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생/미국 보스턴칼리지 재정학과 / 1998년 한국타이어 입사/2006년 전략기획본부장(부사장) / 2012년 마케팅본부장(사장) / 2016년 한국앤컴퍼니 경영기획본부장 / 2018년 한국타이어 대표이사 / 2019년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 / 2021년 한국앤컴퍼니 회장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 ‘형제의 난’이 다시 발발했다. 경영권을 손에 넣은 차남(조현범닫기조현범기사 모아보기 회장)이 경제범죄에 연루된 틈을 장남(조현식 고문)의 공세가 시작됐다.
한국앤컴퍼니는 사모펀드(PEF)운용사 MBK파트너스 특수목적법인(SPC) 벤튜라가 회사 지분 20.35~27.3%를 주당 2만원에 공개매수할 계획이라고 지난 5일 공시했다.
MBK는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 장남인 조현식 고문 그리고 차녀인 조희원 씨 등과 손을 잡았다. 두 사람은 각각 회사 지분 18.93%와 10.61%를 보유하고 있다. 공개매수와 이들 보유지분을 합해 과반 이상 지분을 통해 경영권을 행사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한국앤컴퍼니 최대 주주는 42.03%를 보유한 차남 조현범 회장이다. 지난 2020년 조양래 명예회장이 보유한 지분 전량(23.59%)을 물려받았다.
현재 양상은 조현범 회장이 경영권을 지킬 가능성이 높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조 회장측이 지분 8%만 추가 확보해 과반 이상을 차지하면 된다. 한국앤컴퍼니에 따르면 조현범 회장을 후계자로 낙점한 조양래 명예회장이 “사모펀드에 회사를 넘길 수 없다”며 MBK 공개매수시 대응할 의지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실제 조 명예회장은 지난 11일부터 한국앤커머니 지분을 꾸준히 매입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 명예회장은 258만3718주(2.72%), 약 570억원 규모 신규 매입했다. 이로써 조현범 회장 특수관계자 지분율은 42.89%에서 45.61%로 확대했다.
이번 ‘형제의 난’은 조범현 회장이 다시 재판에 연루되며 시작됐다. 후계 구도에서 밀려난 조현식 고문이 ‘그룹 정상화’라는 명분을 내세울 수 있는 구실을 준 것이다.
MBK측도 공개매수 이유에 대해 “최대주주(조현범)의 사법 리스크로 무너진 기업지배구조와 기업가치를 전문 경영인 체제로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조현범 회장이 받고 있는 혐의는 계열사 부당지원, 횡령·배임 등이다. 계열사 MKT 타이어몰드를 다른 제조사보다 비싼 가격에 사주는 방식으로 부당지원했다는 것이다.
이 계열사 자금 50억원 가량을 친분이 있는 대표가 운영하는 부실기업에 빌려줬다는 혐의도 있다. 또 수억원대의 슈퍼카를 회삿돈으로 구입해 개인적으로 사용했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사실 지난 2020년 발생한 1차 형제 분쟁도 조현범 회장 사법리스크가 불을 당겼다.
과거 조양래 명예회장은 두 아들 경영능력을 시험하기 위해 핵심 직책을 각각 부여했다. 조현식 고문이 지주사를 총괄하며 신사업을 발굴하고, 조현범 회장은 핵심 계열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를 맡는 구도였다.
이 같은 형제 경영은 조현범 회장이 2019년 12월 구속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조현범 회장이 계열사와 하청업체로부터 수억원 뒷돈을 챙겨 개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였다. 최종적으로 조 회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이 내려졌다.
하지만 조양래 명예회장은 그룹 후계자가 둘째 아들이라고 공식화했다. 그러자 이듬해 열린 주주총회에서 조현식 고문이 직접 나섰다. 1차 형제의 난이다. 조 고문은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에 사측이 추천한 사외이사(겸 감사위원)를 대신할 후보를 각각 내세웠다. 결과는 ‘반반’이었다.
한국타이어 주총에선 조현범 회장이, 한국앤컴퍼니 주총에선 조현식 고문이 이겼다. 특히 한국앤컴퍼니 주총에선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과 소액주주들이 지배구조 개선을 제안한 조현식 고문 손을 들어 줬다. 사법리스크가 조현범 회장 발목을 잡은 것이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한국타이어에 대한 투자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기업 지배구조와 관련해 적극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미다. 또 다시 경영권 분쟁과 경제범죄에 연루된 조현범 회장에게는 부담이다.
신용업계 관계자는 “조현범 회장이 경영권 방어에 성공하더라도 주주들이 납득할 지속가능경영 계획을 내놔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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