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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저축은행 부동산 대출만 절반…위험 관리 ‘난제’

데일리안 조회수  

연체 금액·비율 모두 악화일로

리스크 큰 브릿지론만 7736억

공격적 영업 후폭풍에 ‘주름살’

한국투자저축은행 로고. ⓒ한국투자저축은행 한국투자저축은행 로고. ⓒ한국투자저축은행

한국투자저축은행의 부동산 대출이 3조원을 넘어서며 전체 대출의 절반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지방건설사 부도와 유동성 위기설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공격적으로 부동산 관련 대출을 늘려온 한국투자저축은행으로서는 주름살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19일 한국투자저축은행 공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한국투자저축은행의 부동산 관련 대출 잔액은 총 3조213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대출(6조9902억원)의 46%를 차지하는 규모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저금리 장기화가 이어져 오던 2020년부터 부동산 관련 금융을 집중해 왔다. 2019년 말까지 부동산 관련 대출은 8211억원에 불과했지만 4년 만에 네 배 가량 급증했다.

문제는 부동산 대출 자산을 둘러싼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관련 대출에 집중애 왔던 한국투자저축은행 입장에서는 타격이 더욱 클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올해 3분기 말 한국투자저축은행의 부동산 관련 대출 연체율은 4.33%로, 전년 동기 대비 2.77%포인트(P)나 상승했다. 이중 부동산PF 대출 연체율은 6.7%로 같은 기간 대비 4.8%p 급등했다.

연체액도 쌓이고 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의 부동산 관련 대출 연체액은 482억원에서 1391억원으로 세 배 가량 증가했다. 여기에 잠재부실로 여겨지는 요주의여신도 4804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의 부동산PF 연체율은 자산 규모 상위 5대 저축은행 중에서도 상위권이다. 5대 저축은행의 부동산PF 대출 연체율은 OK저축은행이 9.1%로 가장 높았고, 이어 ▲한국투자저축은행 6.7% ▲SBI저축은행 6.2% ▲웰컴저축은행 4.4% ▲애큐온저축은행 1.4% 순이다.

다만 지난해 11월과 12월, 올해 3월 5100억원 달하는 유상증사를 통한 자금수혈로 9%대까지 낮아졌던 BIS자본비율이 15.7%까지 올라서는 등 손실흡수 능력은 개선됐다. 그러나 부동산PF를 포함한 부동산 대출이 전체 대출의 절반에 달하면서 향후 추가 자본확충이 필요해질 가눙성이 높게 점쳐진다.

시민들이 서울시내를 바라보고 있다.ⓒ데일리안D 시민들이 서울시내를 바라보고 있다.ⓒ데일리안D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내년부터 본격적인 부실 정리 및 재구조화 작업에 따른 후폭풍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부동산PF는 브릿지론 손실이 점차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한국투자저축은행의 브릿지론 보유액이 7736억원에 달하고 있어 향후 건전성 관리에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저축은행은 사업 초기 토지 매입과 인허가용 단기 차입금인 브릿지론을 위주로 부동산 PF 사업을 확장했다. 브릿지론은 미래 개발 가치로 사실상 담보 없이 돈을 빌려주는 방식이라 부동산 경기가 악화되면서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당국은 최근 사업성이 적거나 부실 가능성이 큰 부동산PF 사업장을 정리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어 한국투자저축은행의 고민도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2일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들과 간담회를 한 뒤 기자들과 만나 내년 부동산 PF 리스크관리 방안에 대해 “여전히 부동산PF 시장에 불안 요인이 잠재하고 있어, 문제가 있는 금융사는 시장 원칙에 따라 적절히 사업을 정리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본부장은 “저축은행은 올해 선제적 유상증자 시행으로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PF 비율이 하락한 점이 긍정적”이라면서도 “부동산PF는 여전히 리스크가 높고, 브릿지론은 대부분 회수가 아닌 만기연장만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PF는 미분양 우려 또는 분양가 인상 기대로 인한 분양연기로 절대 규모가 감소하지 않고 있어 손실이 점차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브릿지론은 만기연장 위주에서 관련 토지의 경매 및 공매 확대로 방향전환이 불가피해졌다”고 진단했다.

데일리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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