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에 베팅해 하반기 수익률 하락에 울상 짓던 ‘서학개미’들이 활짝 웃었다. 미국 장기채 상장지수펀드(ETF) 가격이 오르며 손실구간에서 수익구간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20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가 미국 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이상 미 국채 3배 ETF'(TMF)다. 이 ETF는 미국 20년 이상 장기 국채를 3배로 추종한다. 국채 금리가 낮아질수록 이익을 얻는 상품이다. 국내 투자자는 올해 11억1412만 달러(약 1조4479억원) 규모를 순매수했다.
투자자의 기대와 다르게 미국 장기채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ETF 가격은 크게 하락했다. 1월 80달러 수준에서 지난 10월 38달러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11월 들어 미 장기채 금리가 내려가면서 ETF 수익률도 반등해 65달러까지 회복했다. 최근 1개월 수익률은 30.1%에 달한다. 다만 연초 이후 수익률은 -18.67%로 아직 부진하다.
국내 투자자들은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 국채 ETF'(TLT)도 3억8357만 달러(약 4938억원) 규모를 사들였다. 올해 순매수 2위다. 이 ETF 역시 20년물 이상 미 국채에 투자한다. TLT도 수익률이 최근 개선됐다. 최근 1개월 수익률은 9.16%다. 종가 기준 연초 101.46달러에서 지난 10월 83.24달러까지 내려갔지만 최근 98.89달러까지 회복했다.
장기채 ETF의 가격 상승은 미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긴축 종료 기대감에 국채 금리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두 달 만에 고점 대비 100bp(1bp=0.01%포인트) 하락했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현재 3%대 후반까지 떨어졌다. 4%대 아래로 떨어진 건 8월 이후 처음이다. 20년물 금리는 현재 4.20%로 내려갔다. 지난 10월 장중 5.34%까지 치솟기도 했다.
전문가는 금리인하 기대감이 빠르게 반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속도 조절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국채 금리가 빠르게 하락했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숨고르기 국면이 나타날 수 있다”며 “내년 연착륙 기조 속에 경기 둔화 폭이 확대된다면 미 국채 금리가 최소 3% 중반까지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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