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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주식보다 채권 ‘찜’…올해 역대급 쓸어 담았다

이투데이 조회수  

개인투자자, 올해 채권 매수 37조…‘역대급’
‘금리 내린다’ 기대감에 채권 저점 매수나서
서학개미는 장기채 ETF 쓸어담아
‘비둘기’ 연준에 금리 하락‧채권 가격 상승 기대↑

연합뉴스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스크린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올해 개인투자자가 역대급 규모로 채권에 투자했다. 기준금리가 고점을 찍고 내년부터 인하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채권 가격이 바닥을 찍었다고 판단한 개미(개인투자자)들이 채권을 사들인 것이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개인투자자는 채권을 총 36조8028억 원 순매수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역대 최고 규모로 채권을 많이 산 지난해보다도 78% 넘게 늘어난 규모다. 올해 주식시장에서 순매도세가 더 짙은 개인투자자의 거래 양상과 대조적이다. 올해 개인은 국내 증시에서 총 1조7000억 원 넘게 순매도했다.

채권은 지난해부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2021년만 해도 개인투자자 순매수 규모는 4조5675억 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20조 원을 훌쩍 넘기며 1년 사이 4배 넘게 늘었다. 올해와 지난해를 제외하면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6조5143억 원)이 가장 많이 사들인 해다.

지난해 채권 매수세가 짙어진 건 저점 매수 수요 때문이다. 기준금리 인상기 속에 금리 인상 속도 조절론이 서서히 언급되자, 긴축 완화 전에 채권을 사들이려는 투자자가 늘어난 것이다.

올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가 임박했다는 분위기가 현실화하면서 더욱 매수세가 짙어졌다. 일반적으로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여 금리 인하는 채권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실제 연준은 최근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예상대로 5.25~5.50%로 동결했다. 향후 금리 전망치를 나타내는 점도표에서도 내년 금리 중간값을 현재보다 0.74%포인트(p) 낮은 4.6%로 예상해 내년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올해는 서학개미(미국 주식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도 채권 투자에 열을 올렸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는 올해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이상 미국채 3배 상장지수펀드(ETF)’(TMF)와 ‘아이셰어즈 20년 만기 국고채 ETF’(TLT)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TMF는 미국 장기국채 하루 가격 움직임의 3배에 베팅하는 ETF고, TLT는 만기가 20년 이상인 미국채에 투자하는 ETF다. 두 미국 장기채 ETF에 몰린 자금은 각각 11억1412만 달러, 3억7549만 달러다.

증권가에서도 금리 인하를 확실시하며 향후 채권가격 상승에 힘을 더하는 모습이다. 임제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2월 FOMC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예상보다 완화적이라는 인식으로 금리는 급락하고 주가는 상승, 달러도 약세로 전환했다”며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를 꺾을만한 재료들이 사라지고 있어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가 추가적으로 하락하고, 미국채 10년 기준 3.5% 수준까지 레벨을 낮출 것”이라고 예상했다.

권기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의 강세에도 연준이 도비쉬적(통화완화 선호) 스탠스를 보였다는 점을 고려할 시, 금리 하락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재무부가 차입 계획을 발표할 내년 1월 29일까지는 특별한 금리 상승 압력 재료가 부재한 상황이며, 불 스티프닝(단기물 위주 금리 하락)의 흐름이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내년 가파른 금리 하락보다는 금리 상하단 폭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기대와 미국 연준의 정책 전망 간의 괴리를 조절하는 과정이 있을 수 있다”며 “내년 1분기 중 소비 지표는 둔화되는 가운데 생산지표는 반등하는 등 혼재된 지표 속에서 최근 금리 하락세를 되돌리는 장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내년 1분기까지 시장금리가 추가적으로 가파르게 하락세를 보이기보다는 4% 선의 레벨을 중심으로 상‧하단 범위가 확대된 장세를 연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투데이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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