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전문가 칼럼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거듭났다.
지난 21일 국민의힘 지도부는 총선을 진두지휘할 당의 간판으로 한동훈 전 장관을 선택했다. 검사의 길을 끝내고 정치인으로 전격 탈바꿈되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김기현 전 대표가 대표직을 사퇴한 이후 열린 국민의힘 비상 의원 총회에서 총선을 진두지휘할 비대위원장 후보로 한동훈 전 장관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높은 인지도와 참신성을 갖춘 한 전 장관이 위기에 빠진 당을 구원할 투수로 적격이라는 주장이었다.
국민의힘 원로 그룹에서도 차기 비대위원장 선정 논의를 한 결과 ‘한동훈 외에 대안이 없다’는 인식이 뚜렷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비주류에선 한 장관에 대해 거친 반대의 목소리도 나왔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당내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비상대책위원장에 임명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복잡한 정치국면에 정치력이 확인된 사람이 비대위원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 경험이 없고 아직 총선 출마 선언조차 하지 않은 한 비대위원장이지만 대중적인 영향력은 국민의힘의 어떤 정치인보다 더 강력하다. 한국여론평판연구소(KOPRA)가 자체 조사로 지난 20~21일 실시한 조사에서 ‘차기 대통령감으로 누가 더 적합한지’ 물어봤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조사 시점에는 법무부 장관)이 적합하다는 의견이 45%로 나왔고 이재명 대표라고 응답한 비율이 41%로 집계됐다. ‘둘 다 대통령감이 아니다’라는 응답은 12%로 나타났다. 서울에서는 적합도가 한동훈 50%, 이재명 35%로 나타났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 평가 지표가 고전하고 있는 부산울산경남에서도 한동훈 52%, 이재명 33%로 나왔다.
이 조사만 놓고 보면 한 비대위원장이 거의 윤석열 대통령을 대체한 수치로 도출되고 있다. 일각에서 한 비대위원장의 중도 외연 확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이번 조사에서 중도층이나 무당층 또한 한 비대위원장과 이 대표의 경쟁력이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다. 한 비대위원장은 호감도에서도 오차 범위 내에서 이 대표를 앞섰다. 한동훈 비대위원장 47%, 이 대표는 42%로 집계됐다. ‘둘 다 비호감’이라는 답변은 8%였다. 여성 응답자층의 호감도는 한동훈 49%, 이재명 43%로 조금 더 벌어졌다. 윤 대통령의 충청권 이미지가 최근 들어 삐거덕 거리는 상황이지만 한 비대위원장의 충청권 호감도는 48%로 이 대표를 10%p(포인트) 앞서는 결과로 나왔다.
빅데이터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리고 있을까. 빅데이터 심층 분석 도구인 오피니언라이브 캐치애니(CatchAny)로 지난 12월 18~23일 기간 동안 빅데이터 언급량을 파악해 보았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8758건이고 총선은 9044건으로 거의 비슷했다. 한 비대위원장이 지명된 것으로 알려진 21일에 빅데이터 언급량이 2510건으로 가장 높았다(그림1).
한 비대위원장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는 ‘장관’, ‘위원장’, ‘국민의힘’, ‘정치’, ‘민주당’, ‘법무부’, ‘특검’, ‘국민’, ‘윤석열’, ‘김건희’, ‘이재명’, ‘국회’, ‘검찰’, ‘수사’ 등이 올라왔고 총선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는 ‘장관’, ‘한동훈’, ‘민주당’, ‘위원장’, ‘정치’, ‘국민’, ‘이재명’, ‘특검’, ‘국민의힘’, ‘정부’, ‘수사’, ‘국회’, ‘김건희’ 등으로 나왔다(그림2). 한 비대위원장 관련 빅데이터 연관 인물로 ‘윤석열’, ‘김건희’, ‘이재명’이 등장했고 총선 빅데이터 연관어로는 ‘윤석열’ 연관어가 등장하지 않고 있다. 총선 성격을 윤석열 대 이재명 대결이 아닌 한동훈 대 이재명 한 판 승부로 이해된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총선 전면에 등장하면서 지난 21~23일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와 빅데이터 긍부정 감성 비율을 파악해 봤다. 한 비대위원장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는 ‘많다’, ‘수사’, ‘좋다’, ‘문제’, ‘크다’, ‘만들다’, ‘비판’, ‘권한’, ‘기대’, ‘가능성’, ‘지적’, ‘사건’, ‘모르다’, ‘맞다’, ‘이끌다’, ‘혁신’, ‘열리다’, ‘젊다’ 등으로 나타났다. 현실 정치에 대한 구체적인 감성 연관어보다 미래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가능성에 더 큰 점수를 주고 있다. 사실상 비대위원장으로 지명된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3일 동안 분석된 빅데이터 긍부정 감성 연관어 비율은 긍정 43.4%, 부정 37.6% 그리고 중립 19.1%로 나타났다. (그림3) 한 비대위원장 등장으로 총선 구도가 바뀌어 버린 셈이다. 한 비대위원장 영향은 그래서 미풍보다 태풍 쪽에 더 가깝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뒤 고려대에서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한국교육개발원 전문연구원을 거쳐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일했으며, 한길리서치 팀장에 이어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을 역임했다. 정치컨설팅업체인 인사이트케이를 창업해 소장으로 독립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데 일조하고 있다. KBS 등 지상파 방송에서 정치판세를 전망하는 ‘배추도사’로 통하며, 유튜브 전문가로도 활동 중이다. 풍부한 경험과 치밀한 분석력으로 정치의 핵심과 흐름을 명쾌하게 짚어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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