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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희 소신 발언에도…“제목부터가 문제?” ‘경성크리처’가 혹평 받는 이유 [이슈크래커]

이투데이 조회수  

(출처=왓챠피디아)

#일제강점기에 존재했던 미스터리한 괴물의 존재라는 참신한 소재 #‘스토브리그’, ‘수상한 파트너’ 등을 연출한 정동윤 감독과 ‘낭만닥터 김사부’, ‘제빵왕 김탁구’ 등을 집필한 강은경 작가의 만남 #‘박서준’, ‘한소희’, ‘위하준’, ‘수현’이라는 대세 배우 캐스팅 #‘700억’이라는 어마어마한 제작비.

참신한 소재에 믿고 보는 제작진, 매력적인 배우, 탄탄한 제작비까지. 넷플릭스 오리지널 ‘경성크리처’는 그야말로 기대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하반기 기대작’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경성크리처’ 시즌1이 공개된 이후 혹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역사’와 ‘괴물’이라는 참신한 소재가 아까운 구성·전개

(출처=왓챠피디아)

‘경성크리처’는 일제강점기 생존이 전부였던 두 청춘이 탐욕 위에 탄생한 괴물과 맞서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인데요. 일본 경찰의 애첩을 찾고 있는 경성 제일의 자산가 장태상(박서준 분)과 사라진 엄마를 찾는 토두꾼(실종된 사람을 찾는 이들을 일컫는 별칭) 부녀 윤채옥(한소희 분)과 윤중원(조한철 분)이 협력해 옹성병원에 잠입하며 겪는 일을 다루고 있습니다.

먼저, 경성크리처 공개 이후 가장 혹평을 받고 있는 부분은 ‘독립군 묘사 방식’입니다. 경성크리처를 시청한 많은 시청자들이 드라마 시청 이후 이야기 전개 과정에서 남자주인공인 태상을 돋보이게 하려고 주변 독립운동가들을 무능력하고 이기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점이 불편하다는 평을 내놓았는데요. 독립운동가인 준택(위하준 분)은 이야기가 전개되는 내내 독립군의 위치를 노출한다거나 독립군 조직도를 일본군에 제공하는 등 ‘민폐 행동’을 반복합니다. 다른 독립운동가들 역시 자신의 안위를 위해 모두를 위험에 빠뜨리는 민폐 행동을 벌이고요. 다양한 인간군상을 등장시키는 것은 창작자의 자유지만, 드라마가 일본의 비인간적인 생체실험과 조선인 핍박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을 품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굳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독립운동가들을 무능하고 이기적으로 그려냈어야 했냐는 것이죠. 실제로 존재하는 시대 위에 작가의 상상력을 쌓아 올린 역사물인 만큼 실제로 존재하는 수많은 이름 없는 ‘독립군’의 이미지를 훼손할 필요는 없었다는 아쉬움입니다.

또 ‘독립군 묘사 방식’에 대한 비판과 함께 일각에서는 ‘경성크리처’라는 제목부터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경성은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이 우리 수도인 서울을 조선총독부 칙령에 따라 마음대로 바꾼 명칭이기 때문이죠. 이에 역사학자들 사이에서는 ‘경성’이라는 단어가 식민지 도시의 낙인이 찍힌 단어이기에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역사 관련 논쟁은 채옥 역을 맡은 배우 한소희의 개념 발언에도 쉬이 꺼지지 않고 있습니다. 앞서 한소희는 24일 개인 SNS를 통해 “경성의 낭만이 아닌, 일제강점기 크리처가 아닌, 인간을 수단화한 실험 속에 태어난 괴물과 맞서는 찬란하고도 어두웠던 그때 그 시절 사람들의 이야기. 서로가 서로를 사랑으로 품어야만 단단해질 수 있었던 그해 봄”이라는 글과 함께 안중근 의사 및 경성크리처 사진을 공유한 바 있는데요. 반발하는 일본 팬들을 의식하지 않는 굳건한 역사의식으로 한국 팬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반면 때아닌 역사 논쟁에 불편함을 드러내는 시청자들 역시 존재합니다. 독립군 묘사나 작품 제목 등을 가지고 비판하는 것은 과도한 확대 해석이라는 입장입니다. 다큐멘터리가 아닌 작품인 만큼 작품은 작품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죠.

개연성은 괴물이 물어갔나…세 마리 토끼 잡으려다 모두 잡지 못한 경성크리처

(출처=왓챠피디아)

엉성한 개연성과 괴물 활용도 혹평 대상입니다. ‘시대상 구현’과 두 주연 간의 ‘러브라인’, 크리처물의 핵심인 ‘괴물 활용’까지 모두 챙기려다 하나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는 평이 우세한데요. 시청자들은 시대적 분위기를 더할 조명이나 세트도 아쉽고 극 중 태상과 채옥 사이 미묘한 감정이 오고갔음은 분명하지만, 이 둘의 감정 교류에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태상 역을 맡은 배우 박서준이 “상황이 절제된 멜로로 표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것을 잘 유려하게 표현하면 분위기가 다 만들어줬다고 생각한다”라며 “한소희의 눈빛만 봐도 서사가 느껴지더라”라고 예고한 것과 달리 시청자에게는 두 사람의 서사가 충분히 전해지지 않은 모양입니다.

(출처=넷플릭스 코리아)

많은 장르물 애청자들이 기대했던 ‘괴물’ 활용에 대한 아쉬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경성크리처의 괴물이 또 다른 넷플릭스 오리지널 크리처물 ‘스위트홈’의 괴물과 같은 스튜디오에서 만들어졌다는 소문에 신선한 괴물을 기대했던 크리처물 마니아들은 기대 이하인 괴물의 모양새에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왓챠피디아에 감상평을 올린 한 시청자는 “(평소) 괴물 잘 못 보는 내가 안 무섭게 볼 정도면 크리처물로서도 실패한 게 아닌가”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너무 늦게 등장한 괴물이 신파에 의해 금세 휘발된 점도 아쉬운 점으로 꼽힙니다. 시리즈 제목에 ‘크리처’가 들어간 것 치고 괴물의 비중이 작았다는 것이죠. 미국 대중문화 전문 매체 콜라이더 역시 “잘 설계된 괴물의 등장은 하이라이트지만, 나머지는 임팩트가 부족하고 괴물을 온전히 활용하지 못했다”라는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주제의식은 반짝인다, 시즌2에 걸어보는 기대

(출처=넷플릭스 코리아)

경성크리처에 대한 아쉬움으로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 ‘경성 스캔들’이나 ‘미스터 선샤인’, 영화 ‘암살’ 등을 떠올리는 시청자들도 있었습니다. 해당 작품들은 감각 있는 시대상 연출과 설득력 있는 서사로 깊은 여운을 남기는 데 성공했기 때문인데요.

이렇듯 경성크리처가 호평 받고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은 경성크리처에 대해 “괴물의 초자연적인 요소를 사용해 비인간적인 생체실험, 식민지화, 세계대전의 순수한 공포를 전달했다”라고 극찬하며 실제 역사와 영화 속 사례를 비교하는 등의 분석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당시 일본이 식민지국에 행한 비인간적인 전쟁범죄인 생체실험을 치명적인 살상능력을 가진 ‘괴물’과 연결해 비판했다는 점이 매우 참신하고 의미 있는 시도라는 것인데요. 시즌1을 두고 이어지는 혹평에도 불구하고 ‘반짝이는 주제의식’과 ‘믿고 보는 배우들의 열연’은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을 버릴 수 없는 이유입니다. 경성크리처 시즌2가 시즌1의 아쉬움을 만회할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

이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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