지금까지 현대차·기아가 확보한 모든 하이브리드 기술이 대거 적용돼 주목받았다.
현대차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코나, 기아 스포티지와 니로 등의 하이브리드 차종은 올해 유럽·미국 자동차 전문지로부터 호평받았다.
글로벌 하이브리드차 시장은 향후 수년간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하이브리드차 시장은 올해 19.2% 성장한 2천718억 달러(약 361조원) 규모에 달한다. 이 업체는 2030년까지 하이브리드카 시장이 연평균 7.3%씩 성장해 4천439억1천만 달러(약 589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급증하고 있는 하이브리드차 수요에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더 나은 운전 경험과 친환경 차량에 대한 다양한 선택의 폭을 제공하기 위해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기술 개발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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