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현대해상의 ‘쌍두마차’ 조용일 대표이사 부회장과 이성재 대표이사 사장이 내년 재도약을 위해 신발끈을 꽉 조인다. 당기순이익 2위로 다시 올라서기 위해 ‘절치부심’의 각오를 다지고 있다.
두 수장의 목표는 수익 극대화다. 수익성 상품 공급과 시장 공략 등 전사 역량을 CSM(보험계약마진) 증대에 집중할 계획이다. 다만 현대해상은 주요 손해보험사 중 실손의료보험 손해율이 높고, 경쟁사들도 CSM 확대에 사활을 건 만큼 반전이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전략통’인 조 부회장이 회사를 총괄하며 영업전략을 세우고, 해외·디지털 내공을 쌓은 이 사장은 미래 성장과 내실 다지기 역할을 각각 맡아 시너지를 낼 방침이다. ‘어린이보험 명가’로서 아동·청소년을 위한 상생 금융도 지속 추진한다.
새 먹거리 확보에도 힘을 쏟는다. 정몽윤 회장의 장남인 정경선 전무가 CSO(최고 지속가능 책임자)를 맡아 디지털 스타트업 투자를 통한 새 사업모델 발굴에 나선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의 내년 핵심 경영 전략은 장기 손익 개선을 위한 CSM 전략 강화다. 이를 위해 최근 ‘CSM전략TF(태스크포스)’를 신설했다.
조용일·이성재 대표는 올해 도입한 새 회계기준(IFRS17)에서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CSM을 끌어올려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 2위 탈환을 염두에 둔 전략이란 해석이다.
현대해상은 2019년부터 당기순이익 기준 업계 4위다. 최근 3년간 매출과 순익은 지속 성장했으나, 메리츠화재 등 경쟁사들이 장기인보험에 집중하며 공격적인 영업에 나선 탓이다. 현대해상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78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했다. 3분기 누적 CSM은 8조8670억원이다. 업계 1위인 삼성화재(13조2590억원)와 4조원 이상 차이가 난다.
두 대표는 CSM을 높일 수 있는 수익성 중심의 상품 공급과 어린이·고령·유병자 시장의 확장에 주력할 계획이다. 상품 라인업 다양화 및 심사간소화 등 보장성, 편의성 측면의 비가격요소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또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질병 트렌드 분석 등 다양한 상품을 연구·개발한다.
조 부회장은 영업 전략을 진두지휘하며 회사의 성장을 이끌어 온 만큼 현대해상의 재도약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 사장은 모빌리티와 디지털 경쟁력, 해외 시장 개척 등 회사의 중장기적 성장 기반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현대해상은 1976년 일본지사 설립을 시작으로 미국, 중국 등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내년엔 동남아와 유럽 등 신규 진출 지역을 검토할 예정이다.
1958년생인 조 부회장은 현대건설 출신이지만 1988년부터 현대해상에 30년 이상 몸담았으며 기업보험부문장, 부사장,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거쳐 2020년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1960년생인 이 사장은 1986년 현대해상에 입사한 후 미국지점장, 일본지사장, CCO, 현대C&R 대표 등을 거쳐 2020년 대표이사에 올랐다.
특히 미래 성장 동력 발굴에 화력을 집중한다. 두 대표와 더불어 정몽윤 회장의 장남인 정경선 전무가 CSO를 맡아 새 먹거리 확보에 나선다. 자사의 디지털파트너센터를 통해 새로운 사업모델과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스타트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현대해상은 ‘차봇모빌리티’라는 자동차 관련 서비스를 하나로 묶는 보험 상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관건은 손해율 관리다. 현대해상은 어린이보험, 실손보험 등 시장점유율이 높아 손해율이 경쟁사 대비 높다. 이로 인해 보험금, 사업비 등의 예실차(예상과 실제의 차)도 마이너스다. 실제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금액을 지출했다는 의미다. 그나마 올 2분기 마이너스 940억원에서 3분기 마이너스 474억원으로 크게 줄였다. 신지급여력비율은 3분기 172%로, 상위사(200% 이상) 대비 다소 낮다. 현대해상은 내년에도 신계약 유입 등으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생 금융도 지속 추진한다. 현대해상은 아동·청소년을 위한 학교폭력 예방 프로젝트, 1대 1 돌봄 및 놀이교실을 제공하는 ‘마음 쉼표’ 등과 함께 지역 병원에 도서관을 구축하는 ‘도서관 마음心터’를 운영하고 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내년 장기 인보험 시장은 무헤지, 업셀링(좀 더 좋고 비싼 제품을 사도록 유도) 등 보험료 경쟁이 지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당사는 CSM 기반의 매출전략으로 고수익상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채널별로 차별화된 전략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