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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뉴리더십①] 삼성 총수가 ‘국민 호감’ 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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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 회장
이재용 삼성 회장/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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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저 국물 좀, 아 좋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달 초 부산 깡통시장의 한 어묵집에서 시민들에게 둘러싸여 뜨겁게 환대 받았다. 어묵꼬치를 입에 물고 국물이 맛있다며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는 모습이 시민들 갤럭시폰에 가득 담겼다. 이 회장이 방문했다는 소문에 깡통시장과 어묵집은 지금 전국에서 몰려드는 손님들로 문정성시다. 시간을 거슬러 3월, 미국서 이 회장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와 나란히 섰다. 개인 재산이 331조원에 이르는 압도적 세계 1위 부자, 트윗 한번에 전세계 증시를 요동치게 하는 재계 최고 거물과 미래를 논했다. 삼성쯤 되니 만날 수 있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이 회장은 이미 엔비디아·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최고경영자를 줄줄이 만나고 오는 길이다. 그런 이 회장이 전국민 앞에서 무겁게 입을 열었다 국민의 사랑을 받는 기업으로 키워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하는 사명이 있다고 했고 온전히 앞으로 나아가는 데에만 집중할 수 있게 기회를 달라고도 했다. 지난 11월 법원에서의 최후진술 얘기다.

각기 다른 3개의 씬은 모두 올해 있었던 이재용 회장의 단면이다. 글로벌 초일류 리더들과 어깨를 맞대는 치열한 경영인으로서의 풍모와, 시장 안으로 기꺼이 들어가 서민들 사랑을 받는 이 회장의 소탈한 면모가 그대로 드러났다. 여기에 선고일인 내년 1월 26일 ‘사법 리스크’를 목전에 두고 속타는 마음을 전하는 총수 책임의 이면과 무게감까지 더했다. 1등 기업 수장이 사회적 책무를 다하며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방법, 풀어가는 뉴리더십을 3부에 걸쳐 조명해 본다.

아시아투데이 최원영·정문경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국민 호감’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에서 서민들과 스스럼 없이 어울리고 떡볶이·어묵을 먹는 모습이 매스컴을 타면서 ‘스타성’을 엿봤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그 바탕엔 1년 내내 국가적 행사와 사회 상생 현장을 발로 뛰며 다닌 수고와, 수십년간 재계 수장으로서 어려운 이웃에 가장 많이 손 내민 기업으로서의 진정성이 깔렸다. 재계에선 이 회장의 대중친화적 행보가 딱딱했던 재계의 소통문화에 좋은 방향성을 제시하는 이정표가 됐을 거란 시각이다.

◇서민과 함께 숨 쉬는 총수… 전국민 사랑 받는 이유 있다
21일 국내 대표 포털에서 이재용 회장을 검색하면 쇼핑 목록에 ‘이재용 회장이 드시고 간’ 이라는 이름의 어묵이 뜨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이 지난 6일 어묵과 떡볶이를 먹고 간 부산 중구 부평동 깡통시장 소재 어묵집은 온라인 사이트에 ‘대한민국VIP들의 어묵’이라는 문구와 재계 총수 방문 사진을 전면에 내걸고 홍보를 시작했다. 직접 방문하는 손님은 이전보다 3배 더 늘었고 매출은 5배 이상 급증했다. 이 회장이 전국민적 사랑을 받고 있다는 방증으로 업계는 해석했다.

이전부터 이재용 회장이 청문회에서 바른 2000원대 립밤은 동이 났고 SRT를 타고 지방을 내려갈 때 찍힌 사진 속 빨간 패딩, 재판서 신고 나온 운동화도 완판 행진을 기록한 바 있다.
이 회장의 소탈한 행보는 이전부터 수차례 화제를 모으며 국민들로부터 호감을 받아왔다. 구내식당 먹방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8월 서울 송파구 삼성SDS 잠실캠퍼스를 방문해 구내식당을 찾아 직원들과 함께 줄을 서 가마솥 황태곰탕을 받은 뒤 식사하는 모습을 보여 화제가 됐다. 멕시코 현장에선 직원들과 떡만두국과 비빕밥을 먹었다. 간담회에서 직원이 아내에게 보여 줄 셀카를 요청하자 대번에 영상통화로 “저 이재용입니다”하고 인사한 사례도 유명하다. 아들, 딸을 모두 태운 현대차의 국민 아빠차 ‘팰리세이드’를 직접 운전해 부친 故 이건희 회장 빈소를 가기도 했고, 과거 출소 후 치킨을 배달해 먹은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국민으로부터 사랑 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이 회장 발언은, 11월 법원 최후진술에서 처음 나온 게 아니다. 지난해 10월 회장에 취임하자마자 밝힌 소회가 먼저다. 당시 이 회장은 “오늘의 삼성을 넘어 진정한 초일류 기업, 국민과 세계인이 사랑하는 기업을 꼭 같이 만들자! 제가 그 앞에 서겠다”고 한 바 있다. 삼성 입사 31년만에 회장 타이틀을 쥔 이 회장의 취임 일성이 허언이 아니었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은 지금 시점에서 부인하기 어려울 거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대한민국과 함께 뛰었다… 1년 내내 ‘동분서주’
이재용 회장이 전국민적 사랑을 받는 배경은 소탈한 행보 때문만은 아니다. 바쁜 와중에도 국가적 이벤트를 몸을 아끼지 않았고 환난이 발생할 때마다 압도적인 사회공헌활동과 성금 지원에 나서왔다.

삼성전자가 올해까지 24년간 연말 구세군 빨간 자선냄비로 불리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낸 성금 총액수는 8200억원이다. 1999년 100억원으로 시작해 2012년부터는 500억원씩 내고 있다. 재계 2·3·4위 SK·현대차·LG가 그동안 낸 성금을 다 합쳐야 8585억원으로, 겨우 견줄만하다. 태풍과 산불 등 환난 때마다 내는 구호성금 역시 삼성은 압도적 1위다. 삼성이 내는 성금액이 기준점이 돼 재계 서열에 맞춰 금액이 정리가 되는 특성을 생각해보면, 이 역시 1등 기업만 아는 무게감이다.

고배를 마셨지만 국제엑스포의 부산 유치를 위해 매월마다 수차례 해외를 나갔고 대통령의 해외순방마다 경제사절단으로 따라나서 한국의 위상을 올리는 데 지원사격해 왔다. 지난 8월엔 폭염으로 파행을 겪은 새만금 세계잼버리 행사의 졸속 운영 비난이 전세계로부터 쏟아질 때 구호 손길을 주도한 것도 삼성이다. 현장에 물품과 인력을 지원하는 것을 넘어 그룹 연수원과 주요 시설을 다 오픈해 잼버리 대원들을 챙기며 사태를 수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6월엔 ‘삼성호암상 시상식’에 이 회장이 직접 참석해 각 계 석학들과 만났다. 삼성은 올해 33회까지 총 170명의 학술·예술 및 인류복지 증진에 탁월한 업적을 이룬 인사들을 대상으로 총 325억원의 상금을 전한 바 있다. 9월엔 오랜기간 장애인들의 눈이 돼 준 용인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사업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시각장애인들과 만나 응원했다. 단일 기업이 운영하는 세계 최초이자 유일의 안내견 학교다.

송덕진 금융연금보험부동산연구원 원장은 “이 회장이 부산시장서 떡볶이와 어묵을 먹고 시민들이 불러주면 손도 흔들고 셀카를 찍어주는 ‘대중 친화적’ 모습은 국민들한테 큰 임팩트를 줬을 것”이라면서 “특히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신기업가정신이 강조되는 때에, 1등 삼성의 총수가 기존 회장님들 특유의 거리감 있는 근엄한 이미지를 접어두고 대중들 앞으로 진정성 있게 다가서는 모습이 분명 재계에 좋은 방향성을 제시해줬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시아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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