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쇼핑’ 효과 저조…마케팅 비용 증가·수요 부진에 가전 적자 전망
삼성·LG, 새해 신제품 및 할인 이벤트로 4Q 실적 만회 나설 듯
국내 양대 가전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4분기 ‘연말 쇼핑 특수’ 효과를 톡톡히 봤을지 관심이 쏠린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으로 시작돼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10~12월 쇼핑 시즌은 가전업체에게 성수기로 꼽힌다.
애석하게도 시장 경쟁 심화로 인한 마케팅 비용 증가로 양사 매출은 다소 늘어나지만 영업이익은 대폭 감소했을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하다. 더 팔아도 남는 것이 없는 4분기를 만회하기 위해 삼성·LG는 새해 다양한 신제품 출시 및 판촉 이벤트로 수익 개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내년 1월 8~9일께 2023년 4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4분기는 항저우 아시안게임(9월 23일~10월 8일)으로 시작돼 중국 국경절 연휴(10월1일~7일), 중국 광군제(11월11일), 미국 블랙프라이데이(11월24일)를 거쳐 크리스마스까지 대형 이벤트가 줄줄이 이어졌다. 이 기간에는 통상 대규모 할인 행사를 하기 때문에 가전 구매 수요가 늘고 판매량도 증가한다. 가전업체로서는 놓칠 수 없는 기간이다.
그러나 4분기 대형 이벤트가 무색하게도 양사 실적은 크게 쪼그라들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반적으로 TV·가전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 기업간 치열한 마케팅 경쟁으로 이익폭이 크게 감소했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앞서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올해 글로벌 TV 출하량이 전년 보다 2.1% 줄어든 1억9700만대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고금리, 고물가 등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는 상황에서, 패널 가격마저 오르며 가전 브랜드들이 판촉 행사를 줄였을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성수기임에도 4분기 TV 출하량은 5455만대를 기록, 전년 동기와 견줘 1.7%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렇게 되면 출하량은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게 될 전망이다.
가전 시장 불황에 증권사들은 LG전자의 올 4분기 H&A(가전)·HE(TV) 사업 합산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대신·신한투자증권은 -840억원, IBK투자증권 -838억원, SK증권 -140억원, 키움증권 -92억원, 하나증권 2246억원으로 최근 리포트를 발행한 증권사들이 대부분 적자를 전망했다. 생활가전 부문 이익도 쪼그라들지만, TV 부문에서 더 크게 손실이 발생해 적자를 냈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키움증권은 4분기 부진을 “프리미엄 제품 수요 약세에 따른 믹스 약화와 마케팅 비용 증가”로 설명하며 “TV와 PC 등 IT 제품 수요 회복 속도가 미흡했다”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 역시 “수익성 부진 이유는 마케팅 비용 증가와 가전 수요 회복 지연”이라고 짚었다.
삼성전자도 LG전자처럼 저조한 성적을 받아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 4분기 CE(가전)·VD(영상) 사업 합산 영업이익 추정치는 키움증권 2520억원, BNK투자증권 2760억원이다. ‘적자불’이 켜진 LG전자 보다는 낫지만 저조하기는 마찬가지다. 2500~2700억원은 올 1분기(1900억원)에 이어 올 들어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BNK투자증권은 “소비경기 둔화에 따른 프리미엄 제품 수요 감소”를 이유로 들었다. 키움증권 역시 이 기간 삼성 TV 세트 출하가 1100만대로 전분기 보다는 200만대 가량 늘어나지만 ASP(평균판매단가)는 553 달러(약 72만원)로 올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많이 팔았더라도 남는 게 별로 없었을 것이라는 평가다.
4분기 저조한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삼성과 LG는 연말연초 TV·가전 판매에 힘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쇼핑 이벤트로 매출 규모를 늘리는 것은 물론, 수익성 개선을 위해 프리미엄 라인업 판매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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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역시 12월 올레드 TV, 스탠바이미 고, 트롬 건조기, 디오스 오브제컬렉션 식기세척기, 스타일러 등을 할인 판매하며 막판 고객 몰이에 나섰다. 신한투자증권은 “내년은 수요 회복에 따른 가전/TV 등 디바이스의 점진적 수요 개선에 따른 매출 회복, 물류·마케팅 등의 비용 효율화로 인한 수익성 개선 등이 주목할 포인트”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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