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중국 증시는 하락세로 마감했다. 인민은행이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넉달 연속 동결한 가운데 상하이종합·선전성분·CSI300 등 주요 주가지수들이 일제히 수년래 저점으로 고꾸라졌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30.28포인트(1.03%) 하락한 2902.11, 선전성분지수는 130.90포인트(1.41%) 내린 9158.44로 장을 마쳤다. 대형주 벤치마크 지수 CSI300와 기술주 중심의 창업판은 각각 36.54포인트(1.10%), 24.79포인트(1.36%) 밀린 3297.50, 1802.88에 마감했다.
이에 상하이종합지수는 작년 10월 말 이후 14개월래 최저치, 선전성분지수는 2019년 8월 이후 4년 4개월래 최저치, CSI300은 2019년 2월 이후 4년 10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창업판은 2020년 2월 저점으로 밀렸다.
외국인은 2거래일 연속 ‘팔자’를 외쳤다. 이날 상하이·선전 증시에서 빠져나간 북향자금(北向資金·외국인 자금) 규모는 15억43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이 중 홍콩에서 상하이로 투자하는 후구퉁을 통해 1억4100만 위안, 홍콩에서 선전으로 투자하는 선구퉁을 통해 14억200만 위안의 순매도를 나타냈다.
인민은행은 이날 1년·5년 만기 LPR을 각각 3.45%, 4.2%로 동결했다. 1년물 LPR는 신용대출, 기업대출 등 금리 산정 시 지표가 되고, 5년물은 주택담보대출 금리 산정 시 기준이 된다.
인민은행은 최근 위안화 약세, 은행 수익 악화 등을 고려해 금리 인하 보다는 유동성 공급을 통해 시장 부양에 나서고 있다. 앞서 인민은행은 지난 15일 1년물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를 통한 공개시장조작에서 1조4500억 위안의 자금을 시중에 공급한 가운데 금리는 종전과 같은 2.50%로 유지했다.
이번 금리 동결은 시장의 예상대로였으나 상승 재료 부재로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아시아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인용해 “투자자의 60% 이상이 중국 주식에 투자하는 것보다 관망하는 방식을 고수하면서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중국 당국이 하반기부터 다양한 부양책을 내놓은 만큼 내년부터 효과가 나타나면서 증시도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JP모건 분석가들은 “재정 부양책의 효과가 시간차를 두고 나타나는 걸 투자자들이 무시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2024년 초부터 (부양책 효과가) 두드러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낮은 주가는 2024년 초까지 반등의 기반을 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조사업체 초이스에 따르면 이날 거래 가능한 주식 가운데 985 개 종목이 상승, 3969개 종목이 하락했으며 보합을 기록한 종목은 132 개였다. 미디어·여행·증권 업종의 하락 폭이 두드러졌고, 기계 장비·은행·전자 관련주는 강세를 보였다.
테슬라가 최근 공개한 로봇 ‘옵티머스 2세대’가 성능 저하 없이 중량을 10kg 줄일 수 있었던 비결이 경량 소재 폴리에테르에테르케톤(PEEK)라는 소식이 나오면서 폴리에테르에테르케톤 테마주에는 훈풍이 불었다. 종목별로는 중신푸차이(002915 9.97%), 신한신차이(301076, 8.31%), 화미신차이(836247, 17.19%)가 급등세를 보였다.
한편 이날 홍콩 증시는 상승 마감했다. 항셍지수는 전장 대비 0.66% 뛴 1만6613.81로 장을 닫았다. 기술주 강세로 항셍과학기술지수는 0.51% 올랐고, 헝다자동차와 니오는 각각 9%, 5% 급등다. 부동산주인 중국헝다는 2%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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