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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 Good.’
락희화학과 금성사(Goldstar)가 만나 탄생한 ‘LG’가 문득 이 심플하면서도 명쾌한 슬로건을 꺼내들었을 때 대부분 잘 만든 누군가의 아이디어 홍보 문구라 생각했다. 하지만 사실 이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개념이 아니다.
LG의 ‘인간존중 경영’, 그리고 ‘고객을 위한 가치 창조’ 이념은 그룹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제일 먼저 접할 수 있는 ‘LG Way’의 가장 기저에 깔린 경영이념이다. 고객이, 그리고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이 ‘좋은 인생’을 살 수 있게 하자는 슬로건은 인본주의, 즉 인화(人和)가 그 뿌리다.
윤리 규범을 담은 ‘정도경영’과 ‘일등 LG’라는 비전이 실현되도록, 밑바탕에 단단히 자리 잡아 어려운 사회에 자양분이 될 수 있게 다양한 경영활동을 벌여왔다. 2020년 유례 없는 팬데믹 속 구광모 회장이 오히려 직접 나서 사회공헌 비용과 신규채용 규모를 크게 늘린 배경이기도 하다.
◇사회공헌 비용 2년새 ‘두 배’ 껑충↑
18일 LG에 따르면 그룹의 사회공헌 비용은 2020년 889억원에서, 이듬해 1436억원, 다시 지난해 1663억원으로 2년새 약 두 배 가까이 뛰었다. 2018년 취임한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그룹이 해 왔던 각종 활동은 더 체계적으로 변모했다는 게 재계 시각이다.
늘어난 지원자금은 사회 곳곳에 잘 배어들었다. 청소년·아동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사회와의 공존을 위한 지원활동,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해 키우는 투자, 자연환경 보전을 위한 캠페인까지 LG의 손길이 더 구석구석 미치게 했다.
구 회장 취임 후 마곡에 세워진 ‘LG사이언스파크’는 일대 주민들의 삶을 180도 변모시켰다.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커나갔고 복합문화공간 ‘LG아트센터 서울’과 ‘LG디스커버리랩 서울’이 줄줄이 문을 열었다. 혁신의 메카로 떠오르며 ‘마곡 = LG’ 공식이 만들어졌다. LG사이언스파크내 스타트업 전용공간을 만들어 진정성 있는 아이디어들이 사업화 될 수 있게 도와 여러 성공 신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LG식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 ‘LG 슈퍼스타트랩’이다. 또 구 회장 취임 후 출범한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조단위로 자금을 모아 전세계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 중이다. 그렇게 커 나간 혁신 기술들은 다시 LG와 협력하고 이 사회와 고객들의 삶을 더 풍요롭게 하는 데 기여 할 전망이다.
남다른 경영 철학은 채용으로 이어졌다. LG는 채용부터 근무까지 성별·인종·학력·종교 등의 이유로 차별이나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우수 여성을 위한 채용 설명회를 열고 외국인 대상 채용 연계형 인턴십을 벌였다. 국제노동기구와 협약을 맺으면서까지 맺어 장애인 고용을 늘릴 수 있게 했다. 차별 없이 다양성을 존중한 채용과 근로문화를 만든 공을 인정 받아 2022년 장애인고용촉진대회에서 고용노동부장관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라는 말이 있다. 사회적 차별 없이 진했됐다면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렇게 LG그룹의 신규 채용은 2020년 1만5183명에서, 2021년 4만866명으로, 지난해에는 4만5306명까지 파격적으로 늘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대규모 채용의 영향이 컸지만, 그룹의 장애인 직간접 채용숫자는 매년 순증했다.
◇ 세상을 아름답게 바꿔가는 ‘LG 의인상’
LG의 대표적 사회공헌 활동인 ‘LG 의인상’은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한 선한 영향력의 인물들에게 주어진다. 화재에서 사람을 구한 용감한 소방관 등이 대표적이다. 구광모 회장 취임 후 ‘LG 의인상’은 그 대상을 넓혔다. 오랜기간 사회를 위해 헌신해 온, 평생을 다 바친 이들에게 상을 주고 인생을 보상해 주자는 의미였다.
긴 시간 묵묵히 헌신해 온 의인들이 하나둘 사회에 공개됐다. 요컨대 2021년 9월 의인상을 받은 박춘자 할머니는 전 국민들을 울렸다. 그는 50여년간 매일 남한산성 길목에서 등산객들에게 김밥을 팔아 모은 전재산 6억3000만원을 모두 기부했다. 그것도 모자라 사망 후 남을 재산도 사회에 다 기부하겠다는 내용의 녹화 유언도 남겼다. 평생 장애인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했고 김밥장사를 그만둔 후에는 11명의 지적 장애인들을 집으로 데려와 20여년간 친자식처럼 돌보기도 했다.
담담한 박 할머니의 수상 소감은 “남을 도울 때 가장 즐겁고, 장애인들 도울 땐 있던 걱정도 싹 사라진다”였다.
36년간 119명의 입양예정 영유아를 양육한 국내 최장기·최고령 위탁모 전옥례씨, 30년 가까이 매주 발달장애학생들의 재봉교육을 지도하고 지역 노인과 장애인들 목욕 봉사를 이어온 3급 지제창애 김도순씨, 아동복지시설에서 28년 이상 미용봉사를 해 온 이예분씨까지…. LG는 이 사회의 의인들에게 상을 안겼다.
대부분의 수상자들 스스로도 ‘사회적 약자’로 분류 될 이들이었지만 평생을 나눴고, LG 의인상 이후 사회로부터 쏟아지는 격려에 끝내 오열한 사연들이 전달됐다. LG에 따르면 수백명의 의인상 수상자 6명 중 1명꼴로 상금을 다시 사회에 재기부했다. LG의 사회공헌이 이 사회를 어떻게 바꾸고 선순환 하게 만드는 지를 보여주는 단면으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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