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민의힘의 혁신 노력에도 불구 여론은 차갑게 나타났다. 국민들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내년 총선에 그다지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진 용퇴’에서 기인한 비대위 출범이 표심을 흔들기엔 역부족이란 분석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아주경제 의뢰로 15일부터 17일까지 전국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중 47.6%가 여당의 비대위 전환이 총선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답은 38.4%에 그쳤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비대위원장으로 등판해도 돌아선 민심을 바로잡기엔 힘들다는 얘기다.
세부적으로 ‘별로 영향 없음’, ‘전혀 영향 없음’으로 답한 부정 비율은 각각 31.0%, 16.6%로 집계됐다. ‘매우 긍정적’, ‘어느 정도 긍정적’으로 답한 비율은 각각 18.2%, 20.2%를 차지했다. ‘잘모름·무응답’으로 답한 비율은 14.0%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10·11강서보궐선거 패배 이후 국민의힘이 혁신위원회를 내세워 ‘쇄신’을 강조했지만 민생 정책과 당정 관계 재정립보다 중진 용퇴를 우선과제로 삼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혁신의 일환으로 장제원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고 김기현 전 당대표는 지도부에서 내려왔다. 이로 인해 비대위 출범이 불가피해지면서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으로 급부상한 상태다.
여당은 ‘한 장관 카드’가 내년 총선을 진두지휘하며 당 지지율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박상병 정치 평론가는 “한 마디로 기대하지 않고 있다”며 “장 의원 사퇴가 마중물이 됐지만 일반 국민들 입장에서는 ‘그래도 크게 변하겠어?’ 하는 준엄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중진 희생으로 인한 비대위 출범이 총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국민의힘 한 중진의원은 “비대위 전환에 긍정 답변이 38%라면 생각보다 괜찮은 것 같다”며 “오히려 더 혁신을 해야 한다고 들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95% 신뢰수준에서 오차 범위가 ±3.1%포인트이며, 유선전화 면접 10.3%, 무선 ARS 89.7%를 병행해 성·연령·지역별 할당 무작위 추출방식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2.0%였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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