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중국 게임시장 회복 불투명…콘텐츠 공급 확대는 지속”
“1인당 과금액 큰 MMORPG·수집형 RPG 영향…선별적 대응 필요”
(서울=연합뉴스) 이웅 송은경 기자 = 증권사들이 중국 당국의 온라인 게임 산업에 대한 새로운 규제로 내년 중국 게임 시장의 회복이 불투명해졌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 시장에 진출한 국내 게임사들의 수익 악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나, 주된 타깃이 되는 게임 장르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6일 보고서에서 “중국 정부가 또다시 자국 내 게임 산업 규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내년도 중국 게임 시장의 회복 기대감은 불투명해졌다”고 분석했다.
중국 국가신문출판방송총국(광전총국)은 이용자 지출 한도 설정, 유도성 보상 설정 금지, 확률형 아이템의 미성년자 제공 금지를 통해 게임 이용자들 대상의 과금 유도 행위를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 온라인 게임 규제 초안을 지난 22일 발표했다.
중국 게임산업은 최근 몇 년간 중국 정부의 고강도 규제 여파로 성장세가 꺾였다 올해 판호 발급 확대 등 규제 완화로 회복세를 보였는데, 이번 규제로 다시 제동이 걸리게 됐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0.3% 역성장했던 중국 게임 시장 규모는 올해 14% 성장한 3천30억위안(약 55조원)로 전망된다.
정 연구원은 “중국 내 게임들은 배틀패스, 확률형 아이템 등의 BM(수익모델)을 통한 수익이 크게 감소하게 되고, 특히 상대적으로 ARPU(유저 1명당 지불하는 금액)가 높은 RPG(역할수행게임)들은 더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윤예지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규제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게임 장르는 1인당 과금액이 큰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로 판단하며 게임별로 영향 여부를 판단해 선별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이어 “게임별 충전 한도 설정 방법 및 충전 한도의 적용주기 등 세부 사항은 미정이나 해당 조항에 민감도가 높은 게임에는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규제안 발표 당일 텐센트(-16%), 넷이즈(-28%) 등 중국 게임사들의 주가가 수익 악화 우려로 급락하자, 광전총국은 이튿날 초안을 신중하게 보완하겠다며 규제 완화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규제안은 내년 1월 확정될 예정이다.
이로 인해 중국 시장에 진출한 국내 게임사들에 대한 우려도 불거졌다. 데브시스터즈[194480](-14.9%), 크래프톤[259960](-13.8%), 위메이드[112040](-13.3%), 넷마블[251270](-5.6%) 등 국내 게임주들도 당일 동반 급락했다.
반면 국내 게임사들은 이번 규제의 주된 타깃이 아니어서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신규 규제안은 P2W(Pay to win·이기기 위해 돈을 쓰는 방식) 성향이 짙고 확률형 BM이 과한 MMORPG 및 수집형 RPG를 주 타깃으로 하고 있다”며 “해당 BM 게임으로 중국에서 유의미한 매출을 올리고 있는 국내 상장 게임사가 실질적으로 없다는 점에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게임 업종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하며 최선호주(톱픽)로 크래프톤과 웨메이드를 추천했다.
국내 게임사들이 중국 당국이 규제안과 별개로 발급한 외자 게임 판호를 획득한 점도 주목된다. 이번에 엔씨소프트[036570]는 ‘블레이드앤소울2’, 위메이드는 ‘미르M’,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X’의 판호를 획득했다.
임 연구원은 “중국의 신규 콘텐츠 공급 확대 기조는 향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유저 친화적 BM을 지닌 대작들의 등장과 라이트 유저의 증가를 통한 게임 산업의 성장세가 다시금 확인되기 전까지 국내외 콘텐츠 공급을 더욱 확대해 산업 위축을 막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abullapia@yna.co.kr, no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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