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패밀리카의 대명사 기아 카니발. 친환경 흐름에 맞춰 최근 하이브리드 모델이 새로 추가됐다. 가솔린 모델보다 약 500만원, 디젤 모델보다는 300만원가량 비싸지만 인기는 가장 앞선다. 5만대 이상이 계약된 일주일의 사전계약 기간 동안 하이브리드 모델은 약 3만8000대 팔려나갔다. 70% 이상이 가솔린과 디젤 대신 하이브리드를 택한 것이다.
카니발 하이브리드는 한 달 전 케이카가 실시한 하이브리드 모델 선호도 조사에서 4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세단과 SUV 홍수 속에서 유일하게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RV(레저용 차)다.
이 같은 관심이 과연 실제 충족까지 이어질까. 지난 19일 카니발 하이브리드를 타고 경기 일산~파주 일대 약 82km를 주행해 봤다. 이날 시승은 9인승 모델(휠 18인치)로 진행했다. 고속 구간, 핸들링 구간 등을 오가며 주행감과 승차감, 그리고 연비를 고루 확인해 봤다. 기아가 강조한 정숙성도 집중해 느껴봤다.
카니발 하이브리드는 주행 시작부터 부드러웠다. 온몸에 느껴질 정도였다. 전기차만큼 조용하지만 엔진의 힘이 느껴지면서도 부드럽게 밀고 나가는 것이 다른 카니발 모델과는 다른 주행 질감이었다. 부드러움은 속도를 내도 여전했다. 워낙에 미끄러지듯 앞으로 나아가다보니 속도가 붙은 것을 인지하지 못하기도 했다.
부드러운 주행의 비결은 다름 아닌 출력. 하이브리드 모델 최고 출력은 245마력이다. 이 때문에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여유 있게 앞으로 갈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스무스’한 주행감도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또 구동 모터에서 엔진으로 넘어갈 때 발생하는 진동과 소음이 발생하지 않았던 점도 부드러움을 한스푼 더해준 부분이다.
코너를 지날 때도 인상적이었다. 대형차치고 꽤나 부드럽고 민첩한 움직임을 보였다. 스티어링 휠을 살짝만 움직여도 기민하게 반응했다. 차가 기울어진다거나 흔들린다는 느낌은 거의 받지 못했다. 코너 진입과 탈출에 맞춰 무게 중심이 이동하도록 설계된 결과다. 지난 4세대 카니발에서 꾸준히 지적됐던 과속 방지턱 통과 시의 움직임은 상당히 개선됐다. 이번엔 덜컹거림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정체 구간에 들어서면서는 새로움을 맛봤다. 일명 정체구간 특화 제어 기능인데 기아 최초로 적용된 기술이다. 현대차그룹에서는 그랜저 하이브리드에 이어 두 번째다. 몇분간 가다 서기를 반복했는데 해당 기능이 작동하면서부터 승차감이 훨씬 나아졌다. 변속 패턴과 모터 제어를 최적화해 불필요한 변속 조작을 줄이게끔 유도했기 때문이다.
주행한 지 1시간이 지나자 운전석 마사지 기능이 자동으로 작동했다. 부드럽게 요추를 풀어줘 장시간 운전에 대한 부담을 덜게했다.
주행을 마치고 연비를 확인했다. 에코, 스마트, 스포츠 모드를 번갈아 해봤는데 최종 12.7km/L로 나타났다. 공식 복합연비는 14km/L. 함께 시승한 다른 차량에서는 최대 19km/L까지 나오기도 했다.
카니발 하이브리드는 주행력, 승차감, 연비 뭐하나 아쉬운 부분이 없었다. 가격은 9인승 기준 3900만원대~4700만원대로 다른 트림보다 비싸지만 비슷한 차급의 타 모델보단 합리적이다. 카니발을 구매할 계획이라면 가장 먼저 고려해 봐도 좋을 모델이다.
‘차’를 전문가만큼은 잘 ‘알’지 ‘못’하는 자동차 담당 기자가 쓰는 용감하고 솔직하고 겸손한 시승기입니다. since 2018.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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