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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LGD, 상장 후 첫 유증 감행한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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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비즈워치

LG디스플레이가 OLED 사업경쟁력 및 성장기반 강화를 위해 1조36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합니다. 유상증자는 기업이 빚을 지지 않으면서 자금을 조달하는 대표적인 방법인데요. 회사가 자본금을 늘리기 위해 주식을 추가로 발생하는 것을 ‘증자’라고 하고요. 이를 돈을 받고 판다고 해 ‘유상’증자죠.

유상증자는 주식 증가로 인한 지분 가치 희석을 감안할 때 주주 입장에선 달갑지 않습니다. 기업으로서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죠. LG디스플레이의 유상증자는 2004년 기업공개(IPO)를 위한 유증 이후 처음인데요. LG전자 외 소액주주 비율이 지난 9월말 현재 56%대에 달하는 LG디스플레이로서는 결코 쉽진 않지만 꼭 필요한 결정이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형님’까지 나섰다 

​이번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신주 수는 약 1억4218만4300주입니다. 예정 발행가는 9550원이며, 증자 방식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입니다. 이에 LG전자가 팔을 걷어붙였는데요. LG전자는 LG디스플레이의 지분 37.9%를 보유한 대주주입니다. ‘아우’의 자금 조달에 ‘형님’이 나선 것이죠. LG전자는 신규 발행주 가운데 배정 물량의 120%에 해당하는 5173만7236주에 대해 청약할 계획입니다. 이를 예정 발행가액으로 환산하면 4941억원에 해당하죠. 

LG전자는 이번 유상증자 참여에 대해 “사업의 미래 경쟁력 확보에 필요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패널을 안정적으로 공급 받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LG디스플레이는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비롯해 자동차 부품, IT, 사이니지 사업 등의 전략 부품을 공급하는 주요 거래선 중 하나입니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봤을 때도 LG디스플레이의 재무구조 안정화와 사업 경쟁력 확보는 LG전자에도 긍정적인데요. LG전자가 LG디스플레의 대주주인 만큼 LG디스플레이의 정상화는 지분법 손익 개선에 유의미하기 때문이죠. 앞서 LG전자는 올 3월 LG디스플레이에 1조원을 장기 차입 형식으로 빌려주기도 했습니다. 지난 3분기 말 기준 LG전자의 현금 보유액은 8조1000억원 수준입니다.

/그래픽=비즈워치

위기 ‘바닥’ 찍었다

사실 LG디스플레이의 이번 대규모 증자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입니다. 지난해부터 전방산업의 수요가 둔화하고 업체 간 경쟁이 심화함에 따라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2분기 적자로 돌아서 올 3분기까지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총 6개 분기 동안 누적 영업손실만 4조7653억원에 달하죠. 

계속된 적자와 대규모 설비투자(CAPEX)로 차입금도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태입니다. 올 3분기말 기준 LG디스플레이의 총차입금은 17조5564억원으로 지난해말 15조642억원 대비 16.5% 늘었고, 지난 2021년말(12조7481억원)과 비교하면 37.7%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차입금 의존도 역시 46.8%로 2022년말(42.2%), 2021년말(33.4%)과 비교해 많이 늘어났고요. 올해는 부채비율도 300%를 넘어섰습니다. 통상적으로 기업의 부채비율이 300%를 넘으면 위험 신호로 판단하는데요. LG디스플레이의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322.2%에 달했습니다.

/그래픽=비즈워치

이에 실적 발표 이후 한국신용평가는 보고서를 통해 “4분기 계절적 성수기임에도 영업적자가 이어지거나, 영업이익이 창출되더라도 그 규모가 크지 않아 점진적인 실적 개선 기대와 이익창출력 변동 완화 가능성이 약화되는 경우에는 신용도 하향압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5월 LG디스플레이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습니다. 기업어음 신용등급도 ‘A2+’에서 ‘A2’로 변경했습니다. 같은 기간 또 다른 신용평가기관인 나이스신용평가도 장기 및 단기신용등급을 기존 ‘A+(부정적)’, ‘A2+’에서 ‘A(안정적)’, ‘A2’로 하향 조정했죠.

IT에 자동차까지…투자 시급

LG디스플레이는 이번 유상증자에 대한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꼽았습니다. 첫 번째는 IT·모바일· 차량용 등 중소형 OLED 사업 확대를 위한 시설투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입니다. LG디스플레이는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공모자금 중 약 30% 수준인 4159억원을 시설투자에 사용할 예정입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모바일용 OLED로 대표되는 소형 OLED에 952억원, 태블릿 PC·모니터·노트북 등 IT용 OLED(중형 OLED)에는 1038억원, 차량용 OLED에는 1033억원을 투입할 계획인데요. IT용 OLED와 차량용 OLED가 가장 큰 투자 비중을 차지하는 것을 볼 수 있죠.

먼저 가장 투자 규모가 큰 IT용 OLED의 경우 현재 LG디스플레이에 가장 시급한 숙제입니다. 현재 LG디스플레이의 핵심 사업은 TV용 대형 OLED인데요. 디스플레이 업계의 주요 고객사인 애플이 아이패드, 맥북에도 OLED를 탑재하기로 하면서, IT용 OLED에 대한 투자에 속도를 내야 할 상황입니다.

경쟁사들은 빠르게 투자를 이어가며 LG디스플레이의 목을 조여오고 있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오는 2026년까지 4조1000억원을 투자해 아산사업장에 월 1만5000장 규모의 8.6세대 IT용 OLED 전용 라인을 구축하고 있고요. 최근 중국 BOE도 청두 지역에 총 88억 달러(약 11조5000억원)를 들여 8.6세대 IT용 OLED 생산라인을 건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디스플레이 시장은 양산 경쟁이 중요한 만큼 LG디스플레이도 빠르게 투자를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죠.

LG디스플레이는 내년 중소형 OLED 시설 투자에 총 2351억원을 투입해 수주형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사업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1분기에는 자체 자금을 활용해 충당하고 2분기부터는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활용할 계획이죠.

/그래픽=비즈워치

IT용 OLED 못지않게 차량용 OLED 시장도 중요합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차량용 OLED는 올해 115만대에서 오는 2027년 676만대로 연평균 42% 이상 고성장이 예상되는, 이른바 미래 먹거리 시장인데요. 이는 일반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성장률인 8%를 크게 웃도는 수준입니다. 

이에 디스플레이 업계는 초기 단계인 차량용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데요. 현재까지는 LG디스플레이의 분위기가 좋습니다. 지난해 기준 LG디스플레이의 글로벌 차량용 OLED 시장 점유율은 50%에 달하고요. 또 LG디스플레이는 올해까지 차량용 디스플레이 수주 잔고만 20조원 수준이며, 오는 2030년까지 수주 잔고는 약 30%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죠.

LG디스플레이는 이번 시설 투자를 통해 차량용 디스플레이 고객군 확대 및 탠덤 OLED와 하이엔드 LCD를 아우르는 제품·기술 경쟁력 우위를 더욱 공고히 함으로써 수주와 매출 성장을 통한 세계 1등 업체로서의 위상을 지속 강화한다는 구상입니다. 

/그래픽=비즈워치

OLED 더 집중한다

두 번째는 운영 자금 확보입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OLED 비중 확대 전략을 집중 추진해왔는데요. 기존까지 주력했던 LCD(액정표시장치) 사업의 비중을 점차 줄이고 OLED 사업 비중을 늘리는 것이죠. 전체 매출에서 OLED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40%에서 올해 50%까지 늘어나고, 내년에는 60%를 상회할 전망입니다.

LG디스플레이는 전 사업영역에서 OLED 제품 비중이 확대되는 만큼,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 중 5483억원을 OLED 고객기반 확대 및 신제품 대응을 위한 원재료 구매에 사용할 예정입니다.

LG디스플레이는 “내년에는 대형 OLED의 출하 물량과 고객 기반이 확대되고, 중형 IT용 OLED 제품 양산이 시작된다”며 “소형도 올해 확장된 생산능력을 기반으로 출하 물량이 더 확대됨에 따라 OLED 유기물, 드라이브 IC 등 원재료 구매량 또한 큰 폭으로 증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밖에 일부 재원은 재무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채무상환자금으로도 사용합니다. 지난 2021년 시설투자를 위해 차입한 ESG 채권과 외화차입금을 상환하는데 3936억원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김성현 LG디스플레이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전 사업영역에서 OLED에 더욱 집중하는 동시에 고객 기반 강화를 통해 실적 개선의 흐름을 이어가고, 사업 안정성을 더욱 높이고자 한다”며 “전사 차원에서의 원가 혁신, 운영 효율화 등을 통해 재무 안정성을 한층 더 강화하고, 선제적 자금확보를 통해 사업의 안정성을 높이고 성과 확보를 가속화해 시장의 신뢰를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유상증자의 최종 발행가는 내년 2월29일에 확정될 예정인데요. 공모 기간 중 실적 하락이나 주식시장 변동에 따라최종 발행가가 예상에 못 미치게 되면 모집 금액이 예정 모집금액에 미달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LG디스플레이는 자체 보유현금과 금융권 차입 등을 활용할 예정입니다. LG디스플레이가 유상증자 흥행을 통해 미래 성장을 위한 자금마련에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보시죠.

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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