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세대 사이버보안 기업으로 알려진 펜타시큐리티가 2021년 이후 2년 만에 국세청에서 비정기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1일 동종 업계와 사정 기관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달 중순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요원들을 서울 영등포구에 소재한 펜타시큐리티 본사에 사전 예고 없이 투입해 세무조사에 필요한 자료를 예치했다.
서울국세청 조사4국은 일반적인 정기세무조사 아닌 비정기 또는 기획 세무조사만을 전담하는 곳으로, 주로 기업 탈세나 비자금 조성 등에 관한 혐의 또는 첩보가 있을 때 조사에 착수한다.
펜타시큐리티는 2년 전인 2021년에도 특별세무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세청이 동일 회사를 대상으로 2년 만에 비정기 세무조사를 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펜타시큐리티는 지난해 말 기준 창업자 이석우씨와 특수관계자가 지분 50.81%를 보유하며 회사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펜타린크도 지분 16.4%를 가지고 있다.
종속 회사로는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아모블록과 싱가포르 소재 아모랩스. 기타 특수관계자로는 펜타시스템테크놀로지, 펜타린크, 클라우드브릭, 아우토크립트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국세청이 이번 세무조사에서 펜타시큐리티와 특수관계자 간 자금 거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세금 탈루 여부를 면밀히 들여다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펜타시큐리티가 수년 전부터 싱가포르에 법인을 설립해 암호화폐인 아모코인 발행 사업에 뛰어든 점에 주목하고 있다.
자동차 데이터 거래 플랫폼 기반 암호화폐로 알려진 아모코인은 펜타시큐리티 자회사인 아모랩스를 통해 발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모코인은 2019년부터 빗썸 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되고 있다.
◇ 아모랩스, 법인 등록 폐쇄 상태에도 영업 정황···페이퍼컴퍼니 의혹도
의아스러운 부분은 아모랩스가 싱가포르 내 법인 등록이 현재 폐쇄(STRUCK OFF) 상태로 확인된다는 점이다.
본지가 싱가포르기업청(ACRA)에 확인 결과 아모랩스(AMO LABS PTE. LTD)는 2018년 4월 싱가포르 맥스웰 로드 38번가에 위치한 에어뷰 빌딩 한 사무실에서 설립됐지만 최근 법인 등록이 폐쇄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모랩스가 법인 등록이 말소된 상태에서 아모코인 발행 등 영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의심되는 대목이다.
아모랩스가 물리적 실체가 없는 페이퍼컴퍼니 형태로 설립됐다는 정황도 확인됐다. 실제 아모랩스가 설립 당시 주소로 등록한 사무실은 다수 국내외 회사들이 같은 주소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아모랩스와 동일 주소에 등록된 회사에는 2019년 4월 설립된 펜타시큐리티 시스템스(PENTA SECURITY SYSTEMS PTE. LTD.)라는 회사도 있었다. 이 회사는 펜타시큐리티 유관사로 보이지만 정작 펜타시큐리티 감사보고서에는 특수관계자로 명기돼 있지 않은 법인으로 확인됐다.
물리적 실체가 불분명한 아모랩스가 모회사인 펜타시큐리티와 매년 매출과 채권 거래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는 점 역시 주목할 대목이다. 펜타시큐리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펜타시큐리티는 아모랩스 측에서 2019년 28억6000만원, 2021년 4억원 등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말 기준 아모랩스에 20억8159만원 규모 채권 역시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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