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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등판에 野 들썩…1차전은 ‘김건희 특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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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땡” vs “방심 필패” 당내 갑론을박
민주, 28일 김건희 특검 추진…韓 “악법”

뉴시스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공식 지명된 한동훈 법무부 장관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게 되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내년 4월 총선에서 여야 수장 간 진검승부가 불가피하게 됐다. 민주당 내에선 한 전 장관의 등판을 두고 낙관론과 경계론이 엇갈린다. 선거전에서 ‘정권 심판론’을 가속화할 촉매로 한 전 장관을 혹평하는 시선도 있지만, 자칫 방심하다가는 여당과의 쇄신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단 지적도 있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전 장관은 26일 국민의힘 전국위원회 의결을 거쳐 비상대책위원장에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당대표권한대행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한 비대위원장 후보는 국민의힘의 위기를 극복하고 총선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여러 장점을 가졌다”며 “당원과 보수층을 재결집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청년층 및 중도층과도 공감대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호평했다.

민주당은 한 전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인 만큼 ‘대통령 아바타’로 규정하고 여당의 ‘용산 직할체제화’를 비판하고 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윤 대통령의 일방통행식 국정운영 등 무능과 무책임이 국민의힘을 비상 상황에 빠뜨렸다”며 “대통령 아바타에게 당을 통째로 바쳐 이젠 ‘용산 출장소’를 넘어 아예 ‘직할체제’로 바꾸겠다니 변화와 혁신의 의미를 모르나”라고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한동훈 비대위가 이끌 여권 쇄신 바람을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대표가 대장동·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등 여러 사법리스크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데다 다수 의원들도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등 사법 의혹에 연루된 만큼 ‘검사 대 피의자’ 구도가 짙어질 가능성을 우려하는 기류도 읽힌다.

친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우리 당에서 그의 등장을 낮게 평가하며 ‘한나땡'(한동훈 나오면 땡큐)을 말하는 분들의 1차원적 사고를 보며 많은 걱정을 한다”며 “한 전 장관은 냉철한 판단과 강력한 실행으로 여당을 변화시킬 능력이 있다”고 적었다. 이어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무슨 일이라도 할 것이고 그 점에 대해 대통령으로부터 전권을 넘겨받았을 것”이라며 “한 전 장관의 실책만 기다리고 방심하다가는 필패할 것”이라고 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한 전 장관은 이 대표나 다른 의원들의 혐의를 갖고 당을 계속 두들기면서 선거를 치를 것”이라며 “검찰도 대대적으로 움직일 텐데 걱정이 크다. 그런데도 ‘한나땡’이라는 말이 나오는 걸 보면 안이해도 너무 안이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서울 영등포구 구립 큰숲 경로당에서 어르신들과 경로당 주5일 점심제공 정책간담회 중 생각에 잠겨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실제 당 지도부 내에서도 각종 여론조사상 윤 대통령의 저조한 국정 지지율 등을 이유로 한 전 장관이 총선 직전 여당의 전면에 서는 것이 당 선거전에 유리할 거라는 전망이 나온 바 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내년 총선은 윤 대통령 심판론이 우세한데 내년 총선으로 한 전 장관도 심판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장 최고위원은 18일 SBS라디오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땡큐”라며 “검사가 공천을 받으면 검사 공천이 되지만 검사가 (당대표로서) 공천을 하면 캐비닛 공천이라고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이날 최고위에서 “한동훈은 윤석열 정권 심판의 총선에서 또 하나의 과녁”이라며 “국민의힘에 고마운 사람일지 민주당에 고마운 사람일지 국민이 평가하고 심판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총선 주도권을 잡기 위한 여야 맞대결은 내주 예정된 이른바 ‘쌍특검'(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대장동 50억 클럽) 정국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28일 본회의에 상정될 쌍특검을 처리한다는 입장이다. 특검법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과반 찬성으로 의결되는 만큼 167석 민주당이 단독 처리할 수 있다.

물론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 특검법은 이전 노란봉투법·방송3법 등처럼 폐기 수순을 밟지만, 이번엔 특검 대상이 대통령 부인인 김 여사이어서 부담이 상당할 전망이다. 앞서 한 전 장관이 쌍특검을 ‘악법’으로 규정한 만큼 특검법이 통과되면 대통령에 거부권을 건의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이 경우 민주당의 ‘아바타’ 공세와 반정부 여론전을 어떻게 돌파하느냐가 관건이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한 전 장관이 악법이라고 말한 것은 사실관계도 틀렸고 매우 잘못됐다”며 “비대위원장이라면 모르겠지만 그 말을 할 당시에는 법무부 장관이었다. 법무부 장관의 중립성을 훼손하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한 전 장관이 국민이 아닌 김건희 방탄에 나선다면 한동훈이라는 이름은 내로남불의 대명사가 될 것”이라며 “김건희 특검법 처리에 적극 협력하고 윤 대통령에게도 거부권 행사하지 말라고 건의해야 ‘윤석열 아바타’가 아닌 ‘정치인 한동훈’으로 인정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투데이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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