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스프레이로 연이틀 훼손당한 경복궁 담벼락 복구·공개 시점이 공개됐다.
26일 문화재청은 지난주 강추위로 인해 중단했던 경복궁 담벼락 낙서 복구 작업을 이날 오전 재개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29일까지 세척·색 맞춤 등 후반 작업과 전문가 자문 등을 마친 뒤 내년 1월 4일 복구된 담벼락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4대 궁궐과 종묘, 조선왕릉의 내부에 있는 낙서 현황을 파악한 결과, 건물의 기둥과 벽체 등에 연필이나 유성펜, 수정액, 뾰족한 도구 등이 사용된 낙서 등을 다수 확인했다”며 “이 낙서들은 수시로 제거하고 상시 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별도의 보존 처리가 요구되는 낙서는 전문가 검토 등을 거쳐 조속히 제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16일과 17일 가로 길이만 약 44m 이상 경복궁 담벼락 일대가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됐다. 16일 ‘○○○티비’, ‘영화 공짜’ 등을 적었던 범행의 용의자는 10대 2명으로 신원 미상의 인물로부터 텔레그램을 통해 “일하면 300만 원을 주겠다”는 글을 보고 연락해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전날 훼손된 담벼락에 붉은색 스프레이로 특정 가수와 앨범 이름을 적는 범행을 저지른 20대는 22일 구속됐다.
이들의 범행으로 문화재청은 국립고궁박물관과 국립문화재연구원 보존 처리 전문가 등 20명이 화학 약품 처리, 레이저 세척 등 복구 작업에 투입했으며 물감이 석재에 스며드는 것을 막기 위해 민간에서 장비 3대를 대여했다. 장비 대여비에만 하루 약 450만원이 드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문화재청은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구상권 청구를 검토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문화재 외곽 순찰 인력을 늘리고 외곽 경계를 모니터링하는 폐쇄회로(CC)TV 등을 설치해 보다 견고한 방재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내년 1월 4일 복구된 경복궁 담벼락 공개와 함께 문화유산의 훼손 행위에 대한 체계적 조치와 재발 방지 등을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국가 유산에 낙서하는 행위는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는 범죄라는 사실을 널리 알리기 위해 홍보와 교육도 강화할 예정이다. 궁궐과 종묘, 조선왕릉에 이달 29일까지 낙서행위 금지를 알리는 안내 배너를 설치하고 안내 책자에도 관련 내용을 싣기로 했다. 또 관람 해설과 안내 방송 등을 통해 인식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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