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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증권사들이 특정 고객의 랩·신탁계좌로 기업어음(CP) 등을 고가 매수 해주는 방식으로 손실을 전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이에 위법행위를 신속히 조치해 올바른 시장 질서를 확립하겠다는 방침이다.
17일 금융감독원은 올해 5월 이후 9개 증권사의 채권형 랩·신탁 업무실태에 대한 집중 점검을 실시했으며, 검사 결과 랩·신탁 업무처리 관련 위법사항 및 리스크 관리·내부 통제상 다수의 문제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채권형 립어카운트(이하 ‘랩’) 및 특정금전신탁(이하 ‘신탁’)은 증권사가 고객과의 1:1 계약을 통해 자산을 운용하는 대표적인 금융상품을 말한다. 이는 다수의 고객자산을 집합 운용하는 펀드와 달리, 개별 고객의 투자목적과 자금수요를 감안한 단독 운용이 가능하다는 특징 때문에 법인고객의 단기자금 운용수단으로 선호돼 왔다.
금감원은 증권사들이 랩·신탁 운용시 특정 투자자의 이익을 해하면서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도모해서는 아니되나, 일부 운용역은 만기도래 계좌의 목표수익률 달성을 위해 불법 자전거래를 통해 고객계좌 간 손익을 이전했다고 밝혔다.
이에 금감원은 비정상적인 가격의 거래를 통해 고객에게 손해를 전가한 행위는 판례에 따를 때 업무상 배임 소지가 있는 중대 위법행위에 해당하므로 주요 혐의사실을 수사당국에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일부 증권사들이 시장상황 변동으로 랩·신탁 만기 시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기 어려워지자 대표이사 등 주요 경영진의 결정 하에 고객 계좌의 CP를 고가 매수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제공한 사실도 드러났다. 원칙적으로 금융투자업자는 투자자에게 일정한 이익을 사후 제공해서는 안 된다.
금감원측은 금번 검사 결과 확인된 위법행위를 신속히 조치해 랩·신탁 시장 질서를 확립하겠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운용상 위법행위로 손실이 발생한 랩·신탁 계좌에 대해서는 금투협회와 증권업계가 협의해 객관적인 가격 산정 및 적법한 손해배상 절차 등을 통해 환매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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