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메뉴 바로가기 (상단) 본문 컨텐츠 바로가기 주요 메뉴 바로가기 (하단)

[칼럼] 부풀려진 부동산 성공 스토리를 경계하라

아시아투데이 조회수  

KakaoTalk_20231221_102602124_01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한 사람의 죽음은 비극이고, 100만명의 죽음은 통계에 불과하다.”

잔혹한 숙청을 서슴지 않았던 옛 소련의 스탈린은 이렇게 말했다. 추상화된 죽음의 통계는 그냥 숫자일 뿐이다. 하지만 내 앞에서 일어나는 한 사람의 생생한 죽음은 너무나도 큰 슬픔으로 다가온다.

우리는 통계에는 둔감하고 이야기에는 민감하다. 이야기는 아무래도 이성적이기보다는 감성적일 것이다. 이야기는 기쁨과 분노, 슬픔, 고통에 쉽게 움직이는 우리의 본성에 호소한다.

미국 매사추세츠대학교 토머스 키다 교수는 “지적인 사람도 이야기만 들으면 두 눈을 반짝인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통계학자가 아니라 이야기꾼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우리의 두뇌는 에피소드 같은 이야기를 오래 기억한다. 이야기 방식으로 저장하면 나중에 꺼내기도 쉽다. 단어를 잘 암기하는 사람은 기억을 이야기식으로 엮어 이미지로 저장한다. 딱딱한 플라스틱 물건을 팔 때도 그 물건을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가 섞이면 훨씬 잘 팔린다.

요즘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셰어하우스(share house)’도 ‘이야기’가 매개된다. 셰어하우스는 입주자가 한 집에서 거실, 주방, 식당, 욕실을 공유하면서 사는 주택이다. 독신자들의 외로움을 달랠 수 있으면서도 비싼 월세 비용을 서로 나눠 낼 수 있는 것이 매력이다.

셰어하우스는 원룸 주택에 인기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신촌 하숙’을 섞은 것이다. X세대나 386세대에게 ‘신촌 하숙’이 그리운 것은 맘껏 먹을 수 있는 밥보다 허물 없이 나누던 동료들과의 정겨운 이야기 때문이다. 갈수록 개인화되는 삭막한 도시에서 셰어하우스에서 나누는 이야기는 고독을 이기는 면역제다. 생면부지의 사람도 밥을 같이 먹고 정을 나누다 보면 한 가족이 된다. 이른바 한솥밥의 힘이다. 셰어하우스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1인 가구의 주거 불안을 해결할 방안으로 떠오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는 물건을 살 때도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현대차를 살까, 기아차를 살까, 아니면 외제차를 살까’ 고민하는 사람에게 결정적인 정보가 되는 것은 주위 사람들이 건네는 귀띔이다. 수천 명의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조사한 만족도 통계는 참고자료일 뿐이다. 만약 옆자리에 앉아 있는 동료로부터 내가 사려는 차량의 서비스가 형편없다든가, 에어컨 기능이 약하다든가 하는 말을 들으면 이내 포기하고 만다.

인간이 주변의 주관적인 경험담에 쉽게 움직이는 것은 그만큼 비합리적인 구석을 많이 갖고 있다는 증거다. 어찌 보면 그런 모습이 인간적인 면모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이야기에 때로 열광하고, 때로 절망해 눈물을 흘린다. 하지만 이야기에 취하다 보면 가끔은 판단이 흐려진다. 즉 이야기에만 너무 쏠릴 때 왜곡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특히 요즘 부동산 정보의 유통채널로 자리잡은 SNS에서 성공 투자 이야기를 들었다면 일단 주의해야 한다. 일단 실제보다 과장된 자화자찬 성공담일 가능성이 있다. 자신의 실패담을 돈 벌이를 위해 마케팅하는 일은 드물다. 그리고 SNS에서 고수가 제공하는 귀뜸 정보 역시 정제되지 않은 거친 정보일 가능성이 크다. 이른바 ‘카더라 통신’의 한계일 수 있는 것이다. 이미 오를 때로 올라 새로 투자하기에는 이미 늦었을 수도 있다. 입소문으로 부풀려진 성공 스토리의 함정을 경계해야 한다.

아시아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댓글0

300

댓글0

[경제] 랭킹 뉴스

  • 올림픽 맛있게 응원하자…집관족 취향저격 ‘올림픽 에디션’
  • 질병청 '성인 패혈증 초기치료지침' 첫 발간
  •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 93.7%...1년 11개월 만에 최고점 찍었다
  • 불량 자재 탓에 에어컨 없이 폭염 견디는 송도 '송일국 아파트'
  • 불량 자재 탓에 에어컨 없이 폭염 견디는 송도 '송일국 아파트'
  • 8월 극장가 '재개봉 러시'…인생영화 다시 스크린으로

[경제] 공감 뉴스

  • 케이뱅크, MY체크카드 90만장 넘었다..."인뱅 유일 K 패스 기능 탑재"
  • 삼정KPMG “디지털 헬스케어 활성화에 슬립테크 부상”
  • "‘용인 스마일 보이’ 우상혁이 웃었다"...이상일 용인특례시장, 높이뛰기 우상혁 선수 '응원'하고 '격려'
  • ‘나는 솔로’ 21기 최종 선택 대반전…순자, 영철 직진에도 선택 포기
  • 삼성자산운용, 공식 유튜브 채널 정보 시리즈 인기몰이
  • NH농협은행, 농촌 학생들과 '초록사다리 여름캠프' 개최

당신을 위한 인기글

  • [오늘 뭘 볼까] 우리 마음도 들여다봅시다..시리즈 ‘맵다 매워! 지미의 상담소’
  • “트립닷컴 선정 부산 명소 베스트 5” 여행객들이 뽑은 11월 부산 여행지 추천
  • “오픈카가 이렇게 빠르다고?”.. 전 세계를 놀라게 한 車, 반전 정체에 ‘깜짝’
  • ‘인천 공항 맛집’ 공항에서 즐기는 인천 맛집 BEST 3추천
  • “EV6 베꼈네!” 전고체 배터리 달고 현대기아 이긴다는 차세대 전기차
  • “오토홀드 맹신하다 봉변!” 벤츠 전기차 건물로 돌진해 4명 부상
  • “아파트 단지 지나는데 통행료?” 부산시 남구에서 벌어진 황당한 사연
  • ‘방치했다가 대참사’.. 겨울철 자동차 필터, 무시했다간 목숨도 위험?
//php echo do_shortcode('[yarpp]'); ?>

함께 보면 좋은 뉴스

  • 1
    걸어다니는 털달린 핫도그

    뿜 

  • 2
    유통기한이 지난 햄을 먹은 호머

    뿜 

  • 3
    지창욱이 최근에 했다는 당근거래 품목

    뿜 

  • 4
    "환자 생명보다 돈이 좋아"…'마약 의사' 역대 최다 전망

    뉴스 

  • 5
    '투헬 보고 있나?'…'맨시티 폭격' 매디슨, 평점 10점 만점 맹활약

    스포츠 

[경제] 인기 뉴스

  • 올림픽 맛있게 응원하자…집관족 취향저격 ‘올림픽 에디션’
  • 질병청 '성인 패혈증 초기치료지침' 첫 발간
  •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 93.7%...1년 11개월 만에 최고점 찍었다
  • 불량 자재 탓에 에어컨 없이 폭염 견디는 송도 '송일국 아파트'
  • 불량 자재 탓에 에어컨 없이 폭염 견디는 송도 '송일국 아파트'
  • 8월 극장가 '재개봉 러시'…인생영화 다시 스크린으로

지금 뜨는 뉴스

  • 1
    변우석, 잊지 못할 2024년 '소나기' 라이브로 피날레

    연예&nbsp

  • 2
    의협 새 비대위, 개혁신당과 만난다지만…“해법은 깜깜”

    뉴스&nbsp

  • 3
    [ET현장] 조용필, '55년 국민오빠, 늘 바운스하게 그래도 돼'…2024 콘서트 시작(종합)

    연예&nbsp

  • 4
    침묵하는 한동훈… 한국일보 “정치력 부재, 내로남불 소리 나와”

    뉴스&nbsp

  • 5
    테러 위협도 못 막은 던전앤파이터 팬心, '고봉밥' 업데이트로 '정상화' 그 이상

    차·테크&nbsp

[경제] 추천 뉴스

  • 케이뱅크, MY체크카드 90만장 넘었다..."인뱅 유일 K 패스 기능 탑재"
  • 삼정KPMG “디지털 헬스케어 활성화에 슬립테크 부상”
  • "‘용인 스마일 보이’ 우상혁이 웃었다"...이상일 용인특례시장, 높이뛰기 우상혁 선수 '응원'하고 '격려'
  • ‘나는 솔로’ 21기 최종 선택 대반전…순자, 영철 직진에도 선택 포기
  • 삼성자산운용, 공식 유튜브 채널 정보 시리즈 인기몰이
  • NH농협은행, 농촌 학생들과 '초록사다리 여름캠프' 개최

당신을 위한 인기글

  • [오늘 뭘 볼까] 우리 마음도 들여다봅시다..시리즈 ‘맵다 매워! 지미의 상담소’
  • “트립닷컴 선정 부산 명소 베스트 5” 여행객들이 뽑은 11월 부산 여행지 추천
  • “오픈카가 이렇게 빠르다고?”.. 전 세계를 놀라게 한 車, 반전 정체에 ‘깜짝’
  • ‘인천 공항 맛집’ 공항에서 즐기는 인천 맛집 BEST 3추천
  • “EV6 베꼈네!” 전고체 배터리 달고 현대기아 이긴다는 차세대 전기차
  • “오토홀드 맹신하다 봉변!” 벤츠 전기차 건물로 돌진해 4명 부상
  • “아파트 단지 지나는데 통행료?” 부산시 남구에서 벌어진 황당한 사연
  • ‘방치했다가 대참사’.. 겨울철 자동차 필터, 무시했다간 목숨도 위험?

추천 뉴스

  • 1
    걸어다니는 털달린 핫도그

    뿜 

  • 2
    유통기한이 지난 햄을 먹은 호머

    뿜 

  • 3
    지창욱이 최근에 했다는 당근거래 품목

    뿜 

  • 4
    "환자 생명보다 돈이 좋아"…'마약 의사' 역대 최다 전망

    뉴스 

  • 5
    '투헬 보고 있나?'…'맨시티 폭격' 매디슨, 평점 10점 만점 맹활약

    스포츠 

지금 뜨는 뉴스

  • 1
    변우석, 잊지 못할 2024년 '소나기' 라이브로 피날레

    연예 

  • 2
    의협 새 비대위, 개혁신당과 만난다지만…“해법은 깜깜”

    뉴스 

  • 3
    [ET현장] 조용필, '55년 국민오빠, 늘 바운스하게 그래도 돼'…2024 콘서트 시작(종합)

    연예 

  • 4
    침묵하는 한동훈… 한국일보 “정치력 부재, 내로남불 소리 나와”

    뉴스 

  • 5
    테러 위협도 못 막은 던전앤파이터 팬心, '고봉밥' 업데이트로 '정상화' 그 이상

    차·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