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회 따라 매년 1월 7일 기념했지만
‘러시아 지우기’ 일환으로 변경
러시아, 크리스마스이브에도 우크라 곳곳 공격
우크라이나가 자국 역사상 처음으로 12월 25일을 크리스마스로 맞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크리스마스 메시지를 통해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24일(현지시간) 독일 dpa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크리스마스를 기념해 진행한 대국민 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결국 어둠은 지고 악은 패배할 것”이라며 “이것이 우리의 공통된 목표이자 소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휴 기간 모든 나라가 우크라이나의 자유와 승리를 위해 함께 기도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연휴에도 참호에서 전투 중인 우크라이나군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들 모두는 우크라이나의 수호천사이자 빛의 전사들”이라며 “그들은 기적이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정교회 영향으로 매년 1월 7일을 크리스마스로 기념했다. 전 세계 대부분 국가가 12월 25일을 기념하지만, 오랜 기간 러시아 영향을 받아온 우크라이나 정교회에 따라 해당 날짜를 고수했다. 그러나 전쟁 후 당국이 러시아 영향력 지우기에 나섰고, 7월 법 개정을 통해 올해부터 12월 25일을 크리스마스로 기념하기로 했다. 이는 1917년 이후 처음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당시 법안에 서명하면서 “크리스마스와 관련해 우크라이나인들이 러시아의 유산을 포기하는 것을 허용한다”고 선포했다.
그러나 이 같은 변화에도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을 치르는 데 있어 여러 난관에 봉착했다. 전날 뉴욕타임스(NYT)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물밑에서 휴전 협상을 타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NYT는 “푸틴 대통령은 최근 비공식 채널을 통해 협상 준비가 돼 있다는 기존과 다른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며 “적어도 9월부터 중개인을 통해 현재 전선에서의 휴전에 개방적이라는 신호를 보내왔다”고 전했다.
이 같은 내용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놓고 내분을 보이는 미국과 유럽에 차선책이 될 수 있으며 모든 영토를 수복하겠다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계획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더군다나 최근 우크라이나에서 국방부를 둘러싼 각종 부패 스캔들이 터지면서 서구권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한편 러시아는 크리스마스이브인 이날에도 우크라이나 각지에 포격을 가하고 드론 공격을 퍼부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밤새 15차례의 드론 공격이 있었고 이 가운데 14대가 미콜라이우와 자포리자, 키로보흐라드 등에서 격추됐다고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남부 헤르손에서 거주하던 주민 4명이 사망했다. 또 15세 어린이를 포함해 9명이 다치고 주택과 민간 의료시설에 화재가 발생했다. 이 밖에도 북부 하르키우 도시와 마을 20곳에 포격이 가해져 2명이 다치는 등 곳곳에서 부상자 소식이 전해졌다.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엑스(X)에 “적들이 우리 국민을 죽이고 우리 영토에 남아있는 한 휴일은 없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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