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두고 엇갈린 행보
26일 한동훈 입당 vs 27일 이준석 탈당
‘새로운 보수 정립’ 영건 세대 과제
국민의힘으로 대표되는 보수 진영이 낡은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영건 세대’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789세대(70~90년대생)로도 불리는 영건의 대표 주자는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다. 비슷한 시기 두 사람은 국민의힘에서 ‘입당’과 ‘탈당’이라는 반대의 선택을 하게 된다. 한 전 장관은 26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공식 임명돼 정치에 입문한다. 반면 27일 탈당을 예고한 이 전 대표는 신당을 창당한다. 이 전 대표는 22일 언론 인터뷰에서 “신당 당명은 가칭 ‘개혁신당’으로 하고 본 창당 시 사용할 이름도 정했다”고 밝혔다.
선택지는 다르지만 두 사람이 받아든 과제는 같다. 과거 반공ㆍ권위주의 시대의 강경 보수를 퇴장시키고 새로운 보수를 정립할 수 있는가다. 익명을 요구한 학계 관계자는 “과거 김영삼 전 대통령이 자유주의 젊은 보수를 이끌었던 때와 비슷한 역할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윤재옥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21일 기자회견에서 “한 장관은 가장 젊고 참신한 비대위원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비대위원장 지명 기준에 대해 “청년층과 중도층의 공감대를 이끌고 보수 지지층도 재결집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 전 장관은 청년층을 위주로 비대위원 인선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기존 정치인들이 아닌 789세대의 젊은, 잘 모르는 숨은 보석 찾기에 나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새로운 정치신인을 대거 영입해 쇄신의 물꼬를 트겠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한 전 장관의 등판은 긍정적 영향을 부르고 있다. 21~22일 시행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은 41.6%, 국민의힘은 39%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전주 대비 민주당은 3.1%포인트(p) 떨어졌고, 국민의힘은 2.3%p 올랐다. 여론조사 진행 당시 한 전 장관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지명되는 과정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한 전 장관의 등판이 지지율 상승을 이끌었다고 해석됐다.
국민의힘의 경우 전통적 보수 지지층인 대구·경북(4.5%p↑), 60대(6.4%p↑) 등에서 큰 폭으로 오름과 동시에 대전·세종·충청(6.0%p↑), 서울(4.9%p↑), 30대(5.9%p↑), 20대(5.9%p↑) 등에서도 상당한 지지율 상승이 나타났다.
‘한동훈 비대위’는 29일 비대위원 인선을 완료하고 새해 첫날 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공식 활동에 들어갈 전망이다.
영건 세대의 또 다른 주자인 이 전 대표는 27일 기자회견을 통해 탈당을 선언할 예정이다. 이후 필요한 절차를 거쳐 약 2주 뒤 신당을 창당한다는 계획이다. 이 전 대표는 23일 언론 인터뷰에서 “정책의 틀을 보수 안에 가둬놓지 않겠다”며 “철학이나 이념은 마음속에 담아두되 어떤 의제를 다룰 것이냐가 더 중요하다. 성역 없이 의제를 다룰 정당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존 보수 개념에서 확장된 영역으로 나아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 인사로 분류되는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허은아 의원(비례대표), 이기인 경기도의회 의원 등이 신당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희망’ 양향자 대표, ‘새로운 선택’ 금태섭 등 제3지대 정당들과도 연대할 전망이다.
‘이준석 신당’의 확장 가능성은 여론조사에서 드러나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에브리씨앤알이 12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총선에서의 지지 후보를 물은 결과 국민의힘 후보 31.4%, 더불어민주당 후보 38.4%, 이준석 신당 후보 11.4%의 득표율을 각각 얻었다. (95% 신뢰수준 ±3.1%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특히, 지역별로 봤을 때 광주·전남·전북(15.1%), 서울(14.1%), 경기·인천(8.0%) 등에서 지지율이 높게 나타났다.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에서도 12.2%를 기록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