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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아진 지갑에 ‘홈파티’ 인기…판 커진 ‘RMR’ 시장

비즈워치 조회수  

/그래픽=비즈워치

최근 유통채널들이 RMR(레스토랑 간편식) 상품 구성을 확대하고 있다. 지역 맛집부터 미쉐린 가이드에 선정된 고급 레스토랑까지 RMR의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RMR 시장은 코로나19 이후 급성장했다. 올해 연말에도 RMR 상품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경기 침체 여파로 합리적인 가격대의 식사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또 독감 등의 영향으로 홈파티를 선호하는 이들이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판 커진 ‘편의점 RMR’ 시장

업계 등에 따르면 편의점 CU는 최근 유명 냉동삼겹살 맛집 ‘후추네’, 원조 부대찌개 맛집 ‘오뎅식당’과 컬래버레이션한 RMR 상품 7종을 출시했다. 각 매장에서 식사할 경우 1인분에 1만원이 넘는다. 반면 RMR의 경우 2000~5500원이면 가능하다. CU 측은 “수도권에 편중된 맛집의 요리를 집 앞 편의점에서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CU는 지난 2021년부터 전국 맛집 메뉴를 편의점 상품으로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해 요리버리 3종 출시를 시작으로 RMR 상품을 확대해왔다. 지난해엔 맛집들과 협업한 RMR 상품 16종을 내놨다. 올해에도 유명 레스토랑 ‘토끼정’, 백종원의 중식 주점 브랜드 ‘리춘시장’ 등과 협업한 간편식 11종을 출시했다. 협업 브랜드 상품들은 출시 한 달 만에 각각 50만개, 55만개 판매를 돌파했다.

편의점 방문객이 RMR 상품을 고르고 있다. /사진제공=BGF리테일

GS25도 올해 ‘효뜨돼지고기덮밥’, ‘몽탄돼지온반’, ‘이치에멘치카츠버거’ 등 10여 종의 RMR 상품을 선보였다. 세븐일레븐도 올해 출시한 RMR 상품만 30여 종에 달한다. 세븐일레븐은 올해 초부터 제주 맛집 ‘숙성도’, 을지로 맛집 ‘촙촙’과 ‘화육계’, 63빌딩 고급 레스토랑 ‘워킹온더클라우드’ 등과의 컬래버 상품을 출시했다. 더불어 최근 미쉐린 가이드에 선정된 63빌딩 고급 중식 레스토랑 ‘백리향’과 협업해 계란야채볶음밥, 새우게살볶음밥 등을 선보였다. 

이마트24는 지난 18일까지 홈파티 밀키트 세트 2종을 주문 판매했다. 매장 내 카탈로그를 통해 홈파티 밀키트 세트를 주문하면 원하는 날짜에 원하는 곳에서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배송비는 무료다. 3~4인이 즐길 수 있는 ‘간편홈파티세트’는 머쉬룸크림파스타, 미트볼라구파스타, 쉬림프알리오올리오 등의 밀키트로 구성됐다. ‘푸짐한양식세트’는 감바스, 부채살스테이크, 쉬림프로제파스타 등의 밀키트로 구성됐다. 가격대는 2만2500~3만7500원대였다.

꾸준히 늘어난 수요

RMR 수요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RMR상품은 유명 맛집 레시피가 반영된 시그니처 메뉴를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다보니 일반 HMR상품보다 더 높은 매출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실제로 CU에 따르면 RMR이 포함된 HMR 카테고리의 매출 신장률은 최근 5년 연속 해마다 20% 이상 성장했다. 2019년 22.7%, 2020년 28.7%, 2021년 23.1%, 2022년 21.4%, 올해(1~11월) 23.8% 등을 기록했다. GS25도 올해(1월1일~12월18일) HMR 매출이 전년 대비 25.7% 신장했다.

세븐일레븐의 RMR 상품들은 출시할 때마다 각 상품이 속한 카테고리 매출 순위 1위를 차지했다. RMR 인기에는 젊은 세대들이 큰 역할을 했다. 세븐일레븐 측은 “연령대별 RMR 상품 매출을 보면, 일반 HMR 상품에 비해 20~30대의 고객의 매출 비중이 약 15%포인트 이상 더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다이닝 스트리트에서 소비자들이 상품을 구경하고 있다. /사진제공=홈플러스

대형마트와 홈쇼핑에서도 밀키트와 냉장·냉동 간편식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밀키트, 냉장·냉동 간편식 1000여 종을 모은 ‘다이닝 스트리트’ 특화 매장을 론칭했다. 100대 프랜차이즈와 유명 맛집 브랜드와의 협업해 신제품을 꾸준히 선보인 결과, 올들어 지난 10월까지 홈플러스의 간편식매출은 전년 대비 15% 뛰었다. 품목별로는 PB(자체브랜드) 밀키트가 22%, 냉동 RMR이 75% 성장했다.

GS샵의 경우 지난 달까지 ‘김동완 스테이크’, ‘이연복 팔보채’ 등 HMR 상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늘었다. 이에 따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이연복 마라비프’, ‘엉클크랩 킹크랩’ 등을 각각 방송할 계획이다.

연말 배달 음식 수요 대체할까

올 연말엔 합리적인 가격에 홈파티를 즐기려는 이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고물가 등으로 지갑 사정이 여의치 않은 소비자들이 외식보다는 홈파티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키워드 분석 사이트 썸트렌드에 따르면 지난달 7일부터 이달 6일까지 온라인에서 ‘호텔 뷔페’의 언급량은 전년 대비 20.08% 감소했다. 반면 홈파티에 대해서는 ‘저렴한 가격’, ‘반값’, ‘추천한다’ 등의 긍정 반응이 91%를 차지했다.

지난 3년간 연말 시즌은 팬데믹으로 배달업계의 성수기였다. 하지만 외식비는 물론 배달비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올해 연말엔 음식점 배달 수요도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앱 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 11월 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 등 주요 배달앱 3사의 결제자수는 1910만명으로 연중 최저를 기록했다. 2020년 12월 1875만명 이후 3년 만에 최저치다. 같은 기간 배달앱 3사의 결제추정금액은 1조5800억원으로 나타났다. 결제추정금액은 지난 8월 2조300억원, 9월 1조9000억원, 10월 1조8800억원 등으로 갈수록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외식보다 저렴하게 맛집 음식을 집에서 즐길 수 있어 HMR 매출이 늘고 있다”며 “올해 RMR 상품이 한층 더 다양해진데다 독감 유행 등으로 외식을 꺼리는 소비자들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HMR의 수요는 작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워치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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