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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GO] ‘낙서 테러’ 당한 경복궁…”언제쯤 복구될까요?” “완벽히 지워질까요?”

아주경제 조회수  

밤사이 서울 도심 한복판에 있는 경복궁 담벼락이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되는 초유의 일이 잇따라 발생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앞선 16일 발생한 낙서 테러로 당초 문화재청 측은 복구 작업에 일주일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지난밤 사이 또 한 번 훼손 사건이 발생해 정확한 복구 완료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16일 새벽 1시 50분·17일 밤 10시 20분…경복궁 담벼락에 잇단 ‘낙서’

18일 문화재청은 경복궁 담벼락이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된 사건과 관련해 복원 및 조치 작업 완료 시점에 대해 정확한 답을 주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16일 새벽 처음 사건이 발생했을 땐 일주일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어제(17일) 추가 낙서가 발생해 작업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급격히 떨어진 기온 등 날씨도 현재 변수가 되는 상황이라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6일 경복궁 담벼락에 벌어진 스프레이 낙서 테러 [사진=연합뉴스]

경찰 발표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전 1시 50분경 남녀로 추정되는 용의자 2명이 경복궁 서측 영추문과 국립고궁박물관 담벼락 주변을 붉은색과 푸른색 스프레이로 훼손했습니다. 경복궁 담장에는 ‘영화 공짜’라는 문구와 함께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가 연상되는 단어가 쓰여 있었습니다. 해당 범행으로 경복궁 일대 영추문의 좌측은 3.85m 구간, 우측은 2.4m 구간에 흉한 스프레이 자국이 남았고, 박물관 주변엔 좌·우측을 합쳐 38.1m에 이르는 구간이 훼손됐습니다.

주도면밀하게 CCTV 피해 도망간 용의자들 때문에 난항을 겪는 경찰 수사를 비웃기라도 하듯 17일 밤에 또 한 번의 낙서 테러가 발생했습니다. 문화재청이 복구에 나선 영추문 인근에서 새로운 낙서가 발견된 것입니다. 새 낙서는 영추문 좌측 담벼락 길이 3m·높이 1.8m 걸쳐 붉은색 스프레이로 특정 가수와 앨범 이름이 쓰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17일 밤 범행을 저지른 용의자는 18일 오전 11시 45분 자수했습니다. 현재 경찰은 해당 용의자의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진=나선혜, 김다인 수습기자]
18일 오전 서울 경복궁 일대에서 문화재청 관계자들이 테러 당한 담벼락 복구 작업에 나서고 있다. [사진=나선혜, 김다인 수습기자]
 
‘얼룩덜룩’ 경복궁 담벼락, 어떻게 복구되나요?

문화재청에 따르면 이번 범행으로 수난을 겪은 경복궁 담벼락의 스프레이 낙서는 쉽게 제거할 수 없습니다. 문화재청 보존 전문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울퉁불퉁한 표면에 라커칠이 돼 있는 상황”으로 라커가 담벼락 내 깊은 틈새로 스며들어가 있어 초벌 세척과 레이저 클리닝 과정 등 세밀한 작업이 필요합니다. 즉 바닥에 걸레질하듯 ‘벅벅’ 쉽게 닦을 수도, 닦이지도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해당 관계자에 따르면 초벌 세척엔 석재면을 평평하고 곱게 다듬기 위한 도드락 망치가 사용됩니다. 도드락 망치로 낙서 된 부위를 때려 라커칠 한 부분을 벗겨냅니다. 이후 라커에 함유된 시너(thinner)라는 물질을 빼기 위해 솔질을 시작하게 되죠. 그럼 굳어져 있던 시너가 녹아 나오게 되는데, 이를 휴지로 닦아내면 됩니다.

이 초벌 세척이 끝난 뒤 남아 있는 오염물을 우리 피부에 있는 점을 빼듯 레이저 클리닉으로 제거하게 됩니다. 이 레이저 클리닉 장비는 정교하게 오염물을 제거하는 데는 탁월하지만 속도가 느린 것이 단점인데요. 현재 경복궁 복구 작업에 해당 장비가 2대 확보된 상태라고 합니다. 이후 옆 담벼락 색과 비슷하게 맞춰주는 보색 처리 작업을 해야 합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글자 하나에 2~3명씩 붙어 작업해야 하기 때문에 20명 이상 인원이 투입됐다”고 말했습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현재까지 인력 투입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는 “복구 작업에 들어갈 장비가 부족하지 인력이 부족하지는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현재 계속 인력이 투입·교체되고 있고, 장비도 빌리고 있어 아직 비용 추산하기엔 이른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문화재보존과학센터 관계자 “복구 변수는 날씨”

이번 피해 복구엔 날씨가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문화재보존과학센터 관계자는 담벼락에 흉물스럽게 남아있는 낙서 자국 속 시너 물질을 빼기 위해 스팀 세척기를 사용해야 하는데, 지난주에 이어 날씨가 급격히 영하권으로 떨어져 작업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스팀 세척기는 어느 정도 온도가 올라간 다음에 작업을 해야 하는데 바깥에서 작업하다 보니 상황이 여의찮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경찰과 문화재청은 이번 범행을 문화유산 보존에 심각한 위협을 준 행위로 보고 “문화재 보호법 92조에 따라 엄정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현행 문화재보호법은 사적 등 지정문화유산에 글씨, 그림 등을 쓰거나 그리거나 새기는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어길 시 원상 복구를 명하거나 관련 비용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문화재보호법 92조에 따르면 국가지정문화재를 손상, 절취 또는 은닉하거나 그 밖의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한 자는 3년 이상 유기징역에 처한다고 돼 있고요. 경찰은 관계 당국과의 공조를 통해 조속한 범인 검거와 후속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말했습니다.

아주경제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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