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내년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키워드로 ‘금리 인하’를 공통적으로 꼽았다. 업종별로는 인공지능(AI), 리츠, 배당주, 방산주, 채권 부문 등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투자 지역으로는 신흥국 중 인도가 주요 투자처로 뽑혔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월 기준 국내 ETF 자산가치 총액은 120조원에 달한다. 매달 10~20개 상품이 쏟아지며 현재 상장된 종목 수만 806개로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다.
ETF가 연금투자 수단으로까지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가운데 삼성·미래에셋·한국투자신탁·한화·신한·우리 등 국내 주요 운용사 ETF 본부장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2024년에는 금리인하를 반영한 수혜주가 각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홍석 우리자산운용 ETF/퀀트 운용 부장은 “올해 지속됐던 금리인상 효과는 중장기적으로 실물경제와 시장에 부담을 가져올 것”이라며 “다만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속도와 기대감에 따라 시장은 단기적으로 상승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금리인하 수혜주로 AI 성장주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성장주는 미래 성장을 선반영해 기업가치를 매긴다. 금리가 내릴수록 투자금에 대한 이자 부담이 작아지기 때문에 성장주의 기업 이익이 늘어나는 구조다.
이경준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본부장은 “발빠른 투자자들은 금리인하 수혜업종, 테마로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면서 “내년 본격적으로 온 디바이스 AI 관련 테마가 부각돼 AI 반도체 관련 시장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도 “금리인하와 경기 연착륙이 예상된다”면서 “AI 상용화가 본격화되면서 ‘매그니피센트7(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테슬라, 메타)’ 종목들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리츠를 비롯한 배당 ETF 상품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성훈 한화자산운용ETF 사업본부장은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통해 높은 배당을 지급하는 배당주가 있다”며 “국내 대표 배당종목들에 분산투자 할 수 있는 고배당 ETF 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배당수익과 자본이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진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 팀장도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완화적인 연준의 스탠스를 확인했다”면서 “금리 인하시기에 다시 낮아지는 자본 조달비용으로 리츠에서 발생하는 인컴(배당) 확대 기대가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블록화 현상이 글로벌 패러다임으로 이어지며 국가안보와 직결된 방산주도 국내 증시를 주도할 분야로 꼽히고 있다.
김성훈 본부장은 “K-방산으로 불리는 국내 방산분야의 경우 반도체와 이차전지에 이어 새로운 수출 모멘텀으로 손꼽히고 있다”면서 “본격적인 해외 수주가 해당 기업의 실적으로 이어지는 2024년부터는 주가의 상승탄력성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리 인하 기대로 채권 자산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사업 본부장은 “내년 다양한 채권 ETF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퇴직연금 계좌에서의 활용도가 늘어나며 채권 ETF시장 성장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경준 ETF 본부장은 “마지막 고금리를 향유할 수 있는 안정적인 방법으로는 만기채권형 채권ETF가 있다”며 “3년 정도의 투자기한으로 높은 만기수익률(YTM)의 만기채권형 ETF가 합리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글로벌 국가에서는 인도가 내년 주요 신흥국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최홍석 ETF/퀀트 운용 부장은 “신흥국은 금리인상 여파에 따라 차별화될 것”이라며 “인도는 높아진 밸류에이션에도 향후 성장성 및 내수시장 감안 시 장기투자 관점에서 주목할 만한 신흥국”이라고 했다.
김정현 본부장도 “미·중 갈등이 장기화, 탈중국 움직임으로 ‘인도’가 대체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며 “IT 서비스 업종의 성장세가 주목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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