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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식 “공개매수 실패해도 지배구조 문제 제기 할 것”…결국 장기전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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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식 “공개매수 실패해도 지배구조 문제 제기 할 것”…결국 장기전 가나

조현식(사진) 한국앤컴퍼니(옛 한국타이어그룹) 고문이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공개매수가 실패하더라도 “회사의 지배구조 문제를 계속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 제기 방식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조 고문이 이번 경영권 분쟁을 장기전으로 끌고 가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조 고문은 18일 아침 출근길에 서울경제신문 기자와 만나 “MBK 공개매수 이후에도 (경영권 분쟁이) 끝난건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공개매수 작업을 하는 MBK 스페셜시추에이션스 펀드는 지배구조가 좋지 않은 기업의 지배구조를 개선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일을 하는 펀드”라면서 “(이번 공개매수가 성공하면) 이정표가 될 수 있다”고도 했다.

이날 조 고문의 발언에 대해 업계는 “조 고문 측이 장기전을 준비하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전날 장녀 조희경씨가 조 고문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히면서 조 고문측의 지분율은 30.36%까지 올랐다. MBK도 지난 15일 공개매수 가격을 주당 2만 원에서 2만 4000원으로 올리며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조양래 명예회장과 효성그룹 등 조현범 회장 측 우군이 대거 집결하면서 판세가 조 회장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 명예회장은 15일 장내에서 한국앤컴퍼니 주식 30만주(0.32%)를 주당 1만7398원에 취득했다고 18일 공시했다. 7일부터 여섯 차례에 걸쳐 취득한 지분 2.72%(258만 3718주)에 이어 추가 매수를 진행하며 조 명예회장의 지분은 3.04%까지 늘었다.

효성그룹도 조 회장의 백기사로 등장했다. 핵심 계열사인 효성첨단소재가 조 회장의 특별 관계자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효성첨단소재는 한국앤컴퍼니 주식 14만 6460주(0.15%)를 보유하고 있다. 조 명예회장은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으로 1985년 효성에서 독립했다.

조 명예회장과 효성첨단소재의 지분 매입으로 조 회장 측 우호 지분은 45.24%까지 늘었다. 기존 우호 세력으로 분류되는 hy(옛 한국야쿠르트)의 지분까지 고려하면 조 회장 측 지분은 46%에 근접하게 된다.

판세가 조 회장 측으로 기울자 조 고문과 MBK 측은 사태를 장기전으로 끌고 갈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MBK는 조 명예회장의 지분 매입 과정에서의 적법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14일 조 명예회장이 공시한 장내 매수가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한 시세 조종 행위라 주장하며 금융당국에 조사를 요청했다. 조 명예회장이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대량 매집으로 주가를 의도적으로 띄웠다는 논리다. 시세가 공개매수 가격보다 높아지면 개인 투자자들은 공개매수에 응할 유인이 떨어진다.

한국앤컴퍼니는 경영권 방어 목적의 합법적인 취득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한국앤컴퍼니 관계자는 “공개매수 가격이 2만원일 때 그 가격 위에서 매입한 것이 시세조정 행위이고 문제라면 매수가격 아래에서 지분을 매입한 것도 시세조정 행위냐”면서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에 맞춰 거래한 것이 문제가 된다면 사모펀드의 경영권 공격에 대응할 기업은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조 고문 측은 장기전을 위해 주주총회를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공개매수가 실패해도 지배구조 개편을 명분으로 3%룰을 활용, 내년 주총에서 실력 행사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3%룰은 감사위원을 선임할 때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의결권을 최대 3%만 행사할 수 있도록 제한한 규정이다. 조 회장 의결권이 3%로 묶이면 조 고문은 우호 주주의 지지를 얻어내 표 대결에서 이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사법 리스크를 부각하며 경영 능력에 흠집을 내는 방법도 조 고문이 사용할 수 있는 카드다. 조 회장은 200억 원대 횡령 및 배임과 계열사 간 부당 지원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보석으로 풀려나기는 했지만 재판이 끝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조 회장 측은 실적과 투자 계획을 강조하며 경영 능력에 문제가 없다고 맞설 것으로 보인다. 한국앤컴퍼니는 올 3분기 33%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거뒀고 한국타이어는 396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조 회장측은 조 고문의 지배구조 개편 발언에 대해 “아쉽다”면서 “지금은 회사의 미래 사업을 위해 투자를 계획할 때”라고 지적했다. 한국앤컴퍼니 관계자는 “전동화 전환 등 타이어업계의 글로벌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 경영권 분쟁이 아닌 회사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것이 진정한 주주가치 제고”라고 말했다.

서울경제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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