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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치 한국 철수로 망 사용료 논란 재점화…구글에 쏠리는 눈

연합뉴스 조회수  

해외 사업자 중 국내 트래픽 비중 1위지만 수년째 무임승차 논란

넷플릭스는 SKB와 합의…가격 인상으로 소비자에 부담 전가 지적

구글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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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미국 아마존닷컴의 인터넷 방송 중계 플랫폼 트위치가 한국 시장 철수를 공식화하면서 ‘망 사용료’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

최근 트위치는 다른 대부분 국가에 비해 한국의 네트워크 수수료(망 사용료)가 10배 더 높다며 내년 2월 27일부로 한국에서 운영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공지했다.

망 사용료는 네이버, 구글, 넷플릭스, 트위치 등의 콘텐츠제공사업자(CP)가 소비자에게 콘텐츠를 제공할 때 발생하는 트래픽에 대해 SK텔레콤이나 KT, LG유플러스 등 인터넷망을 제공하는 인터넷서비스공급자(ISP)에 지급하는 대가를 의미한다.

[그래픽] 2021년 4분기 기준 주요 CP 국내 망 사용 점유율
[그래픽] 2021년 4분기 기준 주요 CP 국내 망 사용 점유율

kmtoi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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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본격 점화한 해외 CP와 국내 ISP 간 논쟁

망 사용료 논란이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한 시점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터넷 콘텐츠 소비량이 대폭 늘면서 트래픽이 폭증한 2020년부터다.

1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국내 월 무선 트래픽은 107만5천982TB(테라바이트)로, 2019년 9월(55만2천82TB) 대비 2배로 증가했다.

콘텐츠 유형별로는 영상 비중이 54.7%에 달했다.

지난해 4분기(10∼12월) 기준으로 해외 사업자의 일평균 국내 트래픽 비중은 유튜브를 보유한 구글(28.6%)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인 넷플릭스(5.5%)가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반면 국내 양대 플랫폼인 네이버(1.7%)와 카카오(1.1%)는 트래픽 점유율이 1%대로 현격히 낮다.

문제는 국내 업체들이 트래픽 점유율이 낮은데도 ISP에 매년 망 사용료를 지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구글과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빅테크와 OTT 기업이 망 사용료 부담을 회피하며 무임 승차한다는 질타가 쏟아졌다.

국내 비판 여론에 넷플릭스는 지난 9월 SK브로드밴드(SKB)와 합의해 3년 넘게 이어온 분쟁에 마침표를 찍었다.

SK브로드밴드-넷플릭스, 3년여 끈 망사용료 소송 취하
SK브로드밴드-넷플릭스, 3년여 끈 망사용료 소송 취하

[연합뉴스TV 제공]

그러나 국내 통신망 트래픽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구글은 여전히 망 사용 대가를 ISP에 지불하지 않고 있다.

구글 등 CP는 망 사용료가 ‘망 중립성'(인터넷은 사용되는 기기, 프로그램, 플랫폼 등에 관계 없이 모든 사람에게 개방적이고 평등하다는 개념)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 등 지금까지 관행적으로 확립된 인터넷 생태계와 배치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망 사용료라는 용어 대신 ‘접속료’라는 단어를 쓴다.

구글코리아의 경우 미국 ISP에 접속료 명목의 대가를 지불하는 데다, ‘캐시 서버'(데이터를 임시 저장해 송출하는 서버) 투자를 통해 사실상 망 사용료를 내고 있다는 입장이다.

또 구글을 비롯한 CP는 통신사 가입자들이 통신 요금을 내는 상황에서 CP가 망 사용료까지 내는 것은 이중 과금이라는 논리를 내세운다.

반면 ISP는 급증하는 트래픽 수요를 감당하려면 글로벌 CP가 트래픽 점유율에 걸맞은 망 사용료를 내는 것이 공정하다고 맞선다.

CP의 콘텐츠가 인터넷에서 전달될 때 예상보다 많은 데이터가 몰리면 속도가 떨어지거나 서비스 장애가 생길 수 있다.

ISP 입장에서는 트래픽 폭증이 네트워크 증설 등의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이는 곧 CP에 망 사용료를 요구하는 이유로 꼽힌다.

넷플릭스, 계정공유 제한 국내 도입
넷플릭스, 계정공유 제한 국내 도입

[넷플릭스 홈페이지 캡처]

◇ 소비자에 부담 전가 현실화…사회적 논의는 지지부진

특히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시대에 접어들면서 데이터가 폭증하고 트래픽 과부하를 일으킬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공교롭게도 이들 4차 산업을 선도하는 주자가 구글과 같은 글로벌 빅테크다.

한국인공지능법학회장인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해외 CP의 국내 네트워크 비용 부담 자체는 불가피하다”며 “지극히 시장 경제적인 관점에서 논란이 귀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최 교수는 “망 구축·운영에 필요한 비용이 결국 소비자나 국가 전체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망 구축 운영 비용의 합리적 분담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넷플릭스는 SKB와 망 사용료 관련 법적 분쟁을 마무리한 이후 회원과 같은 가구에 속하지 않는 이용자와 계정을 공유하려면 매달 5천원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는 새 계정 공유 방침을 공지했다.

유튜브는 최근 광고 없이 시청하는 프리미엄 서비스의 국내 월간 구독료를 기존 1만450원에서 1만4천900원으로 42.6% 인상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유튜브의 이런 행보를 향후 망 사용료 지급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관측한다.

무엇보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망 사용료 산정 기준과 가격이 당사자 간 기밀유지협약(NDA)에 따른 사적 계약 형태로 일절 공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2019년 국감에서 망 사용료를 지불하는 해외 CP가 국내 사업자보다 39% 낮은 비용을 지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자료가 공개된 적이 있으나 4년 전 얘기다.

트위치는 국내 망 사용료가 다른 나라보다 10배 비싸다면서도 정작 비교 기준 국가가 어디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에 국내 통신업계에서는 도박과 음란물에 대한 규제가 강한 한국에서 모니터링·필터링 시스템 구축 의무에 대한 부담, 국내 경쟁사인 아프리카TV와의 경쟁에서 밀린 경영 실패를 철수의 실질적인 원인이라고 반박한다.

현재 국회에는 8개의 망 사용료 관련 법안이 계류 중이지만,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망 사용료 논란은 언제든 다시 불거질 수 있고 결국 피해가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는 구조”라며 “정부와 국회는 망 사용료 법제화와 관련한 논의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망 사용료 법제화 '불투명' (CG)
망 사용료 법제화 ‘불투명’ (CG)

[연합뉴스TV 제공]

redfla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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