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동기 대비 1조3000억 증가
‘비둘기’ 美연준에 채권시장 훈풍
국내 4대 시중은행이 채권을 발행해 부담한 이자가 올해 들어서만 3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가파르게 치솟은 기준금리로 채권 발행 금리가 크게 뛴 영향이다. 다만 최근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국내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있어 앞으로는 비용 부담이 완화될지 관심이 모인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3분기까지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발행 채권 이자는 3조1795억원으로 1년 전보다 66.2%(1조2664억원) 늘었다. 은행은 정기예금 이외에 채권 발행으로 장기 대출 수요에 대응한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신한은행이 9786억원으로 78.0% 늘어나며 비용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이어 ▲국민은행(8320억원·68.1%) ▲우리은행(6636억원·57.7%) ▲하나은행(7053억원·57.6%)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처럼 은행들의 채권 이자 부담이 확대된 배경에는 지난 한 해 동안 가파르게 치솟은 기준금리가 자리하고 있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 2021년 8월 0.50%였던 기준금리를 올 1월까지 10차례 인상해 3.50%로 급격히 끌어올렸다. 지난 2월 이후 7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높은 금리 레벨이 연중 내내 유지되면서 비용 부담은 여전한 상황이다.
실제 신한은행이 지난 3분기에 발행한 채권의 최고 이자율은 연 6.52%로 1년 전(4.18%)보다 2%포인트(p) 이상 상승했으며 국민·하나·우리은행 등도 1%p 이상 올랐다.
다만 최근 국내 채권금리가 하락세를 보이는 점은 은행들의 비용 부담을 완화해준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앞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지난 13일 개최한 FOMC 직후 공개한 점도표에는 연준 위원들이 내년 중 세 차례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한다는 전망이 담겼다. 이에 국내 채권시장도 금리 인하에 대한 가능성을 반영하면서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은행채 5년물(무보증·AAA) 금리는 지난 20일 기준 3.795%를 기록했다. 은행채 5년물 금리가 3%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5월 22일(3.955%)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에 대한 어떠한 논의도 없었던 미 연준이 이달 FOMC에서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음을 인정해 국채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시장의 예상보다 비둘기파(통화완화)적이었던 12월 FOMC의 영향으로 국내 채권 금리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